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급은 내 통장을 스칠 뿐
"오호, 외벌이라구요? 못 그만두겠네요...?"
"상냥아, 너 못 그만두잖아. 호호호호."
어색한 웃음으로 '저도 할 수 있거든요!'라고 농담처럼 얘기하지만, 사실 못하는 게 맞다. 씁쓸하지만 한 달 벌어 한 달 먹고사는 우리 가정에서 나의 사직은 가정 경제에 사형선고나 마찬가지이기 때문이다.
그렇기에 인사담당자들의 억까에 굴복하지 않기 위해 자체적인 구제안을 생각해 보지만 이런 구제안의 대부분은 내 옆사람에게 피해를 끼치기에 실행하는 것은 머리나 마음속에서만 이루어진다.(사실 내 통장에 폐를 끼치기에...)
아침부터 이루어지는 노가다와 끊임없는 주말 출근에 고달픈 나날이지만 이런 불평불만도 일을 할 수 있기에 할 수 있는 배부른 소리일 것이다. 취직이 꿈이었던 20대 상냥이의 일기를 살짝 훔쳐보았다. 취직을 하지 못해 고민하고 있었고 그리고 일만 시켜주면 회사를 위해 미친 듯이 일하겠다는 포부가 담겨있었다.
시간이 흐르면서 나무도 바위도 모두 풍화되면 예전의 모습에서 바뀐다. 10년이라는 세월은 20대의 상냥이를 30대의 불만이로 바꾸었다. 보통 깎여지면 둥글둥글해진다는데 언제부터 내 마음은 뾰족뾰족한 가시가 된 것일까? 초심으로 돌아가봐야겠다.
역시 초심으로 돌아가기 위해서는 치료가 필요하고, 치료 중에 으뜸은 금융치료다. 그렇기에 20일에 찍힐 작지만 소중한 월급을 기다리며, 스텔라장의 '월급은 통장을 스칠 뿐'을 들으며 힘내본다.
메마른 통장에 단비 같은 너, 월급아 치료해 줘서 고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