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인에게 쏘인 침 한방에 시작한 사유
한 번쯤 타인으로부터 받은 따끔한 말 한마디에 마음에 상처가 든 경험이 있을 것이다. 그게 가까운 친구나 가족이면 그만큼 더 깊게 상처받고 배신까지 당한 느낌이 든다. 한 달 전 나는 나름 정서적으로 유대가 깊다고 생각한 사람에게 그런 경험을 했다. 따끔하지만 악의적이라고 느껴질 정도로 솔직한 말이었다. 그 사람의 진짜 의도는 내가 알 길이 없겠으나 나를 해치려 했다기 보단 다른 사람들이 감히 내뱉지 못할 하지만 꼭 직시해야 하는 현실을 말해주는 듯했다. 그래서 나는 이것을 비난으로 받아들이기보단 나에게 조금이나마 긍정적인 피드백으로 돌아오게 하고 싶었다.
그 사람이 나에게 했던 말은 내가 욕심이 많다는 것이다. 내가 가질 수 있는 것보다 훨씬 더 많은 것을 가지려 하고, 어느 것 하나 포기하지 않고 끌어안고만 있으려고 한다는 것이었다. 처음에 이 말을 들었을 때 나는 즉각적으로 방어적인 태도를 보였다. 그 다음에 들었던 기분은 분노였다. 내가 여태껏 해왔던 노력과 계획들이 짓밟힌 느낌이었다. 하루 이틀이 지나도 그 사람에 대한 서운함은 사라지지 않았다. 하지만 혼자 그 사람의 말을 되새기면서 들었던 생각은 “근데 나도 뭔가 문제가 있다는 것을 알고 있었잖아?”였다.
그렇다. 나도 내가 문제가 있다는 것은 내심 알았다. 단지 바쁘다는 핑계로, 해야 할 일이 있다는 것을 알면서도 답을 찾으려 하지 않았던 것이다. 그래서 처음으로 솔직하게 모든 것을 토해내면서 내가 가진 욕망이나 꿈을 늘어놓으며 문제를 밝혀나갔다. 어느것 하나 대충 지나가지 않았다. 나에게 "꿈"이란 무엇인지, "미래를 눈앞에 둔다는것"은 무슨 의미인지, 내가 가진 무의식속 오류는 무엇인지 하나하나 꼬치꼬치 캐물으며 파고들었다. 개인적인 욕구를 사유하면서 들었던 느낌은 어느 정도 해답의 방향은 이미 마음속에 있었다는 것이다. 하지만 마치 안경을 끼지 않고 앞을 보듯, 흐릿하게 문제가 그곳에 있다는 것만 보았지 선명한 시야로 그 문제를 보고 있지 않았던 것이다. 더 나아가 자세하게 내가 가진 문제점을 깊게 들여다본 적은 없었다. 그래서 나에겐 이 한 달 동안의 사유가 아주 소중한 시간이었다.
시간이 지나면서 마음속에 있던 분노나 서운함은 이제 모두 녹아 사라졌다. 솔직하고 따끔한 그 사람의 진짜 의도가 무엇이든 나에겐 깨우침의 계기가 되었기 때문에 다시 한번 그 사람에게 고마움을 표현하고 싶다. 누구든 속에 무엇인가 응어리진 근심이 있다면 솔직하게 글로 옮겨보라고 권하고 싶다. 누가 보지 않아도 된다. 어차피 나만 볼 것인데 무슨 상관인가? 적어도 우리는 스스로에게 굳이 거짓말을 할 필요가 없다. 한 번쯤은 나 자신을 투명하게 노출시키는 안전한 전략이 아주 효과적으로 길을 밝혀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