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서동아리 모임의 성격을 어떻게 정할 것인가를 결정해야 한다. 사실 그 모임에 참석하는 사람들이 어떤 목적을 가지고 오느냐에 따라서 결정될 문제 이긴 하지만 말이다. 사실 경기도 외곽의 신도시 낮시간에 독서모임에 참여할 수 있는 직장인들은 없다. 그렇다 보니 모두 전업주부들이다. 총 10명 중에서 나를 제외하고 두 명은 현재 육아휴직 중인 교사들이고, 한 명은 자녀가 없는 학원강사여서 오전시간에 가능하다. 이들에게 어떤 모임을 원하는지는 사실 그들 자신도 잘 모른다. 다들 독서토론 모임이 처음이기 때문이다.
그렇다 보니 꽤 오랫동안 여러 모임을 경험해 본 내가 자연스럽게 멘토 역할을 하게 되는 것 같다. 사실 멘토 역할을 하면서, 독서문화를 펼치고 싶다는 원대한 꿈이 없었다고는 하지 못한다. 그렇기에 책 선정부터 모임참석자들에게 간단한 서평을 쓰도록 독려하는 일은 꽤 품이 들어간다. 특히 책 선정에 대한 고민과 토론논제를 정하는 일이 노력을 요구한다.
예전 동아리를 함께 했던 K는 모임의 목적이 인간관계의 구축이었다. 그래서 완독을 하지 않아도 모임에는 참여해야 한다는 주장이었다. 하지만 나는 생각이 다르다. 완독 하지 않은 참석자가 많을 때는 책 내용과는 별개인 사적인 문제로 빠지는 경우가 많았다. 열심히 책을 읽은 사람들은 시간이 낭비된다고 느껴진다. 나는 책을 읽고 텍스트를 분석하고, 말을 하면서 생각을 정리하는 것이 독서력을 향상할 수 있는 가장 좋은 방법이라고 확신한다. 그렇기에 완독은 기본이다. 사실 모임에서 청강이 아닌 주체적인 토론자가 되려면 유튜브를 보거나 검색을 통해 저자와 관련된 배경지식까지 공부하고 와야 한다. 그래야만 노력한 효과를 2배, 3배 얻을 수 있는 것이다.
그렇지 않다면 몇 년을 독서동아리에서 활동한다고 할 지라고 남는 것이 없을 것이다. 물론 청강을 하고 난 후 서평을 쓰는 일을 게을리하지 않는 다면 그것은 논외로 칠 수 있다. 나만의 식견을 넓히는 데, 이렇게 가성비 좋은 방법은 없다.
게다가 모임은 철저히 논제를 중심으로 구성되어야 한다. 나는 주로 논제를 만들때 '챗 GPT'를 이용한다. 챗 GPT가 만들어낸 질문을 토대로 나의 생각을 곁들어 편집하여 만든다. 그래서 요즘에는 혼자 질문을 만들 때보다 훨씬 시간을 단축시킬 수 있었다. 정말 똑똑한 비서를 둔 것 같아 만족하며 사용하고 있다.
나는 현재 운영하고 있는 독서동아리의 성격을 동아리 개인들의 독서력 향상에 둘 것이다. 물론 각자의 노력여하에 따라 실력의 향상 정도는 달라질 것이다. 그렇기에 나의 역할은 철저히 멘토의 역할로 집중하겠다. 올해는 세계문학 중에서 200페이지 내외의 비교적 짧은 소설들로 선정도서를 정했다. 내년에는 그간 유행했던 베스트셀러들을 다시 읽어보고, 왜 그 책들이 많이 읽혔는지에 대한 이유를 생각해 보는 기회를 갖고자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