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루스트와 마들렌

어디서 봤더라?

by 친절한 곰님

"독자도 기억하겠지만, 마들렌은 프루스트가 평생 가장 사랑한 사람의 이름이 아니라 차에 담갔을 때 본인도 모르게 불수의 자전적 기억을 불러낸 비스킷이었다." (줄리어 반스_떠난 것은 돌아오지 않는다. 15쪽)


오랜만에 서점엘 갔고 베스트셀러 중 하나인 줄리언 반스의 '떠난 것은 돌아오지 않는다'를 집어 들었다. 머리말에 자신의 마지막 책이라고 소개하는 부분을 읽고, (이전에 그의 책을 읽은 적은 없다. 몇 책은 제목만 들어서 알고 있을 뿐) 읽어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 책은 픽션, 논픽션, 그리고 자서전에 합쳐진 책이라고 소개하고 있다. 나는 그저 장편소실이겠거니 하는 막연한 생각으로 책을 펼쳤고 세 번째 쪽에서 익숙한 프루스트와 마들렌이라는 단어를 발견했다. 갑자기 떠오르는 자전적 기억(IAM, involuntary autobiographical memory)에 관한 내용이 나오고 있었다.


어?


푸르스트? 마들렌? 분명히 어디서 읽은 내용인데, 어디였더라?


나의 기억력은 항상 이렇다. 이래서 남편은 나에게 책은 왜 있냐며 핀잔을 준다. 틈만 나면 책을 들고 있는데 도통 아는 거라고는 없으니까.


(남편, 내가 왜 책을 들고 있는 줄 알아? 처음에는 책이 재미있어서 들고 있었고, 나중에는 내가 책을 들고 있으니까 아이들이 나를 가만히 내버려두어서 좋았어. 그리고.. 그리고는 역시나 책이 좋아서 들고 있는 건데, 열심히 기억하려고 공부하면서 읽고 있지는 않아. 다만 책을 읽고 있는 나 자신이 좋기도 하고 책도 재미있어서 읽는 거야.)


아무튼, 나는 나름 독서록이라고 가지고 있는 노트를 찾아서 열심히 찾아보았고, 프루스트의 책이 아닌 알랭드 보통의 '프루스트가 우리 삶을 바꾸는 방법'이라는 책에서 본 내용임을 발견했다. 프루스트의 작품과 그가 한 말들이 우리 삶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를 이야기한 책이었다.


갑자기 떠오르는 불수의 기억이 있다는데, 나는 '어디서 봤더라?'만 무지하게 많이 생각한다. 그리고 이 증상은 점점 심해지고 있다. 그래도 이젠 '프루스트와 마들렌'은 잊지 않겠지 싶다.


읽던 책은 마저 읽어봐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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