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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편영화 감상]영감을 불어넣는 뮤즈

https://youtu.be/XEjmJ26z26M



푸르고 투명한 바닷속에서 하늘을 올려다본다. 공기 방울의 물을 타고 오르는 소리와 감미로운 소프라노의 선율.

붉은 머릿결의 흰 피부를 가진 인어가 물속으로 들어와 헤엄을 친다. 그녀의 미소와 함께 시원하고 매혹적인 느낌을 주며 영화는 시작된다.


NOWHERE, SOMEWHERE

PERFECTION

아무 데도 없고, 어딘가의

완성, 마무리


연한 에메랄드빛 지평선 너머까지 펼쳐진 바다가 보인다.

해변과 마주하여 창이 공중에 덩그러니 세워져 있다. 그 옆엔 나무 문과 연한 고동색의 소파, 목제 테이블과 작은 탁자 그 위에 스탠드 조명 등.

그리고 큰 천에 덮인 피아노가 놓여있다.

모래 바닥 위에 바닷바람에 잠겨 방의 모습이 완성되어있다.


인어는 해변가로 올라와 검은 정장을 입은 연로한 피아니스트가 높게 우거진 갈대숲 아래 모래언덕길로 걸어 내려오는 것을 바라본다.

그곳은 음악가 자신의 첫 영감의 장소이다.


그는 지팡이를 짚고 문을 열어 들어가 모자를 벗고, 피아노 앞에 천천히 걸어가 덮인 천을 걷어낸다.

닫힌 피아노의 건반 뚜껑을 열곤 창가로 다가가 밖을 내다본다. 인어는 그의 눈길에 몸을 피한다


그는 소파에 앉아 술을 마시고, 가만히 앉아서 생각하다가 술병을 집어 던져버린다.

아무리 마음을 가다듬어도 악상은 떠오르지 않는다.

그는 피아노에 앉아 비어있는 악보를 보다, 피아노 건반을 내리쳤고 그 소리에 물속의 인어는 놀란다.


그가 피아노를 연주하려는데 어디선가 소프라노의 음색이 들려와 창문을 내다본다.

물속에서 인어가 노래를 부르고 있었고 남자에게 뮤즈의 모습은 보이지 않는데, 뭔가 귓가에 맴돈다.


그가 문을 열고 밖으로 나오자 놀란 인어는 만지던 분홍빛 소라를 놓치고 해변에서 물속으로 돌아간다.

남자는 바닷가로 걸어와 소라를 집어 들고 귀에 가져다 댄다. 인어의 노랫소리가 들려와 미소 짓는다.


뮤즈가 전해주는 영감을 음악가가 함께 온전히 받아들일 때,

한 편의 음악이 완성된다.


그는 소라를 피아노 위에 올려두고, 떨리는 손으로 피아노를 연주하기 시작한다.

인어는 피아노의 선율에 맞춰 물속에서 춤처럼 헤엄을 친다.


인어는 양팔로 땅을 짚어가며 몸을 이끌고 모래사장 위 그의 방 앞에 다가가 노래를 부른다.

그녀가 노래를 마치자 석양이 지기 시작하는 바다를 배경으로 남자의 연주도 끝이 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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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ttps://bit.ly/3bcS36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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