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년시절에 봤던 그 아름다운 밤하늘은 나이 60이 넘어서도 잊을 수가 없을뿐더러 아직도 생생하게 남아있다. 내 어릴 적에는 수많은 별들 중에서 국자모양을 닮은 북두칠성과, 보석을 깔아 놓은 듯 빛나는 은하수를 무척이나 좋아했었다. 여름밤이면 마당 평상에 누워 밤하늘과 마주하던 그 시간은 그야말로 별천지였다.
도시의 희뿌연 하늘은 너무나도 익숙한 나머지 거기에는 눈길조차 머물러 있는 적이 별로 없었다. 답답한 안개와 같은 커튼이 드리워져있고, 그 안에서 여전히 빛나고 있을 아름다운 별들을 볼 수가 없다는 안타까움이 꿈틀대고 있을 뿐이다. 비가 게인 맑은 하늘에 수채화 같은 파란 하늘과 흰 구름은 동경의 대상이 되었고 이런 날이 자주 머물기를 바라는 마음이었다.
귀촌 후 어느 날 밤하늘을 올려다봤다. 먹색 융단을 깔아 놓은 하늘에 보석함이 열려 있었다. 여전히 자리를 지키며 빛나는 별들은 하늘을 아름답게 장식하고 있다. 나도 모르게 감탄사가 터져 나오는데 그 기분은 말할 수 없는 벅찬 환희였다. 새벽에 잠이 깨어 밖으로 나가봤다. 별은 더욱 빛나고 있었다. 어릴 적에 좋아했던 그 북두칠성을 나이 60이 넘어 다시 만나게 되다니 감개무량하였다. 하지만 수정(水晶)을 흩뿌려 놓은 듯 빛나는 아름다운 은하수는 볼 수가 없어서 아쉬움으로 돌아왔다. 또 하나의 아쉬움을 더하자면 핸드폰으로는 하늘의 아름다운 별들이 찍히지 않는다는 점이다.
하늘의 태양이 유난히도 밝게 비취는 날이다. 하루의 충분한 일조량을 받으며 행복한 일상을 마치게 되는 늦은 오후가 되었다. 거실에서 내다보이는 내 변산 자락에 유난히 붉은 석양이 걸쳐있다. 석양이 찾아오는 하늘 길은 부끄러운 새색시 얼굴로 흠뻑 물들어있다. 저물어가는 석양의 속도가 빠르게 느껴진다. 그러더니 산기슭 어디론가 퐁당 사라지고 말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