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추야 (야생 고양이) 그동안
고마웠다

by 김시을

2022년 가을 어느 날, 농사짓는 밭에 까만 눈동자를 가진 야생 새끼 고양이 한 마리가 찾아와서 마음이 설렜던 그때를 생각하면 행복해진다. ‘내일도 또 올까 ‘ 하며 대추를 기다리던 시간이 어느덧 4년이 순식간에 지나갔다.


그동안 우리는 매일 만나는 즐거움도 누렸다. 대추는 밭 입구까지 나와 우리를 기다리곤 했다. 눈이 오나 비가 오나 빠짐없이 밭으로 나가 필요한 사료나 생선, 고기 등을 챙겨주면 맛있게 먹으며 건강하게 자랐다.


어느 날은 온몸이 성하지 못한 채 나타나기도 했다. 손등에는 피가 나고 눈은 충혈되었다. 다른 고양이들과의 세력 다툼에서 어린 몸으로 많이 다친 것 같다. 그 모습이 안쓰러웠는데, 지금은 몸집도 커지고 어느새 주변에서 우두머리 노릇을 한다니 대견하기만 하다.


미운 정 고운 정이 다 들었다. 예쁠 때도 많았지만, 미울 때도 있었다.

대추에게 생선을 주려고 손을 내밀었는데 갑자기 앞발로 오른쪽 손등을 할퀴어 피가 나기도 했다. 병원에 가서 주사와 약으로 치료받아야 했다. 또 밭에 정성껏 심어놓은 씨앗이나 모종한 것을 전부 뒤집어 놓았을 때는 속이 상하기도 했다.


대추는 혼자서도 잘 노는 영리한 녀석이었다. 쥐를 잡아 없애주기도 하고 밭에서 대소변을 본 뒤 흙으로 덮어놓은 모습을 보면 기특하고 대견했다. 따뜻한 양지에서 졸다가 밤에 돌아다니는 야행성 동물이라고 한다.


얼마 전에는 대추가 한동안 보이지 않아 우리 곁을 떠난 줄 알고 서운한 마음이 들었다. 그런데 윗집 앞에서 우연히 다시 만났다. 반가워할 줄 알았는데 아무렇지도 않은 듯한 모습에 섭섭했지만 그 집에서 돌봐 주며 먹이로 생선, 고기 통조림 준다고 하여 마음이 오히려 놓였다.


이제 대추도 훌쩍 자란 청년이 되었다. 그동안 우리 곁에서 함께하며 우리를 만나는 즐거움도 주고, 같이 있으면 든든하여 정서적으로 안정도 주어 그동안 고마웠다. 대추야 어디서 지내든지 건강하게 잘 지내라.

그리고 가끔은 우리 밭에도 놀러 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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