넌 밥 하는 거 말고 할 줄 아는 게 뭐냐?

밥 하는 아내, 세월아 흘러라.

by 지인



"밥 때는 잊어버리지도 않고 오네."


식구들의 배고프다는 소리에 벌떡 일어났다. 그리고 부엌으로 향했다. 냉동실의 간편 식품들 중 고른다.

런닝맨 프로에 빠진 세 남자들에게 먹고 싶은 것이 무엇인지 물어도 답이 시큰둥. 고민은 나 혼자의 독백처럼 공기를 가른다. 결국 돈가스 선택. 냉동을 레인지에 돌려 조금 해동하고 프라이팬에 기름을 두르고 튀겨낸다.


그리고 다음 메뉴를 고민한다. 돈가스 딸랑 식탁에 놓기 미안해서, 고심 끝에 시금치 발견.

"시금치 된장국 끓여볼까? 괜찮아?"


또 답 없는 나의 질문.

이 공간에 혼자 있는듯한 느낌. 순간 밀려드는 외로움과

깊은 우울감. 눈물이 나올 것 같은 순간을 꾹꾹 누른다.

그리고 두통이 시작되었다.

두 달 전 혈압 상승으로 느꼈던 그 두통이다.

생각해 보니 아침에 서두른다고 약을 깜박한 것 같다.

아닌가? 밥은 안 먹었어도 약은 먹었나?

기억이 가물거려 도통 생각나지 않는다. 머릿속이 안개가 낀 아침인 듯 흐릿하다. 그리고 저녁 준비를 계속하며,


"아, 아파. 머리가 너무 아픈데."


또 대답 없는 순간 나의 혼잣말이 중얼거리듯 계속 입 안에 쑤셔 들어간다. 겨우 식탁을 차려내었다.

시금치 된장국, 치즈돈가스, 안심돈가스, 등심돈가스, 구운 김, 마른반찬으로 겨우 상을 차리고


"반찬이 없네. "


"아니야. 잘 먹을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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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 살에 멈춰버린 나를 데리고, 마흔의 문턱에서 비로소 입을 뗐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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