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누가 행복한 사람인가I
예상치 못한 일이 생기면, 늘 나 자신부터 시험대에 먼저 올려놓는다. 이럴 때가 고비다. 감정은 바람처럼 스쳐 지나가지만, 그날의 기분은 쉽게 가라앉지 않는다. 뜻대로 되지 않는 일, 내 의지와는 상관없이 복잡한 상황, 그때마다 마음은 쉽게 굳어버린다.
약속은 틀어지고, 메시지 하나가 오지 않던 날이었다. 괜히 휴대폰을 몇 번이나 뒤집어 보다가, 나는 그날 하루의 기분을 통째로 잃어버렸다. 그날 더 이상 화면 속의 울림 하나를 기다리지 않기로 했다. 휴대폰을 내려놓고 혼자 저녁을 먹으러 나갔다.
예상치 못한 감정에 마음은 어그러지고, 사람과의 관계는 비틀어졌다. 이런 순간마다 행복은 어느새 멀리 달아난 것처럼 보인다. 하지만 일시적인 감정의 흐름이다. 우울한 감정의 강을 건너는 다리를 만드는 일이 아니라, 젖은 마음으로도 한 걸음 내딛는 연습이다. 눈앞에서 덮쳐오는 감정을 어떤 자세로 맞이하느냐가, 그날의 행복 크기를 결정한다.
삶은 늘 예측하기 어렵고 마음은 늘 변한다. 이렇게 보면, 감정에 의존한 행복은 너무 불안정할 수밖에 없다. 내가 행복하기로 마음먹었다면, 날씨 좋은 날만 행복한 것은 아니다. 마음이 힘든 날, 내 선택과 의지를 통해서라도 마음의 중심을 잡아야 한다.
우리에게 완벽한 날이란 존재하지 않는다. 날씨가 우울하고 흐린 날 속에서도, 이런 날이라도 괜찮다는 말을 스스로 건넬 수 있는 선택적인 의지가 필요할 뿐이다.
감정은 내 안에서 강물처럼 흐른다. 행복을 선택한다는 말은, 현실을 외면하겠다는 뜻은 아니다. 우울한 감정의 강을 건너는 다리를 만드는 일이다. 힘든 감정을 외면하지 않고, 그 속에서 의미를 발견하려는 꾸준한 노력이다.
오늘의 불완전함 속에서도 웃을 이유를 하나쯤 찾아보는 일. 날마다 행복을 기다리는 사람이 아니라, 만들어가는 사람이 되는 방법이다.
※ 작가 소개: 기안장_브런치 작가, 2025년 항공문학상 우수상, 2024년 원주신문 올해의 오피니언상, 밀리의서재 올해의 밀리로드 Top 50, 문장21 시부문 신인문학상, 문학광장 수필부문 신인작가상 수상 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