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생의 절벽에서 선택할 수 있는
안전한 전략.

이미 커진 문제를 대하는 내 마음가짐

by 담다

노력의 배신

우리가 삶을 살아가다 보면 일이 풀리지 않아 몸도 마음도 지쳐 힘든 시기가 찾아온다. 개인적으로 멘탈이 강하다고 생각한 나도 마음이 무너지고 몸이 지치는 걸 보면 그저 인간일 뿐이라는 사실을 다시 깨닫는다. 이런 시기가 되면 아주 쉽게 처리했던 일들조차 막히고, 나는 도와주려는 주변인 마저 의심하기도 한다. 이런 상황 속에서 심적 부담감과 스트레스가 쌓이다 보면 점점 사회에서 스스로를 격리시키거나 다른 이와 마찰로 인하여 상황은 더욱 악화되어 간다. 왜 우리는 행복해지기 위해 대부분의 노력을 쏟는데 자기 스스로 상황을 더 힘들게 만드는 결과가 나오는가?


엎친데 덮치는 이유

먼저 삶이 힘들어지면 내가 가진 많은 능력을 문제 해결에 쓰기 시작한다. 이 과정에서 일컫는 능력은 내 직업적 역량이나 사회적 인프라뿐만 아니라 지능, 주의력, 인내력 같은 소프트한 스킬도 포함이 된다. 이 상태에서 우리는 대부분의 능력을 눈앞의 문제를 해결하는데 집중하기 때문에 여유로움이 사라진다. 여유’ 사물이 시간적, 물질적, 공간적으로 넉넉하여 남음이 있는 상태인 것이다. 그러나 심적 여유가 사라지면 새롭게 들어오는 사회적 인풋, 개인적 변화, 타인과의 상호 작용에 내 능력을 제대로 발휘하지 못한다. 우리 누구나 한 번쯤 짜증 나는 하루를 시작하면서 사소한 일처리나 다른 이의 일상적인 인사마저 받아주지 못했던 기억이 있을 것이다. 즉, 여유가 사라지면 우리는 점점 사회와 마찰이 심해지거나 거리를 벌려 괴리를 일으킨다.


여유가 없는데 어떻게 여유를 가져

이런 문제를 해결하는데 가장 쉽고 건방진 답은 여유를 찾으라는 것이다. 누가 모르나. 그러나 한번 여유가 사라진 마당에 문제가 해결되지 않는 사람에게 여유를 가지라는 말이 얼마나 허망하게 들릴 것인가. 그렇기 때문에 우리는 여유를 찾는 것이 아닌 다른 해결책을 찾아야 한다. 여유는 눈앞의 문제가 사라지면 저절로 생길터. 문제를 해결하는 동안 그 시간을 견뎌내는 전략이 중요하다.


나 스스로 삶을 살아가며 찾은 해결책은 문제를 키우지 않는 것이다. 이미 사태는 내 능력의 대부분을 써야 할 정도로 커져있다. 그렇기 때문에 지금보다 사태가 심각해지지 않는 예방책이 그나마 우리가 할 수 있는 일일 것이다. 무엇보다 지금 있는 일 외에 다른 곳에서 새로운 문제가 발생하지 않도록 하는 것이 더 정확한 표현이겠다. 그렇다면 인생의 문제가 커지지 않도록 하는 방법은 무엇인가?

웃어야 한다. 그래야 적어도 상황이 나빠지지 않는다. 내가 힘든 시기를 겪을 때 스스로 상황을 악화시킨 경우는 대부분 외부에서 오는 자극을 내가 대처하지 못한 일들이 대부분이었다. 무엇보다 타인에게서 오는 상호작용을 원만하게 지내지 못한 것이 개인적으로 가장 아쉬움이 남는다. 그중에서도 가족과의 관계를 조금 더 원만하게 처리했다면 어땠을까 하는 생각이 있는데, 가장 익숙하고 누구보다 내 현실을 노골적으로 드러내는 존재이다 보니 오히려 더욱 감정적으로 격하게 반응을 했던 것이다.


어린 시기라는 핑계를 댈 수 있겠지만, 그저 웃음으로 넘어갈 수도 있는 부분마저도 일일이 반응하면서 갈등을 이어나간 부분은 분명히 내 실수였다. 단순히 타인과의 문제를 해결하지 못했다는 이유가 아니라 시간적인 측면에서 아쉬운 부분이 있다. 가장 큰 문제를 해결해야 할 시기에 스스로 문제를 키워가면서 내 능력을 집중할 수 있는 시간을 놓친 것이 아쉬운 것이다. 그래서 내가 과거로 당장 돌아갈 수 있다면 조금 더 타인에게 웃음을 보이고 싶다.


웃어도 괜찮아

웃음은 하나의 사회적 방어막이다. 경우에 따라서 사람들이 더 가깝게 다가올 수도 있지만, 타인과 원만하게 관계를 유지할 수 있는 효과적인 방법이기 때문이다. 내가 표정이 좋지 않다면 누군가는 다가와서 도와주려고 할 수도 있고, 의도치 않게 나를 부정적인 인간으로 오해하는 결과가 나올 수도 있는 것이다. 적절한 웃음은 사람들과 적당한 거리를 유지할 수 있는 가장 쉬운 방법이라고 생각한다. 그러니 가끔은 표정관리에 신경을 쓰는 것도 좋은 심적 투자가 된다.


웃음은 외국에서 생활하는 지금 나에게도 효과가 아주 좋다. 전혀 다른 문화적인 배경을 가지고 있는 타 지역에서 살다 보면 대한민국보다 타인들이 더욱 어렵게 다가온다. 그러나 미소는 어느 문화권에서도 오해 없이 전달할 수 있는 좋은 감정 표현이기 때문에 외국인을 대할 때도 좋은 전략이 된다. 외국에서 생활하다 보면 우리나라와는 다르게 행정적인 처리가 아주 복잡하므로 많은 능력이 소비된다. 그러니 일상생활에서 다른 사람과 부딪히는 상황은 최대한 피하는 것이 좋다. 이런 상황에서도 웃음은 아주 큰 도움이 된다. 내가 사소하게 지은 웃음 하나로 지나가는 행인과도 인사를 건네며 고립감을 해소시킬 수도 있고 행정서류 처리하는 기관에서도 조금이나마 좋은 분위기로 원만하게 도움을 받을 수 있다.


누군가가 사람을 대하는데 어려움이 있다고 하면, 내가 가장 먼저 추천하고 싶은 방법은 미소를 지으라고 말하고 싶다. 특히 삶이 어려운 시기를 보내는 사람이라면 더욱 그렇다. 힘든 시간은 문제가 해결되지 전까진 절대로 끝나지 않는다. 그렇기 때문에 우리가 할 수 있는 일은 당면해 있는 문제해결을 제외하곤 다른 문제가 발생하지 않게 하는 일이다. 이 시기에 대부분 타인과의 마찰이 잦아지는데, 이러한 위험도 웃음으로 최대한 줄일 수 있다. 물론 여유가 없는 시기에 미소를 짓는 일이 쉬운 일은 아니다. 감정적으로 가장 부정적인 시기에 긍정적인 감정을 표출하는 일이 쉽겠나.


하지만 이 시기에 할 수 있는 가장 쉬운 일이라고도 할 수 있다. 개인적으로 그저 안면 근육을 조금 움직이는 수준이라고 생각하면 마음이 편해졌다. 한 순간에 올라오는 분노나 짜증을 누르고 입꼬리를 올리는 수준으로라도 대처해 주자. 적당히 눈치가 있는 사람이라면 여유가 없는 당신의 마음을 알아채고 거리를 유지해 줄 것이고 분위기 파악이 안 되는 사회적 지능이 낮은 사람에겐 적당히 거리를 벌리면 그만이다. 하지만 그 미소가 당신이 여전히 사회에 고립되지 않고 도움을 받을 수 있는 여지를 마련해 줄 것이다.


삶이 힘들다는 것을 모르는 사람은 없다. 그러나 여유가 없는 힘든 시기를 지날 때 우리는 상황을 객관적으로 봐야 한다는 사실은 자주 잊는다. 그래서 나도 모르게 문제를 성급하게 처리하면서 문제가 해결되는 시간을 늘리는 경우도 있고 다른 문제를 만드는 경우도 있다. 이런 상황을 피하기 위해 나는 더욱 의식적으로라도 웃으려 한다. 웃자. 적어도 상황이 악화되는 위험을 줄일 수 있다. 가끔은 내가 힘겹게 보인 미소가 다른 사람의 친절함으로 돌아오는 일도 있다. 무엇보다 힘들다고 해서 스스로를 몰아세우기보다는 자신을 향해 따뜻한 미소를 지어주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이 세상에서 내 마음을 가장 잘 알 수 있는 사람이 보내는 미소만큼 정직한 응원도 없을 것이다. 우리는 힘든 시기를 이렇게 버텨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