술래잡기

아들의 소원

by 친절한 곰님

새 학년이 시작되고 20일 정도 지났다. 나는 아이들과 저녁을 먹는 시간에 학교에서 어떤 것을 하는지 물어본다. 딸은 친한 친구와 같은 반이 되어서인지 학교를 잘 다니고 있다. 아들은 반 배정표를 보더니 친한 친구가 없다며 실망했지만 학교 가는 일에 거부감이 없었고 요즘은 점심시간마다 피구를 한다고 했다. 나는 매번 어떤 친구와 피구를 하는지 물어보고 아들의 입에서 자주 나오는 이름이 누구인지 잘 기억해 둔다.


한 번은 비가 오는 날이라 아들이 밖에서 피구를 하지 못해서 아쉬웠다며 이야기를 한다. 그래서 무엇을 했냐고 했더니 교실에서 친구들이 보드게임을 하고 있어서 같이 했다고 한다. 그러면서 옆 반은 점심시간에 담임선생님이 애들하고 술래잡기를 하다며 부러워했다. 아들은 뜬금없이


"엄마, 나도 커서 선생님 될래. 그리고 반 애들하고 술래잡기할래"


라고 말한다.


직장을 다니는 나는 머릿속이 복잡하다. 근무시간 중에 유일하게 기다리는 시간이 점심시간일 테고 이것은 초등학교 선생님도 마찬가지일 텐데 그 선생님이 대단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일단 아들에게는 참 좋으신 선생님이라고 칭찬을 한다. 그리고 초등학교 선생님이 되려면 공부를 아주 많이 해야 한다고 알려준다. 속으로는 아들의 꿈이 바뀌지 않기를 바라지만, 쉽게 결정된 꿈이니 쉽게 바뀔 수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아들은 단지 어른이 되어도 신나게 놀고 있는 선생님이 부러웠으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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