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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TAYLOR Jun 14. 2021

Wework로 알아보는 SPAC

알쓸글잡의 두 번째 날

알쓸글잡에서는 CrunchBase Daily 소식을 보며 어떤 스타트업에 대해 얘기할 지 주제를 정합니다. 

매일매일 쏟아져 나오는 스타트업 투자 소식 속에서 최근 가장 떠오르는 주제가 있습니다. 


바로 SPAC입니다. 

사실 한국에서 스펙(Spec, Specification)은 한 사람이 쌓아온 '눈에 보이는'경험을 의미하는 단어로 익숙합니다. 대표적으로는 취업 전, 결혼 전 등 누군가를 보다 효율적으로 판단하는 데 사용되는 기준으로 사용됩니다. 


오늘 설명하려는 스팩(SPAC,Special Purpose Acquisition Company)은 상장만을 목적으로 하는 페이퍼 컴퍼니입니다. 자금 조달이 가장 큰 이슈인 스타트업에게는 빠르게 상장을 하여 자금을 조달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습니다. 


스펙과 스팩 모두 효율적이라는 공통점이 있는 것 같습니다. 이론상으로는 스펙만 집중해도 좋은 곳에 취업을 할 수 있고, 스팩에 들어가기만 해도 빠르게 돈을 벌 수 있으니까요.


하지만 많은 사람들이 이 두 단어에 의심을 하는 모습을 종종 보입니다. 과정이 복잡해서 일까요? 아니면 단순히 믿지 못해서 일까요? 이번 알쓸글잡 스터디에서는 SPAC에 참여한 Wework에 대해 알아보면서 좋아만 보이는 SPAC을 완전히 믿지 못하는 이유에 대해 알아보고자 합니다. 



다사다난한 스타트업 WeWork

패스트파이브에서 스터디 그룹 알쓸글잡은 오늘 대표적인 경쟁 스타트업 Wework에 대해 알아보았습니다. Wework는 2010년 설립된 대표적인 코워킹 스페이스 스타트업입니다. 자유롭고 미국적인 느낌을 물씬 풍긴 스타트업은 국내에 2016년에 진출하고 큰 인기를 끕니다. 현재 WeWork는 118개의 도시에 741개의 지점을 가지고 있습니다.

이렇게 공유 경제 스타트업에 트렌드를 이끈 Wework는 2019년부터 지금까지 모든 이슈의 집약체가 되었습니다.


2019년 IPO를 준비하던 Wework는 기업 이익이 100%를 넘게 증가했으나 현금을 비정상적으로 많이 사용하는 문제를 포착합니다. CEO 아담 뉴먼이 공금을 횡령하여 사용하고 있었던 것입니다. 뿐만 아니라, CEO는 공금으로 마련한 개인 비행기 내에서 대마를 피우기도 하며 의심스러운 기업 지배구조가 연속적으로 발견되었습니다. 이로 인해 기업 가치가 200-300억 달러 하락하게 되었고, 결국 주요 투자사인 SoftBank가 IPO보류를 압박하면서 상장이 무기한 연기가 되게 됩니다. 


그리고 2020년 결정타인 COVID-19에 직면하게 됩니다. '오프라인 경험'이 핵심인 Wework에게는 타격이 될 수 있었습니다. 하지만 오히려 재택 근무, 자유로운 일 문화를 이미 자연스럽게 도입한 Wework는 위기를 계기로 2019년의 수치를 회복합니다. 


WeWork 스펙에 인수되다

이후 스타트업계 이슈 아니, 트렌드 메이커 Wework는 SPAC기업 BowX에 인수됩니다. 그리고 이 인수를 통해 BowX는 약 13억$의 가치를 얻게 됩니다. 

BowX은 WeWork를 인수한 것 말고는 사실 이렇다한 활동을 하는 회사가 아닙니다. 심지어 공식 사이트에서도 기업 설명이 두 줄에 그치고, 두 장의 팀원 사진이 있는게 모두입니다. 하지만 기업 가치는 약 1조를 넘습니다.

BowX의 사이트는 단순하지만, SPAC의 개념은 사이트만큼이나 단순하진 않습니다. 


SPAC이라는 기업이 스폰서를 통해 설립을 하고 일반 투자자를 통해 공모주 청약을 받습니다. 그리고 2년 동안 자신과 합병할 스타트업들을 모색합니다. 마치 자신이 그린 밑그림에 다른 스타트업 주식의 색을 입히는 것 같습니다. 합병에 성공한다면 SPAC의 주식들은 스타트업의 주식으로 교체 됩니다. 즉 BowX에 공모된 주식을 구매하게 되면 Wework의 주식 + a(다른 스타트업)을 구매하게 되는 것 입니다. 하지만 SPAC 기업이 인수합병에 실패한다면 2년 뒤 원래의 공모가를 돌려 받게 됩니다. 공모주 청약에 당첨된 사람들은 크게 잃을 것이 없어 보이지만, 그 이상으로 구매한 사람들은 골치가 많이 아플 것으로 예상됩니다.


Wework는 상장을 통해 자금을 형성하고, 투자자는 전세계 1위 공유 오피스 Wework 주식을 산다는 윈윈의 모습을 보일 수 있습니다. 하지만 말도 많고 탈도 많은 Wework가 2년동안 어떤 기업을 인수하고, 또 패스트파이브 같은 로컬 공유 오피스와의 경쟁에서 그때까지 굳건할 수 있는 지 주목해봐야 할 것 같습니다. 


SPAC을 알아보면서 세상에는 똑똑한 방법으로 돈을 만드는 사람들이 많은 것 같다는 느낌을 받았습니다. 하지만 빠르고 효율적인 방법이라고 말해줘도 알게 모르게 의심이 생기는 건 왜 일까요. 아마 이번 세상에서 돈 벌기는 글렀나 봅니다.



Taylo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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