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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책수다 왕언니 Jun 30. 2023

7_토론 고수되는 책읽기 방법

        우리가 책을 읽고 얻고 싶은 것도, 얻는 방법도 개인마다 다를 것이다. 공부법과 마찬가지로 독서법도 나만의 방법을 찾는 것이 효과적이라고 생각한다. 어릴 때부터 책을 좋아하고 많은 시간 활자를 읽었던 나는 자연스럽게 속독에 익숙하다. 중고등학교 때는 할리퀸 문고라고 하는 로맨스 소설에 심취해 있었다. 친구들끼리 돌려보거나 만화방에서 빌려보면, 짧은 시간안에 책을 읽어야 한다. 그러면서 자연스럽게 속독이 훈련되었다고 생각한다. 물론 야한 문장이나 중요한 부분은 여러번 되풀이 해 읽었지만 말이다.


        현재 나는 속독을 하지 않는다. 책을 읽는 1차적인 목적이 독서토론이나 벽돌책 깨기 등 스터디 모임이기 때문이다. 독서대에 책을 세워 놓고, 그 앞에는 노트와 볼펜을 놓는다. 소설도 예외가 아니다. 그러나 육아서나 학습서, 요리책, 에세이는 예외다. 배경지식을 많이 갖고 있고, 이해가 어렵지 않은 책은 쇼파에 앉아 편하게 읽기만 한다.


       비문학 책은 요약정리를 하면서 읽는다. 나중에 인용하고 싶은 좋은 문장은 필사한다. 가끔 네이버 메모장에 저장해 놓기도 한다. 쓰면서 읽지 않으면 텍스트들이 머릿속을 스치고 지나가는 느낌이다. 특히 내용을 다시 되짚어 말해야 하는 경우에는 읽었던 시간이 아까울 정도로 무용지물이다. 그래서 나는 시간이 걸리더라도 노트에 나만의 방식으로 필기를 해가며 읽는다. 요약할 때 핵심단어나 용어설명을 제외하면 나만의 말투로 설명을 적어놓는다. 그러면 나중에 책을 다시 펼치지 않아도, 노트만 한번 훑어보면 쉽게 상기된다.


       문학책도 토론을 하기위한 목적이라면 적어가며 읽는다. 5년전 처음 독서토론을 할 때는 인상깊었던 문장을 필사하는 목적으로 적기 시작했다. 현재 독서동아리를 운영하는 나는 필사 뿐 아니라 인물의 성격, 사건, 특징, 나의 생각등을 정리하는 느낌으로 적는다. 특히 인물의 특징적인 묘사는 꼭 남긴다. 이때도 소설에 나온 문장을 베끼기 보다는 나만의 말투를 사용한다.


       요약정리하며 책 읽기에 장점은 두가지이다. 첫째 책의 전체적인 내용을 이해하는 데 도움이 된다. 우리가 문학을 읽을 때 중점을 두어야할, 작가의 세계관과 주제의식을 파악하는 데 도움이 된다. 특히 소설은 내가 잘 알거나 관심있는 부분만 집중하기 쉽다. 그렇다보면 다양한 인물, 사건을 통해 작가가 이야기하려는 주제의식을 놓치기 다. 필기를 해 놓고 나중에 훑어보면 내가 편협하게 읽지 않았는지 확인할 수 있다.


       둘째는 말을 할 때 조리있게 할 수 있다. 단순히 기억에 의지한 말하기는 논점을 흐리기 쉽다. 논리적이지 않으면 중언부언하게 되고, 같은 말과 내용을 반복하게 된다. 하지만 필기를 하면서 읽었다면 머릿속에 핵심내용이 저장되어 있어, 말이 논리적이다.


       독일의 아비투어는 대학입학 자격시험이다. 우리나라의 수능과 비슷하다고 할 수 있다. 수능과 달리 아비투어는 모든 문항이 주관식이라고 한다. 독일인들은 어릴 때부터 토론식 수업을 받고, 주관식, 구술 시험에 익숙하다. 몇일전 교육부에서 '2022교육과정'을 발표했다. 현 중학교 2학년인 아들이 고등학교에 입학하면 고교학점제가 처음 시행된다. 이에 맞춰 수능도 개편하는 데 주관식 시험비중을 늘릴 수도 있다는 예측이 나온다. 아직 수능개편안은 확정되지 않았다. 나도 목빠지게 기다리는 중이다.


       나는 아들에게 나의 방법을 전수할 생각이다. 키보드에 익숙한 세대라 손으로 쓰는 걸 싫어하지만 조언해 주고 싶다. 나의 노하우를 토대로 자신만의 방법으로 업그레이드 할 것이라고 믿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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