현대판 광인

I시집. 인연 공식이 그대였으면 해I

by 작가 기안장


​푸른 빛이 망막을 갉아먹는 정오

질서정연한 가로수 길을 걷는

가장 단정한 미치광이다


​빳빳하게 다려진 와이셔츠 속에는

해부하지 못한 짐승이 웅크리고

눈물은 커피잔 속에 녹여 마시며

적당한 미소로

지독한 심장을 세탁하는 기술


결박된 삶을 태울 때마다

푸른 불꽃이 일렁거리고

빌딩 숲 한복판에서

원시의 비명을 지르고 싶은 유혹


​나를 구속하는 것은

질서라는

길들여진 위장막

미련스러운 광기 속에

​미쳐 있어도

미쳤다고 말하지 못하고

또다시 깊은 밤 어둠 속을 걷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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