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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파란카피 May 15. 2024

부산에 밀면 찐으로 맛있는 집

부산 3대 밀면, 거제동 국제밀면

부산의 3대 밀면, 어느새 상식이 된 요즘이다. 부산 가야동의 가야밀면, 개금동의 개금밀면, 그리고 거제동의 바로 이 국제밀면. 가야밀면과 개금밀면은 고정이고 국제밀면과 부전동의 춘하추동 이 두 곳이 3대 밀면에 가장 가까운 곳이라 할 수 있다.


1994년 부산진구 가야동에서 연제구 거제동으로 이전하면서 가야밀면에서 국제밀면으로 상호를 변경했고 2006년 부산법원 앞에 100석 규모의 직영점을 오픈하고 2008년 건물을 지어 1층에서 영업을 이어나갔다. 이 직영점은 현재 영업을 하지 않고 오직 거제동 본점에 주력하고 있다.

11시 30분에 도착했는데 이미 줄을 섰다. 10시부터 영업을 시작하는데 본격적인 점심시간이 아님에도 30미터 정도의 줄이 이어져있다. 밀면이야 금방 먹으니 줄을 섰고 20분을 기다려서야 겨우 맛을 볼 수 있었다. 몇 년 전에 먹어보고는 까맣게 잊고 지낸 국제밀면이다. 워낙 줄을 서는 걸 싫어하는 터라 가지 않은 탓도 있다.

여전히 맑은 육수는 담백하면서도 짜지 않고 맛있다. 오직 소 사골로만 만드는 육수라 어떠한 첨가물의 맛도 나지 않았다. 2컵은 기본, 변함없는 존맛이다. 메뉴는 물밀면과 비빔밀면 단 두 가지. 만두도 있을 법한데 오직 밀면으로만 승부를 보는 국제밀면이다.

입장이 다가오자 미리 주문을 했고 밀면은 금세 내어져 나왔다. 예전의 쫄깃한 면발 그대로다. 국내산 치자를 갈아내 당과 섞어 5시간을 숙성해 뽑아 삶은 면이라 달라도 달랐다. 양념 또한 짜거나 맵지 않고 딱 맞는 맛이다. 국내산 고춧가루에 견과류를 넣어 1주일을 숙성한 양념이란다. 일반적인 밀면집의 수육 고명과는 달리 일일이 손으로 찢은 양지머리 고기가 무척이나 인상적이다. (양은 조금 더 주면 좋겠다.)


면과 양념, 그리고 육수 이 3가지 조합이 찰떡! 기다린 보람이라는 말은 이럴 때 쓰는 거다. 입장을 하며 돌아보니 100미터는 되는 줄이다. 여름이 시작도 되지 않았는데 이런 줄이라면 여름에는 상상도 가지 않을 지경이다. 상권이 많이 약해진 부산교대 앞에서 유일하게 북적북적 그 명맥을 그대로 이어가고 있는 국제밀면.


더 확장할 법도 한데 하지 않는다. 키오스크로 주문을 받거나 좀 더 세련된 시스템으로 탈바꿈할 수도 있지만 오래전 그 자리, 그 사람들, 그 맛 그대로를 진심으로 이어간다. 이미 알려진 유명한 밀면을 굳이 알릴 필요는 없지만 진심으로 찐으로 맛있는 집이라 올리지 않을 수가 없었다.

부산에서 제일 맛있는 돼지국밥이 어디예요?라는 질문에 머뭇거리게 되는 게 제일 맛있는 밀면집을 물어본다면 단연코 국제밀면을 말할 수 있을 것 같다. 내 취향의 맑은 육수, 맵거나 짜지 않은 양념, 그리고 쫄깃하면서도 순한 면까지. 본격적인 여름이 오기 전, 조금이라도 줄을 덜 설 때 맛보자.



[100퍼센터 리얼 내돈내산 후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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