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년 5월 16일 한 광고(?)를 보았습니다.
갓난아기가 먹을 음식과 입을 옷이 부족해 울고 있는 모습을 담은 영상이었습니다. 아기의 모습은 그해 낳은 첫째 딸의 얼굴과 닮아보였습니다. 한참 동안 영상에 집중했습니다. 그리고 새근새근 자고 있는 첫째 딸을 바라보았습니다. 그리고 다음날 후원을 시작했습니다.
큰 금액은 아니었지만 마음은 편안했습니다. 제 후원으로 영상 속 아기의 삶이 조금이라도 나아진다면 다행이라는 생각이었습니다. 그렇게 5년이 흘렀습니다.
2023년 교육계에 큰 사건이 발생했습니다.
'서이초 사건'
서울서이초등학교에서 근무하던 한 교사가 2023년 7월 18일에 교내 교보재 준비실에서 스스로 목숨을 끊은 사건이었습니다.
같은 교사로서 충격과 안타까움을 느꼈으며, 교권과 아동학대에 대한 논의가 다시 필요하다고 느낀 순간이었습니다.
어려움에 처한 아이들을 돕고 후원하는 많은 기부단쳬들이 '아동학대 의심사례 판단'에 중요한 역할을 맡고 있다는 사실을 들었습니다. 단체들의 신중치 못한 판단으로 교사들이 아동학대 혐의를 받고 고통을 받고 있다는 기사가 눈에 보였습니다.
제가 후원하는 단체가 눈에 보였고 갑자기 혼란스러웠습니다. 저는 분명 어린 아기에게 기부하길 원했는데 다른 영역에서 돈이 후원되고 있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또한, 제 주변에서 아동학대혐의로 고통받는 선생님을 보니 더욱 마음이 무거웠습니다. 고민 끝에 해당 기부 단체 상담원에게 전화했습니다. 그리고 후원 취소 요청을 했습니다. 상담원은 조심스럽게 사유를 물어보았습니다. 서이초 및 아동학대 관련 이야기를 하니 바로 이해하는 눈치였습니다. 아마 저 말고도 많은 분들이 취소 요청을 한 것 같습니다.
이 사건을 계기로 기부에 대한 불신이 쌓였습니다. 그런데 마침 한 책을 발견했습니다.
기부 불신
책 제목부터 제 궁금증을 해소할 것 같은 느낌이 들었습니다.
특히 이전에 제가 기부를 취소하면서 들었던 생각이 2장 불투명한 기부금 사용 과정에 담겨있었습니다. 과연 내가 기부한 돈은 어디에 쓰이는지, 사연자들에게 잘 도착하는지 등 내부자의 시점에서 바라본 것처럼 자세하게 설명되어 있었습니다.
이 챕터도 너무 흥미로웠습니다. 단순하게 스티커만 붙이면 된다고 하면서 갑자기 모금 활동으로 이어지는 길거리 모금에 대해 거부감이 있었는데 이 책에서 그 의문을 자세히 설명해 주었습니다.
이 책을 보면서 한 가지 결론을 내렸습니다.
기부 단체가 성장할 것인가? 도태될 것인가? 이 책의 내용을 반영하는지 여부에 달려있다.
참고로 평소에 저는 단정적으로 말하는 성격이 아닙니다. 하지만 이 책의 내용을 보면서 확신이 들었습니다.
많은 사람들이 이 책을 구매하고 읽어보길 희망합니다.
PS. 아이러니하게 이 책을 읽고 한 봉사단체에 기부 신청을 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