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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언데드 Jun 08. 2023

대중문화의 형성과 변화 [대중문화의 이해_2부]

대중문화 형성의 사회적 배경


대중문화는 언제 형성되었는지 정확하게 설명하기 어려운 개념이며, 이는 자체적으로 모호함을 내포하고 있다. 문화의 형성과 변화는 전체사회의 변화와 함께 긴 시간을 두고 서서히 이루어지는 것이기 때문이다. 오랜 시간에 걸쳐 근대사회의 발전과정에서의 대중문화는 우리 사회를 이루었고 일상에서도 주요한 요소로 형성되어 왔다. 


■ 근대사회의 특성


1) 특정한 영토경계 안에서 작동하는 국민국가의 등장

2) 상품 생산과 소비, 사유재산권에 기반한 화폐교환 중심의 시장경제

3) 사회적 분업과 성별 분업

4) 전통적 종교관의 쇠퇴와 개인주의, 합리주의와 물질주의 가치관


대중문화는 시민혁명 등 근대사의 격변기를 지나왔다. 이에 대중은 정치적˙사회적˙경제적 영역에서 평등한 권리를 요구했고, 이를 토대로 민주주의의 확산을 불러왔다. 대중의 평등주의적 요구는 문화예술의 영역에서 주로 표출되었고, 이것이 교육의 보편화, 커뮤니케이션 기술의 진보, 여가시간의 확대 등에 의해 현실화되었다. 


근대사회가 성립하기 전, 봉건주의 체제에서 사회는 엄격한 계급질서에 의해 지배되었다. 피지배 서민계층은 지배계층의 억압을 회유하려 민속예술(Fork arts)을 향유했고, 이는 삶 속에서 자연스럽게 형성된 민속문화로 정의되었다. 귀족들은 전문적이고 고급스러운 문화예술을 즐겼으며 예술인들 사이에서도 전문 예술인들을 교육하는 교육체계가 존재했다. 예술인은 성직자들의 후원을 받아 예술작품을 생산하는 시스템을 경작시켰고, 예술인들은 자금과 명예의 혜를 입어 귀족들과의 교류를 유지할 명분과 신분을 유지할 수 있었다. 반면 피지배계층이 향유하는 민속문화는 원초적인 감정이 거칠고 다듬어지지 않은 생명력 있는 표현적 문화였다. 

시민혁명과 함께 봉건제가 붕괴하고 산업화가 이루어지면서 강고한 계급체제가 무너지기 시작했다. 이때 경제구조가 변화하면서 인구가 도시로 집중하고, 중산층이 형성되었다. 중산층의 문화적 욕구가 커지자 귀족들은 빠르게 몰락하게 된다. 예술창작가들은 도시의 중산층을 주 고객으로 모시게 되었으며 고급문화의 전통에 민속문화의 자원을 혼합한 문화를 생산하게 되는데, 이를 통해 근대적 대중문화가 형성되기 시작한다. 

20세기의 대중문화는 주로 그렇게 매스미디어를 통해 생산되고 확산된 문화로 채워지게 된다. 대중문화의 확산과 함께 문화영역 전반이 시장논리와 상업주의의 지배를 바게 되면서 과거 엘리트층의 전유물이었던 고급문화도 상업화되기 시작했다. 


대중문화를 다수의 서민들이 수용하는 포퓰러 컬처(Popular Culture)의 개념은 근대사회의 성립과 함께 등장했다. 그보다 더 좁은 의미의 매스컬처(Mess Culture)는 19세기말~20세기 초에 이르는 매스미디어의 발달과 함께 등장했다. 매스컬처로서의 대중문화는 매스미디어 산업과 기술에 의해 대량 생산된 문화를 의미하는데, 대량복제를 통해 동시에 다수의 대중을 상대로 했던 최초의 미디어가 바로 인쇄술이다. 인쇄술은 부르주아지에 의해 근대 계몽주의 사상을 전파하는 수단으로 활용된 바 있다. 이로써 시민혁명, 근대사회 진입의 결과를 낳았으며, 근대사회 성립 이후 부르주아 계급이 권력을 쥐면서 인쇄문화 내 오락성을 강화한 대중문화의 양산이 확산되었다. 이 시기에 '황색지'가 등장하게 되는데 미디어가 오락산업의 성격을 띠면서부터 등장한 것이며 매스미디어와 함께 대량 생산된 '대중문화의 시대'는 19세기 후반~20세기다.    


인쇄술은 거듭 기술적인 발전을 이루었고, 19세기 후반에 이르러 상당한 수준의 기계화가 가능하게 되었다. 19세기에 기차와 금고가 보급되면서 동시에 여유를 즐기는 취미인 책의 수요가 급증하였고, 이어 문고판이 출현하면서 출판은 대중적인 문화현상으로 자리 잡게 된다. 19세기 중반에는 1 페니 짜리 신문(페니 신문)에 의해 신문의 대중화가 촉발되었다. 대중지의 경쟁은 선정주의적 경향을 낳았고, 황색지라는 극단적인 상업지가 등장하기까지 이른다. 황색지에 이르면 광고수입이 판매수입을 능가하면서 오늘날의 대중적 신문으로 자리 잡게 된다. 


라디오는 19세기말 전파의 발견(헤르츠), 무선통신의 발명(마르코니), 3 극진공관(리 드 포리스트)의 발명을 통해 시작되었다. 초창기 라디오는 제1차 세계대전이 끝난 1920년대부터 대중미디어로 자리 잡게 된다. 1938년 미국에서 오손 웰스가 제작한 <우주 전쟁>이 방송된 건 대중적 문화 미디어가 등장했음을 알렸다. 

이후 에디슨이 1877년에 축음기를 발명하면서 오디오의 역사기 시작되었으며, 19세기말에 비닐 음반은 20세기말까지 대표적인 음반 형식이 된다. 1930년대에는 음반산업이 성장하면서 대중음악의 시장은 음반과 방송 중심으로 변화하였다. 1950년 로큰롤의 등장은 청소년을 소비의 매개체로 확산되었고, 이후 영미권의 대중음악은 전 세계를 지배하는 대중문화 상품이 되었다. 

영화는 1895년 프랑스의 뤼미에르 형제에 의해 개발되었다. 20세기 초 영화는 대중문화의 영역을 집권하는 대상이 되었으며, 할리우드 영화산업이 1920년대를 전후해 대표하게 되었고 이는 대중문화의 상징이 되었다.

제2차 세계대전 이후 TV 시대가 열리게 되어 보도되는 다양한 미디어는 일약 대중문화의 가장 중요한 미디어수단이 되었다. 


대중문화는 부를 창출하는 산업이 되었다. 이는 정치적 통제의 대상이 되었으며 정치적 영향력에 대한 논란도 그치지 않았다. 디지털 산업은 대중문화의 성격과 구도에 큰 변화의 주체가 되면서 서민들의 일상에까지 막대한 영향을 끼쳤다.  

테크놀로지의 발달과 정보사회의 도래는 각각의 장르 영역에서 근본적인 변화를 만들어 내고 있으며 장르의 고유한 특성이 사라지면서 매체 간, 장르 간의 모호함을 불러일으켰다. 영상, 음성, 텍스트를 자유롭게 조합할 수 있는 형태로 바뀌어감에 따라 멀티미디어는 커뮤니케이션의 전체적인 시스템을 지칭하는 계념으로 자리 잡았다. 최근에는 과학기술과 문학예술, 사회과학, 인문학 사이의 경계를 넘나들어 이들을 통합함으로써 문화적 진보와 예술적 창조를 도모하는 통섭(consilence)이 시대적인 흐름으로 주목받고 있다. 화상정보 처리의 고도화, 디지털화에 의해 문화상품의 표현형태는 자유로운 형태로 확대, 진화하는 추세다. 

원 소스 멀티 유즈(One source Multi-Use)가 콘텐츠 형식을 다양한 창구로 유통시키는 창구효과(window effect)를 내고 있는 전략으로써 자리매김, 즉 현대 디지털 유통의 흐름을 일반화시킨다고 볼 수 있다. 

어디서나 네트워크에 접속하여 정보를 소통할 수 있는 유비쿼터스(ubiquitous) 환경은 문화의 소비자를 자신으로 이끄는 선동적인 역할을 주도하고 있다. 여기서 새로운 계급갈등이 시작되면서 신기술에 개방적인 자들과 그렇지 못한 사람들 사이에는 정보격차 및 문화적 격차가 발생한다.    


적극적이고 능동적인 생산자로서의 수용자가 등장한 때는 고도 정보사회의 문화환경이 두드러지게 나타난 때이다. 수용자들은 특정한 내용은 물론 수용 공간 및 시간의 선택까지도 가능하다. 수용자는 문화의 수용자이자 생산자의 지위를 동시에 갖게 된다. 기술적 변화는 수용자 개개인이 문화의 주체이며 1인 방송 진행자(Broadcasting Jockey)나 1인 저널리스트 같은 새로운 직업을 창출하기도 했다. 이어 팟캐스트(Podcast)라는 새로운 미디어가 출현하기도 했다. 


종래의 대중문화 소프트웨어는 패키지 형식의 유통, 공중파를 이용한 네트워크 형식의 유통, 공간형식의 유통,으로 이루어졌으며 이에 따라 산업의 구조가 형성되었다. 패키지 형태의 문화상품은 사실상 상품으로써의 지위를 잃고 있다. 문화산업의 핵심은 소프트웨어, 콘텐츠가 주도하는 방향으로 움직이고 있다. 미디어들이 융합하는 디지털 컨버전스(Digital Convergence) 등이 서로 제휴하거나 합쳐지는 등 산업 간의 컨버전스가 이루어지는 현상은 대중이 주목하는 대표적 현상이다. 

정보사회는 국가 간의 문화적 경제를 초월한 이른바, 글로벌 문화를 실현해 가고 있다. 이는 각 지역의 문화와 섞이기도 하고 비판적으로 지구적 불평등, 환경문제, 소수집단의 권리 등의 문제를 환기시키기도 한다. 민주주의 가치가 확산되는 모습에 후발 국가들은 문화적 정체성의 심각한 위기를 맞고 있는 것도 사실이다. 이에 따라 문화산업에 대한 관심과 육성의 요구가 증대하고 있다. 예컨대 검열제도나 저작권제도 등 기존의 모든 규제형식과 제도적 틀을 재검토하고, 정보사회와 글로벌 문화의 시대에 대응하는 정책적 전환을 모색할 것이 요구되고 있다. 


김창남 외,『대중문화의 이해』, 방송통신대학교출판문화원, 2010.1.25, p29~39p (참고 및 요약)     


이미지 출처 : pixaba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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