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편

엥?

by 친절한 곰님

눈길 끌고 이상하고 대박이었고 '엥?'이었던 파편 앞 뒤에 당신만의 이야기를 보태라는 것이다. 당신에게는 이미 그에 대해 할 이야기가 있다. 그러니 눈앞을 지나가는 수많은 사물 중 바로 그것에 멈춰 '뭐야, 저거'하고 생각했던 것이다. (장강명_책 한번 써 봅시다. 87쪽)


일상생활을 하다 보면 갑자기 나를 멈추게 하는 상황이 가끔 있다. 라디오에서 흘러나오는 음악이 그렇고, 길을 걷다 모르는 사람이 하는 말이 그렇다. 책을 읽을 때야 말해 뭐 하랴. 그 순간의 1초가 나의 마음을 흔든다. 장강명의 책 속에는 그 순간을 '파편'이라고 표현한다. 파편을 잡기 위해서는 그 순간의 기록이 필요하다고 한다.


내가 처음 '엥?'이라고 느꼈던 적이 생각난다.


육아휴직을 하고 집에 있었던 적이 있다. 아이들이 유치원에 가 있는 오전 시간이 유일하게 혼자 있는 시간이라 라디오를 들으며 집안일을 느긋하게 했었다. 바닥에 있는 먼지를 청소하고 있는데 잔잔한 음악이 흘러나온다. 나중에 알고 보니 그 노래는 레이첼야카가타의 'DUET'이었다. 나는 그때 음악이 끝날 때까지 멈춰 있었다. 그 노래는 남자와 여자가 대화를 하듯 한 소절 한 소절을 나누어 부르는 것으로 시작한다. 노래라기보다는 속삭임이라고 해야 하나 더 적절하다. 숨 죽이고 들어야 할 만큼 읊조리는 목소리에 나는 멈춰있었던 것이다. 그때 이후로 혼자 있고 싶을때 가끔 그 노래를 들었다. 그런데 그냥 듣기만 했다. 그때는 무언가를 쓸 생각조차 하지 않았던 때였기 때문이다.


시간이 지나 아이들이 크고 책을 읽고 쓰는 일을 시작했다. 브런치를 하고 나에게 온 파편들을 글로 쓰기 시작했다. 누가 보든, 그렇지 않든 쓰고 있다.


세상에서 가장 쉬우면서도 어려운 일이 글을 쓰는 일이라고 누군가 말했다. 브런치에 주기적으로 글을 올리는 분들이 대단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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