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시집. 인연 공식이 그대였으면 해I
푸른 빛이 망막을 갉아먹는 정오
질서정연한 가로수 길을 걷는
가장 단정한 미치광이다
빳빳하게 다려진 와이셔츠 속에는
해부하지 못한 짐승이 웅크리고
눈물은 커피잔 속에 녹여 마시며
적당한 미소로
지독한 심장을 세탁하는 기술
결박된 삶을 태울 때마다
푸른 불꽃이 일렁거리고
빌딩 숲 한복판에서
원시의 비명을 지르고 싶은 유혹
나를 구속하는 것은
질서라는
길들여진 위장막
미련스러운 광기 속에
미쳐 있어도
미쳤다고 말하지 못하고
또다시 깊은 밤 어둠 속을 걷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