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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자한 Jul 23. 2024

길에서


길에서


세상만사에는 접미사로 길을 붙일 수 있다. 길은 무엇인가. 길에는 여러 가지 길이 있다. 그것은 하나의 방법일 수 있고 해법일 수 있고 정답이 없는 인생의 문제에 관한 답을 구해나가는 과정일 수 있다. 어느 철학자는 인생은 문제를 해결하는 과정이라고 했다. 삶이라는 것이 항상 언제나 문제가 발생되고 그 문제 내지 고민 또는 해결해야 할 숙제 같은 것이 주어진다는 얘기다. 그렇게 주어진 과제를 해결하고 문제를 풀어가는 과정에서 인간은 성숙해지고 성장해 간다는 것이다. 명구의 하나로 성을 쌓는 자는 망할 것이고 길을 만드는 자는 흥할 것이라는 유명한 말도 전해진다. 인생행로에서 사람이 살아가는 길이 인생길이 된다. 어떤 이는 자신이 걸어간 길이 뒤에 가는 이들의 중요한 이정표가 되니 함부로 길을 내딛지 말라고도 경고하기도 한다. 한 번 뿐인 인생이라고 그 중요성을 얘기하기도 하고 유한한 한정적인 시공 속에서의 삶이기에 소중한 것이고 가치 있는 것이고 무척이다 심오하고도 거룩한 것이기도 한 것이 인생이리라. 로버트 프루스트는 가지 않는 길이란 시를 통해 인생길의 선택 관한 회한이나 미련 또는 그것이 가진 의미를 되새겨 보게 만들기도 했다. 오둠막이 있는 숲길에 두 갈래의 길이 있었는데 자신은 사람들이 잘 가지 않는 좁고 험한 길을 선택해 가게 되었다고 얘기하고 그것이 갖는 중요성을 설파하기도 했다. 모든 길은 로마로 통한다는 말도 회자되었다. 길을 통해 세계를 정복했고 지배했고 통치했으며 그 영광과 영화를 천여 년을 누리기도 했다. 인생에서 없는 것은 세 가지라고 했다. 정답, 비밀, 공짜라는 것이다. 셋의 앞글짜를 따서 정비공이라고 했고 한 때 술자리의 건배사로도 유행하기도 했다. 인생길의 제약에 한계는 언제나 인간으로서 겪어야 할 굴레이고 운명일 것이다. 프랑스의 황제 나폴레옹은 나의 사전에 불가능은 없다고 했다. 인간의 오만이고 자신감의 표현일 것이다. 그가 괴테를 만났을 때 그는 여기 인간이 있다라고 했던 감탄은 인간의 진정한 의미 인간적인 인간 내지는 참된 인간으로서의 괴테에 대한 존경심을 담아 내뱉은 감탄이었으리라. 베토벤은 그를 위해 영웅교향곡을 지었지만 그에 대한 실망감으로 인간에 대한 배신에 마음 아파하기도 했다. 길은 통상 사람이 다니는 보행로로 생각된다. 그러나 통상적인 길은 찻길, 자전거길, 뱃길, 하늘길 등 여러 종류의 길이 수없이 있다. 상상속의 인생길, 여행길, 꿈길도 길의 일종일 수 있다. 나의 인생길은 어떠했는가 제대로 가치 있는 삶을 살았는가. 60여 성상을 보내면서 과연 어떠했는가. 평탄한 길을 가던 때도 있었고 험난한 길에서 방황하고 고뇌했던 순간도 수없이 겪었다. 이제는 그 모든 길을 거쳐와 차츰 종착역을 향해가고 있다. 인생은 생로병사가 필연이고 인생길의 인과응보, 사필귀정, 세옹지마, 오온성고, 적선여경 등과 같이 인생살이의 금과옥조로 여겼던 소중한 가치는 여전히 아직도 충분히 음미할만할 것인가. 내가 젊었던 시절에는 그래도 노인에 대한 존경심이 있었고 어른에 대한 경외감을 갖고 그분들의 발자취를 뒤쫓고자 했고 본받으려는 마음을 가졌다. 요즘으로 얘기한다면 멘토를 갖고자 했고 추종하고 자 했던 귀감이 되셨던 이들이 부지기수로 있었다. 인생을 먼저 산 선배로서 어른으로서 올곧게 세상을 살았고 목이 칼이 들어와도 바른말을 했고 한치의 흐트러짐 없이 자신의 소신을 굽히지 않았고 세상의 시류와도 떨어져 자신의 철학과 사상을 실천하는 삶의 표상 같으신 분들이 있었다. 고승, 선승, 원로 등으로 인생에 관한 많은 고언을 아끼지 않았던 분들이었던 셈이다. 그러나 요즘에는 모든 장년, 노인이 꼰대로 치부되고 그들의 삶의 지혜 인생경험 등이 젊은이들에게는 한낮 조롱거리 또는 늙은 노인네의 넋두리나 잔소리로 폄훼되고 있는 형국이다. 디지털시대 정보화시대 무슨 귀신 씻나락 까먹는 소리인지 모르겠다. 그 고릿적 얘기가 지금 시대에 가당키나 한 소리냐 또는 언발에 오줌누기처럼 임시방편의 우이독경처럼 무의미하다는 식이다. 풍요로운 시대가 되었고 민주화가 되었고 근대화가 되었기에 정치적으로 이룰 수 있는 것을 성취했고 경제적으로 다 어느 수준에까지 이르렀으니 배고픈 시절의 경험담이나 노하우가 이 풍요롭게 잘 짜인 세상에 제대로 의미 지어질 수 있는 것이겠는가라는 것이다. 우리가 살았던 시대에는 선진국이 되기 위해 위만 쳐다보고 죽으라고 일하고 노력하고 땀흘렸던 시절이었지만 지금의 시대는 많은 나라들이 우리를 추종하고 우리와 같이 되기 위해 애쓰고 우리로 나라로 유학 오고 우리나라로 일하러 오고 관광하러 오고 우리의 문화가 세계를 선도하고 있고 세계를 이끌고 있고 주름잡고 있으니 이런 시대에 그 낡고 퀘퀘묵은 고리타분한 얘기가 어떤 효험이 있고 적절한 체감되는 추언이 될 수 있겠는가. 첨단 AI가 등장하고 인간의 지능을 넘어서는 인공지능 알파고가 세계최강의 바둑고수를 무너뜨리는 시대가 된 것이다. 참으로 천지개벽이 된 시대이고 쌍전벽해가 된 때가 지금이다. 요즘 시대에는 어른이 없다는 볼멘소리도 나온다. 그 어떤 이는 향후 전개될 미래시대에 관해 미래학이 나오고 2035년을 설파하기도 한다. 몇 년전 바이든 대통령 취임식에서 연설한 흑인 소녀는 갓 대학을 졸업한 젊은 이였는데 2035년이면 미 대통령에 도전하겠다는 당찬 포부를 밝히기도 했다. 또한 파리에서는 2035년이 되면 우리나라에서 파리까지 두 시간이면 도착하는 초고속 여객기가 나와 우리나라에서 아침에 출발해서 파리에서 점심식사하고 하루 내에 다시 우리나라로 돌아올 수 있는 초스피드 시대가 될 것이라고 예언하기도 했다. 정보화시대 디지털 시대 과거의 그 어떤 경험도 미래를 대비하고 예측하고 준비하는데 충분한 밑거름이 되고 초석이 되는 힘이 되는 요소가 될 수 있을 것인가. 길위에서 향후 우리의 후손들이 걷게 될 세계는 어떤 세계인지 감히 상상하고 장담하기가 쉽지 않으리라. 중동 국가가 추진하는 네옴시티 같은 것이 현실화되고 우리가 영화에서나 볼 수 있었던 그런 첨단 세계가 펼쳐질 미래에 인생길은 어떻게 영위해 나갈 수 있을까 심히 염려되지 않을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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