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술을 통해 다시 만난 교육의 힘
아름다움을 기억하는 일은,
내 안의 생명력을 다시 숨 쉬게 하는 일인지도 모릅니다.
부인에게 옛사진을 보여주려 사진첩을 넘기다
서남재단 연수원에서 발도르프 교사교육을 받던 시간이
문득 눈앞에 되살아났습니다.
괴테의 색채론을 바탕으로 한
발도르프 교육에서 주요 수업의 밑바탕을 이루는
슈미트 선생님의 색의 예술수업과
브라쓰 부인의 소리로 느끼는 음악수업은
잠자고 있던 내 안의 예술성을 조용히 깨워 주었습니다.
그 경험은 한 교사로서
교육을 다시 바라보게 한 시간이기도 했습니다.
브라쓰 부인의 저녁 특강 중 뜰에서
교사생들이 내던 개별의 음들은
한 지휘자의 제스처 아래 하나로 모였고,
그날 따라 유난히 아름다웠던
서쪽 하늘의 노을빛과 화음의 소리가 어우러져
자연과 하나 되는 경험이 되었습니다.
뒷짐 진 채
노을이 사라질 때까지 바라보시던
슈미트 선생님의 뒷모습은
지금도 선명하게 남아 있습니다.
그 모습은
교육이 지식 이전에
태도와 감각으로 전해진다는 사실을
말없이 보여주었습니다.
그때의 아름답고 신비로운 경험은
나의 생명력에 깊이 각인되었습니다.
살아 있음을 벅차게 느끼는 감각을
예술적 활동이 만들어 주었습니다.
이제 예순에 접어든 이 나이에서 돌아보면,
그 생명적 힘이
그동안 소질이 없어 보였던
글쓰기라는 언어 예술로
변형되어 나타나고 있는지도 모르겠습니다.
교육의 경험은
이처럼 삶의 다른 국면에서
다시 살아 움직입니다.
아이들도 마찬가지겠지요.
배움의 순간이
아름다움으로 기억되도록 돕는 일,
그것은 교육이
건강한 생명의 힘을 키워주는 일이라 생각합니다.
그 생명력은 훗날
아이의 삶 속에서
또 다른 형태로 변형되어
창조적인 삶으로 나타날지도 모릅니다.
교육이 지닌 예술적 힘이란
참으로 신비로운 것 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