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 전역 후, 첫 회사를 들어와서 일한지 3주가 되어가고 있다.
예상은 했지만 너무 많은 인사이트 인풋이 들어와서, 기록으로 남기지 않으면 배움이 휘발될 것 같아 TIL(Today I Learned) 작성을 시작해보려고 한다. Daily 단위로 작성하기는 힘들것 같고, 1주 2개 이상씩은 브런치 발행하는것이 목표인데 가능할지 모르겠다 ..ㅋㅋ
첫번째 주제는 '권한과 책임, 자율성' 에 관한 것이다.
작년에 사이드프로젝트를 하면서 '권한과 책임'에 대해 고민해본 적이 있다. 프로젝트를 진행하며 R&R 문제, 의사결정자를 누구로 할 것인가에 대한 문제가 있었다.
사실 사람들은 대부분 기본적인 논리적 사고는 할 줄 알기때문에, 누구나 납득 가능한 데이터를 근거로 이야기하면 합의를 통해 의사결정이 빠르게 이루어진다. 이렇게 결정되면 누구도 불만을 가지지 않을 수 있고, 또 빨리 결정되기 때문에 여러모로 리소스를 아끼게 된다.
문제는 근거/데이터가 첨예하게 대립하거나, 믿을 수 없거나, 근거/데이터로 의사결정이 불가능할 때 발생한다. a의 말도 맞고, b의 말도 맞으면 누군가가 의사결정 권한을 가지고 '빠르게' 결정한 뒤 잘못된 의사결정이었다면 빠르게 고쳐내는 것이 좋다.
이 '권한'은 책임을 지는 사람이 있어야 자연스럽게 권한의 무게가 생기는 것인데, 사이드프로젝트다 보니 책임의 소재가 불분명했다. 출자를 한 사람도 없었고, 누군가 굉장히 전문가여서 모두가 납득할만한 의사결정을 내리는 것도 아니었다.
그 이후로 나는 '권한'을 가지기 위해서는 '책임'을 져야하고, 그 책임은 결국 돈으로 지는 것이 가장 효과적일 것이라는 생각을 가지게 되었다.
현재 회사에서는 대표님이 억대 자본을 출자하였고, 법인회사라는 형태가 갖추어져 명확하게 의사결정 권한의 끝에 누가 있는지가 정해져있다. 하지만 이런 구조 안에서도 이슈가 있었는데, 어느 회사든 조직의 규모가 커지다보면 제품 개발의 micro한 영역까지 대표가 의사결정을 내릴 수는 없기 때문이다. (그럴 시간과 여유가 없음)
그렇다면 실무자가 의사결정 권한을 가지고 가는 것이 보통이다. 전문성을 발휘하여 자기 영역에 있어서는 결정권을 가져야 한다.
그러나 문제는, 새롭게 제기되는 '의견'에 대해 그 기획/디자인/개발에 대한 의도를 설명하고 합의하는 것도 실무자 입장에서 부담스럽고 리소스 비효율적인 일이다. 그렇다고 새롭게 제기되는 의견을 무시할 수도 없는 노릇아닌가. 또한 실무자가 의사결정권한을 전적으로 가지는 것에 부담스러워하는 경우도 있으며, 실무자의 전문성과 관련없는 의사결정도 있기 마련이다.
의사결정권자가 '의사결정 원칙'을 팀원들과 토론하고 수립하여, 문서화&공유하면 이런 효과를 얻을 수 있다.
1. 의견 발의자는 의견 제기 전에 기존 제품 기획/디자인/개발 의도를 이해하고 파악할 수 있음.
2. 원칙을 만드는 과정에 각 포지션의 팀원들 의견을 듣고 반영하는 과정을 거치기 때문에, 민주적인 의사결정이 가능함
3. 뚜렷하게 명시화된 원칙 하에 의사결정이 이루어지므로 실무자의 빠른 결정이 가능함
단, 여기서 주의할 점이 두가지가 있다.
실무자의 전문성 발휘가 불가능할 정도로 구체적이면 안된다. (ex. 버튼의 색상은 초록색으로 한다 등) 반대로 너무 추상적이어서 원칙이 있으나마나 하면 안된다.
사실 이렇게 말하는건 쉽지만 막상 원칙을 세우려면 '추상'과 '구체화'의 중심점을 잡는게 어려워서 보통일이 아니다.
TIL. 의사결정은 책임을 기반으로 이루어지되, 일관적이고 효율적인 의사결정을 위해 '원칙'을 세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