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리뷰] 내 남편 곧 깨어난단 말이에요...!

#001. <성실한 나라의 앨리스>에서 볼 수 있는 가치관 혼란

안녕하세요. 형아쌤입니다.

가끔 영화를 즐겨 보는 형아쌤인데요.


영화에서 볼 수 있는 심리학적 이론 및 형아쌤의 견해를 논해보는 시간을 가져보려 합니다.

자, 시작하겠습니다.



리뷰 한 스푼의 스타트를 끊어줄 영화는 바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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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실한 나라의 앨리스> 입니다.


※ 형아쌤의 반짝 평점


참신성 : ★★☆☆☆

(소재 자체는 익숙한 소재입니다.)

몰입도 : ★★★★☆

(이정현씨의 미친 연기력!!!!)

메시지 : ★★★☆☆

(돈 앞에서 소중한 가치를 잃어가는 과정을 너무도 적나라하게!)

심 리 : ★★★☆☆

(수남의 심리 변화에 극단적인 면이 있으나, 말이 안 되는 것도 아닙니다. 오히려 규정의 미묘한 심리 선상이...크흡...)

전 체 : ★★★☆☆

(끝까지 보고나면 "뭐여?!" "어휴..." "하아..." 이 세 반응 중에 하나를 하실 것 같네요.)





대략의 줄거리를 살펴보자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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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안해요, 그러니까 내가 죽이는 거 이해해주세요.

전 그저 행복해지고 싶을 뿐이에요.

제가 이래봬도 스펙이 좋거든요.

제 자랑은 아니지만 자격증이 한 14개? 어렸을 때부터 손으로 하는건 뭐든지 잘했어요~

근데 결국 컴퓨터에 일자리를 뺏겼죠.

그래도 다행이 취직도 하고, 사랑하는 남편까지 만났어요. 그래서 둘이 함께 살 집을 사기로 결심했죠.

잠도 줄여가며 투잡 쓰리잡 열심히 일했어요.

근데 아무리 꾸준히 일해도 빚은 더 쌓이더라고요.

그러다 빚을 한방에 청산할 기회가 찾아왔는데!

왜 행복을 방해하는 사람들이 자꾸 생기는 걸까요?

이제 제 손재주를 다르게 써보려고요.

더 이상 당하고만 있지 않을 거예요!

5포세대에 고함!

열심히 살아도 행복해 질 수 없는 세상,

그녀의 통쾌한 복수가 시작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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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고 영화 소개에 적혀있네요.

제가 보는 관점과는 좀 달라서 놀랐습니다.

저는 이 영화가 5포 세대를 위한 고함이 아니라

가치관이 역전되어버린 인간의 순수한 광기로 보았거든요.


궁금하신 분은 영화를 보시는 것을 추천합니다 ^_^




1. 심리 상담, 한 스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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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가 처음 시작하자마자 상담 장면이 나옵니다.

전공생으로써 참으로 반가웠어요. 하지만 이내 '으응?' 싶었습니다.


본 영화에서 상담가는, 울고 있는 내담자를 차가운 시선으로 보며 시계를 쳐다봅니다.

그리고 한참을 울다가 이제 이야기를 시작하려는 내담자에게 이렇게 말하죠.


"지금 너무 흥분하셨어. 이래선 상담이 안 돼.

다음에 진정 좀 되었을 때 다시 상담해요."





정말 그럴까요?


제 개인적인 생각이지만 이 영화에서 나온 상담가는 전문적인 교육을 받고 수련과정을 거친 상담가는 아닐 것입니다.

그냥 면사무소 상담 내지 고충을 토로하는 곳에 있는 사람이라고 할 수 있겠네요.


상담에서 내담자의 눈물은 상당히 귀하고 소중합니다.

그 어떤 경우에도 눈물에는 강력한 정서가 담겨 있기 마련이니까요.

그래서 상담가는 내담자가 울고 있을 때 섣불리 위로를 할 수도, 말릴 수도 없습니다.

그 감정이 격하든 아니든 눈물엔 정서가 실려 있으니까요.

그리고 그 정서를 비우고나면 그 울림은 비로소 심장에 퍼지기 때문이지요.


내담자가 울고 있을 때 지치고 귀찮은 표정으로 내담자를 바라보고 있는 이 상담자.

물론 매일 같이 반복되는 하소연과 눈물에 지쳤을지도 모르지만, 진정한 상담가라면 이래서는 안 됩니다!!


그렇지만 이렇게라도 원없이 울 수 있는 공간과 장소를 필요로 하는 사람이 있다는 것

다른 차원에서 또한 씁쓸한 사실이 아닐 수 없습니다.



2. 심리 상담, 두 스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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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남은 상담실에 들어가서 상담가를 의자에 묶고 대뜸 음식을 권합니다.

책상 앞에 칼이 꽂혀있고, 주변에 도울 사람은 아무도 없고...


저 역시 상담을 할 사람으로써 이런 일이 있을 수도 있겠구나 생각하니 등골이 오싹했어요!!




자, 그러면 생각해봅시다.


만약 상담가가 신변의 위협을 느낄만한 상황이라면 어떻게 해야할까?

① 그래도 나는 상담가다! 그 상태로 상담을 지속한다.

② 내담자에게 울고불고 빈다.

③ 기왕 이렇게 된 거 청와대로 간다.

④ 경찰에 신고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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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답은 무엇일까요?

사실 형아쌤도 어떤 게 정답이라고는 못 하겠지만...

저라면 4번을 선택할 것 같네요.


1번은 상담 관계에서 있어야 할 대등하고 인간적인 존중이 없는 상태이기 때문에 문제가 됩니다.

자신이 속박 당한 상태인데 내담자의 이야기를 공감하며 들어줄 수 있는 사람은 별로 없겠죠.

분명 이런 상황이라면 '어서 저 내담자의 마음을 녹여서 이 속박을 풀게끔 만들자!' 하는 상담 외의 목표가 생길 것입니다.

그런 상황에서의 상담은 그저 방법론이지 진심과 진심이 통하는 것이라곤 할 수 없겠네요.

즉, 상담가가 지녀야 할 진실성에 위배됩니다.


2번 역시 상담 관계를 깨는 행동이죠. 상담 관계란 지금까지 겪어본 그 어떤 관계와도 차이가 있는 새로운 종류의 관계입니다.

이는 부모자녀 관계 같은 무조건적 헌신의 관계도 아니며, 친구 관계 같은 막역한 관계도 아닙니다.

사제 관계 같은 가르치고 배우는 관계도 아니고, 당연한 말이지만 남같은 관계도 아니죠.


형아쌤이 생각하는 상담 관계란, 내담자가 그 어떤 것도 공개할 수 있다는 안정감을 바탕으로 자신에 대한 감정적 해소, 인지적 통찰, 행동적 학습과 다짐을 하고, 그를 위해 자비와 사랑을 바탕으로 들어주는 상담가가 있는 관계. 또한 이 관계는 영원하지 않고 내담자의 상담 성과에 따라 언제든지 이별할 수 있는 관계 입니다.


그렇기에 울고불고 비는 순간 상담가는 내담자의 고충을 품고 함께할 수 없게 됩니다.

그렇기에 이 역시 상담을 지속할 수 있는 방법은 아니겠네요.


3번...은 넘어갈게요.


4번. 이런 말을 할 수도 있겠습니다.

"아무리 그래도 상담 중 일어난 일은 비밀 보장을 해야 하지 않나요?"

그렇죠. 비밀보장은 상담가에게 우선시 되는 필수 윤리 중의 하나입니다.

그렇지만 이 상담가 윤리에도 몇 가지 예외 상황이 있습니다.


(1) 내담자의 생명이나 사회의 안전을 위협하는 경우가 발생한 경우에 한하여 내담자의 동의 없이도 내담자에 대한 정보를 관련 전문인이나 사회에 알릴 수 있다. 이런 경우 상담 시작 전에 이러한 비밀보호의 한계를 알려준다.

(2) 내담자가 감염성이 있는 치명적인 질병이 있다는 확실한 정보를 가졌을 때, 상담심리사는, 그 질병에 위험한 수준으로 노출되어 있는 제 삼자(내담자와 관계 맺고 있는)에게 그러한 정보를 공개할 수 있다. 상담심리사는 제 삼자에게 이러한 정보를 공개하기 전에, 내담자가 자신의 질병에 대해서 그 사람에게 알렸는지, 아니면 조만간에 알릴 의도가 있는지를 확인한다.

(3) 법적으로 정보의 공개가 요구될 때에는 비밀보호의 원칙에서 예외이지만, 법원이 내담자의 허락 없이 사적인 정보를 밝힐 것을 요구할 경우, 상담심리사는 내담자와의 관계를 해칠 수 있기 때문에 정보를 요구하지 말 것을 법원에 요청한다.

(4) 상황들이 사적인 정보의 공개를 요구할 때 오직 기본적인 정보만을 밝힌다. 더 많은 사항을 밝히기 위해서는 사적인 정보의 공개에 앞서 내담자에게 알린다.

(5) 만약 내담자의 상담이 여러 전문가로 구성된 팀에 의한 지속적인 관찰을 포함하고 있다면, 팀의 존재와 구성을 내담자에게 알린다.

(6) 상담이 시작될 때와 상담과정 중 필요한 때에, 상담심리사는 내담자에게 비밀 보호의 한계를 알리고 비밀 보호가 불이행되는 상황에 대해 인식시킨다.

(7) 비밀보호의 예외 및 한계에 관한 타당성이 의심될 때에 상담심리사는 동료 전문가의 자문을 구한다.

[출처 : 한국상담심리학회 윤리강령]


그리고 상담가를 포함, 내담자 주변 인물의 신변 위험이 있을 경우에는 비밀 보장을 지속하지 않아도 되는 것입니다.

사실 다양한 상황에서 굉장히 애매한 문제에 봉착하기는 하지만...

그래서 이런 경우에는 아무리 상담가라고 하더라도 국번 없이 112 입니다.

(물론 이 영화의 경우에는 경찰이 왔어도 결과는 달라지지 않았을테죠...)


3. 수남의 심리 상태, 한 스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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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둘이서 가장 사이좋은 장면을 찾다보니 그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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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정현씨... 영화를 보는 내내 그 몰입감 넘치는 연기력에 놀랄 수밖에 없었습니다.


이정현씨가 맡은 수남이라는 캐릭터는 감정이 상당히 메마른 인물입니다.

하지만 이런 수남이 정서적인 동요를 확실하게 보이는 것이 있는데요. 그것은 바로 '돈'에 관련된 일입니다.

수남에게 있어서 돈은 '남편을 살릴 수 있는 것', '남편의 사랑을 얻을 수 있는 것', '그렇기에 그 무엇보다도 소중한 것' 이죠.

그래서 수남은 돈에 집착합니다. 점점 인간적인 감정을 무디게 만들어가면서요.

새벽 일찍부터 저녁 늦게까지 일을 하면서도 전혀 버겁게 느끼지 않습니다. 돈을 벌어야 하니까요.

서명을 받다가 군인에게 얼굴을 맞아도 울지 않습니다.

하지만 그 후 서명 종이가 찢어져 다시 서명을 받을 때가 되니 그제서야 울기 시작합니다.

남편이 식물인간에서 깨어나지 못 하는 이유가 돈이 없어서라고 생각합니다.

돈을 벌어서 병원비를 갚으면 의사가 남편을 깨울 수 있을 거라 여기죠.

이렇게 점점 돈이라는 가치가 1순위가 되면서 점점 그녀의 안에서 다른 소중한 것의 가치는 빛을 잃어갑니다.

심지어 후반부에는 경찰에게 속상한 표정으로 이렇게 이야기하죠.


"안 돼요. 내 남편 곧 깨어난단 말이에요."


살아가기 위해 오로지 '돈'에 집착할 수 밖에 없는 현실.

그 현실 속에서 점점 가치를 잃어가는 사람들.

그것을 다소 충격적이고 광기어리게 보여준 것이 이 영화라고 볼 수 있겠습니다.




수남(이정현)의 감정선과 규정(이해영)의 미묘한 감정선을/ 또는 실태 고발적 먹먹한 영화를/ 잔인하고 자극적인 영화를 원하시는 분은 이 영화 한 편 어떨까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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