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패권 공간의 이동

- 대륙→ 바다→ 하늘→ 우주·사이버 공간

by 유니치 Oct 19. 20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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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사는 끝나지 않는다.


끊임없이 반복하며 순환·이동한다. 순환은 반복에서 온다. 모든 패권국은 성장하다 쇠퇴했다. 강대국 흥망성쇠가 곧 패권 역사의 순환을 가져온 것이다.


우리는 지금 인류에게 지대한 영향을 미칠 부와 권력의 이동, 세계질서의 큰 변화를 목도하고 있다. 세계사의 주요 무대와 주도 지역, 패권국의 변환 주기가 큰 틀에서는 막바지에 이르고 있다. 하늘에서 우주로, 서구 미국에서 중국 중심의 동아시아로...  

        

□ 공간: 대륙→ 바다→ 하늘→      


문명 탄생 후 5,000년 세계사의 주 무대는 육지→ 바다→ 하늘로 변해왔다. ‘육지’의 역사는 유라시아에서 오랫동안 지속되었다. 15세기 이후 약 450년 동안은 5대양 6대륙을 연결한 ‘바다’의 역사였다. 이후 현재까지 약 100년 동안은 항공망과 인터넷 가상공간으로 이루어진 ‘하늘’의 역사다. 몽골·영국·미국은 각각 3개의 공간을 장악한 패권국이었다.     


3국 모두 각각 대륙과 해양, 하늘을 이용한 첨단무기와 기동성 있는 군사력으로 패권을 잡았다. 또 부족함이 많은 지역에서 출현해 세계사의 흐름을 타고 패권을 장악했다. 기존의 세계질서가 무너질 때 전쟁을 통해 패권을 잡았다.     


먼저 육지 세계의 재편은 대초원에서부터 시작되었다. 


유목민들이 세운 몽골제국은 인류 역사상 가장 넓은 영토를 지배한 대제국이었다. 몽골제국은 13세기에 중국과 서아시아는 물론 러시아 남부까지 지배했다. 영국의 지정학자 맥킨더(1861~1947)가 말하는 세계의 섬이자 심장지역인 유라시아 대륙을 지배한 나라는 역사상 몽골이 유일하다.


 < 1294년 몽골제국의 세력 판도 >    

브런치 글 이미지 1


몽골제국은 세계사를 형성한 중요한 실마리였다. ‘팍스 몽골리카’를 배경으로 ‘대여행의 시대’가 가능하게 된다. 처음으로 아프리카 대륙을 포함한 세계지도가 제작되고, 각 지역 민족사를 포괄한 세계사가 편찬되었다. 세계가 비로소 하나의 실체로 인식되기 시작했다. ‘세계사의 탄생’ 이었다.


몽골제국의 유라시아 정복과 그 과정에서 몽골군의 무자비함은 유럽인들에게 황색인종과 중국에 대한 트라우마가 되었다. 지금도 유럽사회에는 ‘황화론(黃禍론)’과 ‘잠자는 사자론’, 나아가 ‘중국위협론’이 잠재해 있다. 앨리슨이 미중 패권전쟁의 원인으로 제시한 ‘투퀴디데스 함정’론 또한 중국의 굴기와 도전에 대한 미국의 두려움의 다른 표현이다.  

       

고대부터 바다를 지배하는 자가 세계를 지배했다. 


기원전 1,200년경 동지중해와 에게해 연안을 장악한 페니키아는 인류의 해양 문명과 산업의 원조였다. 에게해는 그리스 아테네가, 지중해는 로마가, 대서양은 스페인·네덜란드·영국이, 2차 대전 후 태평양은 미국이 지배하면서 패권의 힘이 이동했다. 해양을 지배하는 자가 강대국 혹은 초강대국의 반열에 올랐던 것이다.     


미국은 패권 장악 과정에서 지정학자들의 이론·주장을 바탕으로 주도면밀하게 바다를 지배해 나갔다. 오늘날 미중 패권전쟁의 핵심은 중국의 ‘일대일로(육상·해상 실크로드)’ 정책과 미국의 ‘인도-태평양 전략’ 간의 싸움이다. 현재 미국의 대중국 전략 핵심은 서태평양의 남중국해와 인도양 등에서 바다의 해양권력을 키우려는 중국의 일대일로를 다대다로(多帶多路)로 철저하게 차단·봉쇄하는 것이다.       


19세기부터는 하늘을 지배하는 자가 세계를 지배했다. 


유럽·미국에서는 중화학 공업의 성장으로 무기가 발전했다. 무기의 진보는 항공 무기의 출현을 낳았다. 20세기 초중반의 제1, 2차 세계대전은 결국 바다와 육지의 제공권으로 하늘을 지배한 미국 공군이 승리를 견인했다.     


전쟁에서 제공권을 장악하면 제해권도 장악한다. 2차 대전 후 유럽이 몰락하고 유라시아 대륙의 여러 제국이 쇠락할 때 신대륙 국가 미국은 단번에 패권국으로 등장한다. 미국은 대량생산과 자동차·항공기, 특히 인터넷 플랫폼을 열어 하늘의 시대를 만들었다.      


1단계에서는 세계를 연결하는 항공기와 제트기 네트워크를 지배했다, 2단계에서는 인터넷, 정보통신기술(ICT)을 통해 사실상 전 세계 패권인 플랫폼을 형성했다. 가상의 인터넷 세상에서도 패권을 잡은 것이다.     


21세기에는 하늘 세계에서 거대 다국적기업인 GAFA, 즉 G(구글=검색사업), A(애플 =스마트폰 단말기 생산·공급), F(페이스북= 13억 명의 SNS), A(아마존=전자상거래)를 통해 세계경제를 재편해 왔다.  

   

이제 인간 세계의 공간은 지구 안에서 지구 밖으로, 현실에서 가상으로 넓어지고 있다. 앞으로 초고속·저지연모드의 6G 시대에서는 지금까지의 지상기술 패권뿐 아니라 위성으로 대표되는 하늘기술 패권을 장악한 나라가 세계를 지배한다.     


□ 우주·사이버 공간을 지배하는 자가 세계 지배     


가상공간은 현실 공간보다 훨씬 더 넓다. 4차 기술혁명은 지정학적 공간을 육·해·공을 넘어 사이버·우주 공간으로 넓히고 있다. 이제 국제질서는 최첨단 기술·무기를 기반으로 사이버·우주 공간을 지배하는 나라가 이끌 것이다.     


우주는 복합안보의 핵심 공간으로 미중 전략경쟁의 중심 축 


미래 권력을 좌우할 핵심 기술로는 인공지능·바이오·우주기술·양자기술이 강조되고 있다. 미중 양국은 우주기술을 전략경쟁의 핵심요소로 인식하고 우주경쟁을 본격화하고 있다. 양국은 우주 공간을 새로운 형태의 글로벌 헤게모니 영역으로 이용하고자 한다.


그동안 양국은 우주의 전장화와 우주기술의 무기화를 지속적으로 추진해 왔다. 우크라이나 전쟁은 우주기반 역량이 전쟁의 균형을 크게 변경시키며, 우주의 군사적 중요성을 재확인해주고 있다.  

   

우주와 사이버 세계를 장악하려는 미중 간의 경쟁은 사활이 걸린 미래전에 대비하는 것이다. 과거의 전쟁은 주로 지상·해상·공중의 3차원 공간에서 물리적 파괴를 중심으로 이루어졌다. 미래전은 정보통신·무기체계가 복합적으로 구성된 네트워크전이 될 것이다.


미래전은 우크라이나 전쟁에서 이미 현실이 되고 있다. 첨단화된 정보자산과 C4ISR (지휘·통제·통신 ·컴퓨터·정보·탐색·정찰) 능력으로 전쟁의 주도권을 확보하는 정보전, 장거리 정밀유도 무기에 의한 정밀타격전, 무인화 장비(드론)에 의한 원격전 등이 병행되고 있다.

    

군사 전문가들은 현재 인류가 가장 두려워해야 할 무기로 ‘AI로봇’을 장착한 드론을 지목하고 있다. 최근 우크라이나 전쟁의 양상은 사실상 로봇드론 전쟁이다.


2023년 10월 미국은 저사양 AI칩도 중국 수출을 통제하는 조치를 취했다. 중국이 인공지능 및 첨단 컴퓨터 분야에서 기술적 돌파구를 마련하는데 도움이 되는 반도체 접근을 차단하려는 것이다. 만약 AI로봇이 우주에서 활약한다면 미래전은 전혀 다른 양상으로 발전할 것이다.  


우주공간 못지않게 중요한 공간은 사이버 공간 


미중 패권전쟁에서 사이버 공간은 경제·안보가 맞물린 새로운 대결 공간이다. 정보가 무한대로 흐르는 사이버 세계에서는 보안이 생명이다.     

 

미국과 중국은 사이버 안보를 국가의 중요 정책과제로 삼고 있다. 중국은 만리장성 대신 만리방화벽을 쌓아 올리며 미국의 플랫폼을 차단하는 등 사이버 안보에 만전을 기하고 있다. 유사시에 국가의 셧다운은 돈 아닌 사이버 세계에서 아주 쉽게 일어날 수 있다.      


사이버 강대국 간의 관계에는 비대칭적이고 불가피한 무질서가 자리 잡고 있다. 무정부 상태의 사이버 세계에서 국제적 행위에 관한 원칙을 명확히 정하지 않으면 엄청난 위기가 발생할 수도 있다. 양자(Quantum) 역학이 적용된 양자 컴퓨터와 인터넷은 판도라의 상자가 될 수 있다.     

 

양자컴퓨터는 슈퍼컴퓨터를 훨씬 능가하는 계산 능력으로 신물질이나 신약 개발, 금융, 물류 등 폭넓은 분야에서 활용이 기대되는 첨단 미래형 컴퓨터다. 이 컴퓨터 개발에 성공하면 전 세계 금융거래와 전자상거래 내역, 군사는 물론 민간 차원의 암호도 손바닥 안에 들어온다.      


양자 인터넷은 정보량이 아무리 많이 증가해도 속도가 거의 떨어지지 않고, 특히 보안 기능이 우수하다. 미중 양국은 양자역학을 활용한 통신시스템 구축을 미래의 가장 중요한 기술과제로 인식, 양자컴퓨터 개발에 국운을 걸고 있다. 미래전은 사이버 보완, 즉 해킹이 불가능한 인터넷이나 통신망에 필수적인 첨단 양자통신기술이 좌우하게 될 것이다.     


미래전에서는 인간병력의 피 한 방울을 흘리지 않고 전쟁이 끝난다. 상대방의 인터넷과 GPS, 핵심 인공위성통신 등을 작동 불능의 먹통으로 만들면 어떻게 될까? 미래전은 아주 조용히 승부가 가려진다. 손자병법 상의 최선의 전략인 부전승이 가능하다. 21세기는 우주·사이버 시대에 준비가 된 국가가 미래 국제질서를 주도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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