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꿈, 解怨(해원)

일상 일기

by 버폐

해원(解怨)


새벽 두 시, 그미가 찾아왔다

쌓였던 감정인양 마늘을 닮은

양파 씨 한 주먹을 코 앞에

들이밀며 다 먹으라 재촉한다

다물고 있는 입에 구겨 넣는다


옷도 제대로 걸치지 않은 반나신

벌겋게 달아오른 얼굴의 그미가

충혈된 눈에 눈물이 고인 그미가

금방이라도 달려들 듯한 그미가

무섭게 느껴졌다 아니 무서웠다


무섭다는 생각을 걷어내고

그미의 어깨를 감싸 안았다

감싸 안고 토닥이며 울었다

그미가 운다 나도 운다

얼마나 힘들었냐 얼마나 힘들었냐


그미의 힘듦이 신경줄로 느껴진다

더 크게 울음이 터져 나왔다

온마음으로 흐느꼈다

온몸으로 흐느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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