쬐끔 벌고 많이 설렌다

by 신현석

돈에는

냄새가 있다더니

정말인가 봅니다.

일천만 원만 가지고

꼭 하라 했건만,

주식으로 쬐끔 벌었다고

괜히 자신이 붙었습니다.

결국

부인에게서

일천만 원을 더 빌려

주식을 샀습니다.

동생에게는

말도 안 하고

몰래 샀다가,

동생이 이것저것 묻더니

왜 일천만 원을

더 하느냐고,

“그렇게 하다간

쪽박 찬다”고

불같이 화를 냅니다.

속으로는

몰래 투자한 일은

나밖에 모르는데,

돈 냄새를

귀신같이 아는구나

생각했습니다.

동생은

돈 버는 사람,

나는

돈 냄새만 맡고

물러나는 사람.

그러니 이제는

말을

들어야겠지요.

그러나,

아쉬워

눈은

핸드폰 주식 화면을

뚫어져라 쳐다보고,

손은

위로 치고

옆으로 밀며

계산기를 두드리고,

탄식도 하고

아쉬움도 하고

감탄도

한 번쯤은

해 봅니다.

이제 정말

완성입니다.

그리고 내일,

주식시장이 열리는

아침이

예쁜 소녀를

만나는 심정처럼

괜히

설렙니다.

그 순간만큼은

나도

동생처럼

돈 버는 사람인 것 같아

혼자

고개를 끄덕여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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