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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언데드 Jun 07. 2023

공동체 [문화와 교양_10부]

지속가능한 지역공동체와 거버넌스

윗말, 아랫말과 같이 지명에서 지칭하는 ‘말’은 마실, 마을이다. villege, town, 동네가 말에 속한다. 마을 동(洞)에서 유래한 마을은 우리만의 전통 지리학적 관점을 지니고 있으며, 마을 동은 ‘같은 우물을 쓴다’는 뜻을 지닌다. 마을이 연결된 길은 도로, 차선과 같은 물리적 환경과 다른 중점적으로 큰길, 어귓길, 샛길, 안길, 골목길 등 길의 사용 여부에 따라 의미를 구성하고, 길과 연결된 하나의 공간이다.       

우리 고유의 전통적 공동체로는 혈연과 유교적 가치에 바탕을 둔 문중, 지역을 기반으로 하는 촌락, 협동적 노동양식인 두레, 상부상조의 규범인 계 등이 있다. 급격한 산업화, 도시화 과정을 겪으며 전통적 마을공동체 형태가 사라지고 지역과 공간을 넘어 다양한 분야에서 새로운 형태의 공동체가 등장했고, 현재 한국 곳곳에서 진행되는 마을공동체 복원시도는 기존의 토건 중심의 개발 패러다임을 지양하는 모양이 실현되고 있다. ‘사람, 삶, 터’의 관계를 사람중심으로 회복시키는 사람 중심의 발전양식을 재발견하려는 시도는 꾸준히 이어져 내려오고 있다. 마을 만들기는 물리적 환경개선사업이 아닌 사람중심, 마을중심의 사업으로 다양한 자원의 활용, 관계망의 새로운 구축 등 자원발굴형 내생적 발전양식이다.      


1) 공동체란?

- 구성원의 개별성보다는 전체의 공동성을 전제로 한 개념, 개체의 자율성과 전체의 통합 공유.

- 커뮤니티는 더불어 나누는 삶과 그 터전, 높은 인격적 친밀성, 정서적 깊이, 도덕적 헌신, 사회적 응집력, 시간의 연속성 등을 특징으로 형성된 사회관계 강조.

- 상호 의무감, 정서적 유대감, 공동의 이해관계와 공유된 이해력을 바탕으로 한 사회적 관계망 의미. 

- 사회학적 공동체의 정의에는 지역성, 사회적 상호작용, 공동의 유대라는 세 가지 주요한 구성요소 포함.     

2) 마을 만들기

좁은 의미의 마을 만들기 – 지역사회의 자원을 기반으로 다양한 주체가 연대 및 협력하여 주변의 주거환경을 점진적으로 개선, 마을의 활력과 매력을 높여 생활의 질을 향상하기 위한 일련의 지속적 활동.

넓은 의미의 마을 만들기 – 각 지역의 고유한 자원바탕으로 타 지역과 교류하고 협동하는 실천운동, 미래도시 및 국가 성립의 기본적인 명제, 동이 나 구까지 포함하는 공간적 개념과 공동체문화 등의 사회적 개념 총칭.     


- 마을 활동가들은 지속가능성을 변화의 역동성에 민감한 반응성, 다양한 이해관계의 포용을 포함, 사회적 합의 형성과 실행하는 데 필요한 효율성과 책임성을 갖춘 사회적 능력. 

지역을 물리적 공간 이상의 개념, 관계 체계인 공동체로 여김.

- 지역은 경제, 사회통합, 사회와 환경 저체의 관계를 관리하기 위해 가장 지속가능한 수준을 드러냄, 지역 공동체는 자치적이며 호혜적 관계가 드러나는 삶의 장소.

- 지역공동체는 주민이 자기 지역의 정치 및 행정의 주체가 되어 스스로 지역 사회의 문제를 토의하고 협의하는 과정을 통해 해결책을 결정하고 집행하며, 그 결과에 대해서는 권리와 책임을 동시에 요구하는 장소.     


- 지속가능한 지역공동체 구축을 저해하는 요인 : 양극화, 에너지, 지역불균형발전, 기후변화, 일자리, 취약한 거버넌스(공동의 목표를 달성하기 위하여, 주어진 자원 제약하에서 모든 이해 당사자들이 책임감을 가지고 투명하게 의사 결정을 수행할 수 있게 하는 제반 장치. ⇒ 규범 표기는 미확정.), 저출산 고령화 등 총 7개의 과제.

- 지구-지역의 지속가능성을 가로막는 장애 요인을 극복하기 위해 사회적으로 대응하는 것이 지속가능한 지역공동체의 비전을 수립해 가는 과정.

- 우리 사회에서 지속가능한 지역공동체는 생활세계와 삶의 터전으로서 자율, 자치, 소통, 나눔, 호혜의 자치공동체를 지향하는 삶의 공간이자 생명과 순환의 가치, 생명 다양성이 보호되는 생태적 삶의 공간.   


■ 거버넌스의 의미


● 시민대표나 시민단체를 정책결정과정에 참여시켜 그들의 의견을 정책과정에 구조적으로 반영되게 하는 민간 공동의 의사결정체를 제도화하는 경우

● 사회경제 문제들을 해결하기 위해 사회갈등의 당사자를 국가정책 결정과정에 골고루 참여시켜 자신의 입장을 직접 대변하게 하고 상호 간의 이익을 조율하는 사회갈등관리 시스템

● 공공서비스의 양과 질을 효율적으로 확보하기 위해 정책집행의 일환으로 추진되는 민관 공생산 활동

● 협의의 거버넌스 – 시민사회 영역 안에 존재하는 자발적이고 자율적이며 자기 조직적인 조정양식, 거버넌스 논의 초점: 시민사회 – 시민문화 강화, 자발적 행동 촉진, 민주주의를 향한 사회 기반 개선등이 주된 관심사

● 광의의 거버넌스 – 정부 중심의 공적 조직과 사적 조직의 경계가 무너지면서 새로운 상호협력 조정양식을 의미, 국가와 시장과 시민사회가 새로운 형태의 상호작용과 협력체계 구성하면서 등장한 조정양식     


거버넌스는 커뮤니티 발전에 대한 사회적 참여와 합의를 원칙으로 함, 이 민간 협력 중심으로 커뮤니티 의제를 발굴하고 운영하는 과정에서 중요한 의제로 등장하는 것이 사회적 자본의 활용.

사회적 자본 : 사회 구성원인 개인들을 연결해 주는 어떤 것으로 신뢰, 네트워크 호혜성, 규범 등이 사회적 자본의 주요 구성요소. 사회적 자본은 커뮤니티를 매개로 한 일차적인 사회적 결사체로서 상호신뢰 속에서 협력하고 사회적 네트워크를 농하여 개인을 사회화시킴.

지속가능한 지역공동체 활성화와 관련해, 주민의식이나 문화를 강조하는 문화적 접근과 제도의 중요성을 강조하는 제도적 접근이 존재. 지속가능한 지역공동체는 이 두 가지 접근법을 분리하지 않고 통합할 시에만 활성화될 수 있음.     

  

상향식 발전은 외부요인에 의한 성장 메커니즘에 집착하지 않음, 합의된 사회적 목표와 협력, 내부적 동기가 더 큰 의미를 지님.

상향식 발전방식은 자원활용 방법이 필수적 요소, 상향식 지역발전의 자원활용 방법에 대한 논의가 내생적 발전을 이끎.

내생적 지역발전을 위해서는 커뮤니티가 지니고 있는 문화적 및 지역적 가치에 바탕을 둔 창조적 자립, 커뮤니티 지원을 최대한 활용. 커뮤니티 내부에 존재하는 다양한 부분과 상호 의존하면서 관계를 돈독히 하는 내생적 상호 의존성의 강화, 다른 지역으로 나갈 자본을 최대한 지역에서 순환시키면서 호혜의 경제를 구축하는 내향적 자본의 순환, 경제활동, 사회문화, 공간의 특징 등이 커뮤니티와 분리되지 않고 삶의 공간을 구축하는 유연적 공간이 필수적임. 지속가능한 지역공동체에 대한 천착(어떤 원인이나 내용 따위를 따지고 파고들어 알려고 하거나 연구함)은 민간 영역의 성숙과 연결되어 있음, 경제적 이익이 아닌 자발성, 자본이 아닌 인간과 그 노동이 가진 의미를 강조하기 때문. 마을 만들기는 공동체적 가치나 삶의 원리를 특정한 영역 또는 공간에서 직접 실천하려는 집합행동. 주체적 시민이 성장하는 과정.     


모든 마을의 마을 만들기는 비슷할 수 있으나 분명한 다름을 지니고 있음. 마을 만들기가 물리적 사업에 치중되면 오히려 공동체를 약화시키는 부정적 원인이 되기도 함. 


■ 지속가능한 마을공동체를 만들기 위한 방법


● 주민의 참여와 소통, 협동의 원칙 엄수

● 주민과 마을도 마을 내˙외부의 위협과 위기를 극복하기 위한 역량을 갖추어야 함.

● 지역사회 기반의 자산 형성과 축적을 위한 활동에 초점을 맞추어야 함.

● 중앙정치나 지방자치가 제 역할을 다하지 못하는 맹점을 해결할 수 있는 주체적인 역할과 기능을 해야 함.     


+ 사회적 자본

구성원이 힘을 합쳐 공동의 목표를 효율적으로 추구할 수 있게 하는 사회생활의 특징.

공동이익을 위한 상호조정과 협력을 촉진하는 사회적 조직의 특성.

인적자본: 개인

사회적 자본: 개인을 연결해 주는 관계와 규범. (상호신뢰, 친사회적 규범, 협력적 네트워크가 핵심적 구성요소), 공공재의 성격을 띰, 신뢰. (대표적으로 ‘신뢰’는 사회 구성원들의 감시와 통제비용을 줄임) 


마을 만들기의 모범적 현장을 견학하면서 그 마을을 베껴 똑같은 활동, 프로그램, 사업이 전국의 마을로 복사되는 현상을 경계해야 한다. 이는 한 마을의 특수성을 고려해 사람들의 가치와 의식이 마을 속에 어떻게 구현되었는지 살피고, 프로그램에서 그들이 겪은 다양한 경험과 땀을 읽어내야 한다. 마을 만들기가 물리적 사업에 치중되면 공동체를 약화시키는 원인이 된다. 최근에는 마을공동체 활동 지원이라는 명목으로 육아, 경제, 안전, 교육, 역량강화와 같은 다양한 활동을 권장 및 지원하는 추세다. 뉴타운, 재개발 사업 등이 무산되면서 마을 공간에 대한 주민참여형 마을계획, 도시재생계획의 관심이 강화되고 있다. 


■ 지속가능한 마을 공동체를 만들기 위한 네 가지


1] 주민의 참여와 소통, 협동의 원칙이 지켜져야 함. 또한 마을 만들기는 소수에 의한 빠른 성과보다 다수 주민이 참여하는 협동의 과정이 더 중요시되어야 함.

2] 마을 생태계를 구성하는 주민과 마을도 마을 내˙외부의 위협과 위기를 극복하기 위한 스스로의 회복력을 갖추어야 함. 다양성의 기반에 의한 집단지성과 조직학습의 과정은 새로운 혁신력과 창조력을 갖추게 됨. 학습을 통해 역량을 갖춘 마을 구성원 사이에 형성된 긴밀한 관계망은 공동체 전체의 건강성을 높임. 협동조합, 사회적 기업, 마을기업의 활발함은 자생적인 마을 생태계를 조성하기 위한 과정.

3] 지역사회 기반의 자산 형성과 축적을 위한 활동에 초점을 맞추어야 함. 다양한 형태의 마을 협업 시스템 구축을 통해 나눔과 공생의 가치와 철학으로 무장된 마을의 자생력을 키워야 한다. 

4] 마을 만들기는 특정 주민끼리 하는 마을 활동이라는 차원을 넘어, 중앙정치나 지방자치가 제 역할을 다하지 못하는 맹점을 해결할 수 있는 주체적인 역할과 기능을 해야 한다.      

  

시간과 꿈을 배반하지 않는 삶, '사람다움'이란 무엇일까? 분리하고 분석하는 분별심, 매트릭스 모체 안에서 컴퓨터 행렬로 적용되는 분별심이 아닌 무엇이 귀중한지 아닌지를 구별할 수 있는 분별심이 아닐까. 분별심은 자동차, 아파트, 다이아몬드와 쌀, 공기, 물 가운데 어떤 것이 귀중한지 판단할 수 있는 능력이다. 전자는 없어도 살 수 있지만, 후자는 결코 없이는 살 수 없다. 물질을 끊임없이 욕망하는 역설적인 삶은 사람다움이 아니다. 

사람다움은 도시와 마을에서 조화로운 삶, 협동의 삶을 추구하는 것이며 고(故) 신영복 선생은 ‘삶’을 ‘사람’의 준말이라고 말한 바 있다. 진정한 ‘사람다움‘은 연식이 아니라, 사색의 갈무리라고도 했다. 올바른 분별심을 갖는 공부가 은유하는 것은 계절과 자연의 변화, 자연과 사람의 조화, 사람과 사람의 관계 맺기를 이해하고 깨닫는 것이라고 생각할 수 있다.

고 장일순 선생은 접화군생(接化群生)을 강조했으며, “모든 문제가 생명 속에 하나둘 살아나는 것이므로 전체를 모시고 가는 하나의 생활 태도로 ’함께 사는 관계를 키워가는 자세, 만물을 다 껴안고 살리는 삶”이 진정한 사람다움이라고 했다. 문을 열고 아래로 흘러가는 물(개문류하, 開門流下)처럼 사는 삶, 만물을 먹이고 기르되 낮은 곳에 임하고 자기를 고집하지 않는 삶, 다투지 않는 삶이 사람다운 삶이라는 것이다. 

마츠모토 레이지의 ‘시간을 배반하지 않는 꿈’은 꿈을 배반하지 않는 작은 시간에서의 내가 살고 있는 마을에서 하늘과 소통하고 땅에 깊이 뿌리내리는 것이 ‘근본적인 사색의 시간이자 꿈일 것’이다. 화폐, 무기, 힘, 성장과 발전의 신화는 기계화된 사람의 회색빛 욕망이다. “돈을 모시지 말고 생명을 모시고, 쇠 물레를 섬기지 말고 흙을 섬기며, 눈에 보이는 겉껍데기를 모시지 말고 그 속에 들어 값진 것을 모시고, 섬길 때만이 마침내 새로운 누리가 열릴 수 있다.”는 말을 남긴 장일순 선생의 말씀이 삶으로 스며드는 것. 돈의 노예가 되지 않는 꿈, 소유와 힘의 논리, 경쟁과 지배의 논리로 살아온 왜곡된 자기 사랑의 삶을 참회하는 것에서 진정한 꿈이 시작되어야 한다.


이정호 외,『문화와 교양』, 방송통신대학교출판문화원, 2018.1.25, p197~p214 (참고 및 요약)     


이미지 출처 : pixaba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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