YOUTHCON'25 발표 후기
'신입 개발자의 3천 줄 if문 레거시 파괴하기'를 주제로 YOUTHCON'25(이하 유스콘)에서 발표를 진행했습니다. 오리엔테이션부터 최종 발표까지 약 1개월 동안 진행된 이 발표가 저에게 정말 값진 경험이 되어 후기를 공유드리고자 합니다.
발표 내용과 관련된 글은 링크에서 확인해 보실 수 있습니다!
유스콘은 주니어 개발자를 위한 행사로, 선배 개발자와 페어를 이뤄 발표가 아직 두려운 주니어 개발자에게 자신감을 심어 주기 위해 기획된 행사입니다. 이 행사는 '아는 것을 유쾌하게, 모르는 것은 진지하게'라는 아너 코드를 바탕으로, 다양한 주제로 발표를 하는 발표자들이 언제든 자신을 솔직하게 드러낼 수 있는 환경을 제공해 주었습니다.
회사에서 약 4개월 동안 레거시 개선 프로젝트를 진행했었습니다. 4개월 동안 많이 헤매기도 하고 힘든 순간도 많았지만 저에게는 의미 있는 경험이었기 때문에 꼭 기록으로 남겨두어야겠다는 생각은 늘 하고 있었습니다. 그렇게 블로그 글을 작성했지만 어딘가 맘에 들지 않아 발행을 미루다가, 이 발표를 계기로 레거시 개선 프로젝트를 잘 마무리해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어 참여하게 되었습니다.
유스콘 본 발표 전 총 세 번의 공식적인 리허설이 진행되었습니다.
첫 번째 리허설은 진행하게 될 발표 개요를 간단히 정리해 발표의 방향성을 공유하는 시간이었습니다. 발표 자료도 PPT가 아닌 마크다운 등을 활용해 텍스트로 작성하는 것이 요구사항이었습니다. 이는 피드백 이후 발표 자료가 변경될 수 있기 때문에, 쉽게 수정 가능한 형태로 먼저 작성해 보자는 취지였습니다. 1차 리허설은 행사를 주관하시는 제이슨과 작성된 발표 소개 글을 기반으로 이야기를 나눠보며 어떤 부분을 조금 더 강조하면 좋을지와 같은 발표에 대한 대략적인 방향성을 잡는 시간이었습니다. 사실 저는 발표 주제가 명확했고 내용도 해본 작업을 기반으로 작성하면 되었기 때문에 준비 시간도 오래 걸리지 않았습니다. 그리고 피드백도 제가 준비한 발표 자료에서 크게 벗어나는 부분은 없어서 꽤 수월하게 발표 준비를 할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리고 제가 받았던 피드백은, 리팩터링 책을 읽어보며 그때 했던 작업이 리팩터링의 어떤 기법과 연결되는지 학습해 보기, 무엇을 어떻게 구현했는지보다 그 상황에서 어떤 판단을 했고 어떤 감정을 느꼈는지 드러내기, 발표 대상 좁혀보기 등이었습니다.
두 번째 리허설 전 멘토 매칭이 있었습니다. 저의 멘토는 우아한테크코스의 캡틴이시자 자바지기로 유명하신 박재성님(이하 포비)께서 담당해 주셨습니다. 먼저 포비께 1차 리허설 자료와 설명, 그리고 제이슨께 받은 피드백을 공유드리면서 피드백 요청을 드렸고, 포비께서도 제이슨이 말씀하신 것처럼 기술적인 내용보다는 저의 경험이나 감정을 공유하는 방향으로 제안을 해주셨습니다. 이유는 주니어가 어려움을 극복해 가는 과정을 전달함으로써 청중들이 '나도 도전해 봐야겠다'는 생각이 들도록 하는 것만으로도 충분히 의미 있는 발표가 될 것이기 때문이라고 말씀 주셨습니다. 저도 포비가 하신 말씀을 충분히 이해했기 때문에 그런 방향으로 발표 자료를 수정해 다시 공유드렸고, 포비께서는 전체적인 구성이 너무 좋아졌다는 피드백을 주셨습니다.
다음으로는 두 번째 리허설을 진행했습니다. 두 번째 리허설은 제공된 PPT 템플릿에 맞춰 발표 자료 초안을 만들어 보는 것이었습니다. 완벽한 발표 자료일 필요는 없지만, 발표의 형태는 갖춰져야 했습니다. 사실 이미 포비께서 전체적인 구성이 좋다는 말씀을 주셨어서 두 번째 리허설 준비는 발표 자료 내용을 요약해서 PPT에 옮기는 방식으로 준비를 했습니다. 그리고 큰 부담감 없이 2차 리허설을 시작했는데, 좀 다시 보기 민망할 정도로 부끄러운 결과물이었습니다. 연습도 한 번 정도만 해봐서 내용에 대한 숙지도 잘 안되어 있었고, 제가 말을 하면서도 전달하고자 하는 메시지가 명확하지 않아 계속 헤맸습니다. 발표자인 저조차 흐름을 이해하지 못했으니, 발표를 듣는 제이슨께서도 비슷하게 느끼셨던 것 같습니다. 받았던 피드백은, 발표 대상과 발표 내용이 맞는지 다시 한번 점검하기, 레거시 개선기에 대한 전체적인 그림 제시하기, 내용을 잘 전달하기 위해 시각 자료 활용하기, 발표자료의 전반적인 톤앤 매너 일관되게 유지하기 등 발표 자료의 기본적인 구성부터 내용과 발표 방향성에 대한 피드백을 받은 것입니다. 이때부터 시간이 많지 않겠다는 생각이 들어 하루 종일 발표 자료를 수정하는 데 시간을 썼습니다.
최종 리허설은 두 번째 리허설을 하고 이틀 뒤에 진행했습니다. 제가 수정하면서 가장 신경 썼던 부분은 '작업 과정을 솔직하게 공유하기'였습니다. 포비와 제이슨께서 1차 리허설부터 경험과 감정을 공유해 달라는 피드백을 주셨고, 저도 피드백을 이해했지만 실제로 저의 발표 자료에는 잘 반영되지 않았다는 생각이 들어서였습니다. 원래도 저의 역량이나 성과를 과장하려는 목적은 전혀 없었고 실제로 작업한 내용에 기반하여 작성했지만, 2차 리허설 이후 다시 발표 자료를 살펴보니 발표 자료가 전반적으로 "저 이렇게 대단한 작업 했어요!"라는 메시지를 전달하려는 느낌이 들었기 때문입니다. 그렇게 거의 이틀 동안 새벽 4시 정도까지 작업을 해서 PPT를 나름 원하는 방향에 맞춰 수정할 수 있었습니다. 이후 포비께도 이런 과정을 공유드리고 싶어 카톡을 드리며 PPT를 공유드렸습니다.
이렇게 발표 자료를 수정하고 나니 발표를 하는 것도 훨씬 자연스러워졌습니다. 발표를 통해 제가 전달하고자 하는 메시지가 분명해졌기 때문이었다고 생각합니다. 제이슨께서도 최종 리허설 이후 전반적으로 발표 내용이 훨씬 자연스러워지고, 개선되었다는 피드백을 주셨습니다.
최종 리허설 이후 3번 정도 비공식적인 리허설을 진행했습니다. 본 발표 전 1주일 동안은 언제든 발표 장소에 가서 연습을 해볼 수 있었기 때문에 시간이 많은 점을 최대한 활용해 자주 리허설 현장에서 연습을 해봤습니다. (잠실 ↔ 파주 거리가 조금 이슈이긴 했지만요..) 제가 리허설을 진행한 건 세 번 정도밖에 안 되었지만, 다른 분들의 리허설과 피드백을 듣는 것만으로도 발표 준비에 큰 도움이 되었습니다. 가장 큰 변화를 주었던 피드백은 청중을 고려한 발표 태도였습니다. 많은 피드백 중 뒷자리에서는 PPT의 하단부가 잘 보이지 않으니 글자를 위로 올리거나 페이지를 분리하라는 피드백이 있었습니다. 청중의 입장에서 PPT의 텍스트가 앞사람에 가려져 보이지 않았던 적은 많았지만, 제가 막상 발표를 할 때는 생각해보지 못한 관점이었습니다. 이렇게 청중의 입장에서 생각하며 PPT를 조금 다듬다 보니 내용에 대해서도 다시 한번 생각하게 되었습니다. 제가 진행한 작업이라 생략되어 청중이 따라오기 어려운 부분은 없을지에 대해 계속 생각하다 보니 작업 내용을 조금 더 쉽게 설명할 수 있게 되었고, 실제로 이후 작업 내용이 전보다 훨씬 자연스럽고 잘 이해된다는 피드백도 받았습니다. 이런 귀한 피드백을 무료로 받았다는 것에 조금 보답하고 싶다는 생각이 들어 다른 분들께도 현장에 나오시길 권장하는 카톡을 보내보기도 했습니다. (저는 3명 이상 단톡방에서는 말도 잘하지 않는 뼛속까지 MBTI 'I' 성향입니다.)
발표 준비도 여러 번 했고, 발표 내용에 대한 긍정적인 피드백을 많이 받았어서 걱정이 되지는 않았지만, 그래도 첫 콘퍼런스 발표이고 또 80명 인원 수용이 가능한 꽤 큰 강의장에서 발표가 진행되었기 때문에 굉장히 떨렸습니다. 그래서 약 세 번 정도의 미니 리허설을 진행하고 나니 긴장감이 조금 가라앉았던 것 같습니다. 발표는 제가 준비한 만큼 만족스럽게 마무리했습니다. 전달하고 싶었던 메시지도 모두 전달했고, 긴장하면 목소리가 오히려 커지는 스타일이라 긴장감으로 인한 실수도 없었다고 생각합니다. 만족스럽게 발표해 본 경험이 없었던 저에게 유스콘에서의 발표가 앞으로도 큰 자산이 될 것 같습니다.
이미 저의 주변 지인들에게 기회가 된다면 유스콘에 꼭 참여해 보라는 이야기를 많이 했습니다. 한 달이라는 시간이 짧게 느껴질 수 있지만, 저에게 유스콘은 단순히 기술이나 발표 경험을 넘어 그 이상의 배움을 안겨준 시간이었습니다. 제가 이렇게까지 크게 성장할 수 있었던 이유는 유스콘이 만들어준 환경 덕분이라고 생각합니다. 행사 준비 과정에서 제이슨께서는 참여자 각자의 다양성을 존중하고 인정해 주신다고 느껴졌고, 유스콘의 취지나 아너 코드 역시 제이슨께서 가지고 계신 이러한 취지가 잘 반영된 부분이라 생각합니다. 또한 많은 스태프 분들께서 보이지 않는 곳에서 정말 많이 애써 주신 덕분에 발표자는 오롯이 발표에 집중할 수 있었습니다. 많은 분들이 어떤 대가도 바라지 않고 각자의 자리에서 최선을 다해 주시는 모습을 보며 저도 제 자리에서 최선을 다해 보답하고 싶다는 마음으로 준비에 임했고 그 과정에서 많은 배움이 있었다고 생각합니다. 사회에 나와 이런 환경에서 무언가를 해볼 수 있다는 것 자체가 제게는 정말 행복하고 뜻깊은 경험이었습니다.
다음 편에서는 저처럼 처음으로 발표에 도전하시는 분들을 위해 도움이 되었던 발표 준비 팁을 정리해보려 합니다. 발표자로서 특히 신경 썼던 부분과 여러 피드백을 통해 어떻게 개선해 나갔는지를 중심으로 공유할 예정입니다. 다음 편에서 뵙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