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통사고처럼 다가온 교통사고7

by 젼샘

오골계 같던 왼쪽 정강이는 천천히 차도를 보이며 멍든 부위가 좁아지고 있다.

아침에 눈 뜨자마자 저리던 다리는 눈 떴을 때 저리지 않은 정도로 조금씩 차도를 보였다.

그래도 여전히 부자연스러운 걸음걸이를 보며

남편은 그래서 출근할 수 있겠냐고 걱정한다.

아들들은 분위기를 환기시키려는 건지

엄마 안 아프면서 아픈 척하는 거지? 하면서 계속 골려댄다.

자기들 다 부러져봤는데 엄마 정도면 아픈 것도 아니라며 남의 일이라고 아주 막말작렬이다.

작년 요맘때 경추 통증으로 거의 두 달간 사람답지 못한 삶을 살았던 기억이 있어 극적인 호전을 바라지는 않는다. 다만 살살 달래가면서 일상생활이 가능할 정도만 되면 좋겠다는 작은 바람이 있다.


열흘 만에 고장차 수리를 마치고 차를 데려왔다.

차를 찾으러 갔을 때 정면으로 차를 쳐다보지 못하고 곁눈질할 만큼 그 차는 내게 두려움의 대상이 되어있었다. 도저히 운전할 수 없을 것 같아서 남편이 올 때까지 기다렸다.

어떤 차를 운전하든 앞 차의 브레이크 등이 들어온 모습만 보아도 긴장이 올라왔다. 초보 운전자 같은 마음으로 긴장하며 남편차를 끌고 집에 오면서부터 자연스럽게 자가격리가 해지되었다.


어느새 봄이 되어 있는 바깥 풍경이 실로 놀라웠다.

아이슬란드어에는 '솔라르프리'란 말이 있다.

말 그대로 태양이 주는 휴일이라는 뜻인 것 같다.

화창한 날 사무실이나 상점 입구에 종종 붙어 있는 말이라고 한다.

날씨가 화창하다는 이유만으로 일을 멈추고 쉼을 택할 수 있다는 것이 마냥 부럽기도 하지만 얼마나 화장한 날이 귀하면 그럴까 싶기도 하다.

아무리 우리나라가 뚜렷한 4계절이 사라지고 봄여여여어름갈겨어어울의 계절이 되었다 해도 그네들보다 복 받은 것이 사실인 것 같다.


세종 시절에 음력 3월 3일(삼짇날)에 꽃놀이를 갈 수 있도록 공휴일을 지정했다고 한다.

백성들은 푸른 새싹을 밟는 '답청'과 진달래 화전 같은 음식을 해 먹는 '꽃달임'을 했다.

어쩌면 그때가 진정 태평성대가 아니었을까 싶다.

우리는 언제든지 내 일정을 조절해서 휴가를 내고 연차를 쓸 수 있는 감사한 근무환경에서 일하고 있다고 생각하지만 꽃놀이 가야 하니 오늘 출근 안 하겠다고 말할 수 있는 시대를 살고 있을까?

ㅎㅎㅎ그래요~꽃놀이 잘하시고 안 돌아오셔도 됩니다.라는 반응을 듣는 대신 조용히 평가 점수가 곤두박질 치고 연봉 등급이 깎이고 결국 같이 일 할 동료로서의 자질까지 의심받게 된다.


올해 삼짇날은 4월 19일

HollyMolly!

It's Sunday!!!

제철 기쁨을 예약해야겠다.

어디로도 도망가지 않고

그 자리에 있는

자연이 거저 주는 기쁨을 누려야겠다.

답청을 어디서 할지

꽃달임은 누구와 할지 말이다^^


사고 이전으로 완벽히 회복되지 않았지만

일렁이는 봄기운에

서서히 일상으로 돌아가리란 희망이 차오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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