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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치치 Oct 09. 2022

스마트폰 전쟁

오늘의 인생(20221009주일)

아침에 일어나서 고양이 마루 화장실 청소를 하다가 2 침대에 누워있는 온유를 봤다. 이게 , 그냥 누워있으면 좋았을 ,  스마트폰을 보고 있는 온유를  보게 된다.  옆에는 마루가  함께 형제처럼 누워있다.


“야, 아침부터 스마트폰이야?”

“네, 웹툰 보고 있었는데요.”

“그래도 아침부터 너무 한 것 아니야? 너 스크린 타임(부모의 핸드폰으로 아이의 핸드폰을 통제하는 앱) 좀 줄여야겠다.”

“네?”


갑자기 분위기는 싸해졌고, 온유는 거실로 나왔다. 그것도 금방이라도 눈물을 글썽일 것 같은 동그란 눈으로 말이다. 아내와 나, 그리고 온유는 잠시 거실에서 스마트폰 회동에 들어갔다.


“원래 스마트폰은 거실에서 하기로 한 것 아닌가?”

“네.”

“그런데 왜 안 지켜?”

“솔이랑 율이랑 자꾸 제 핸드폰 메시지를 뒤에서 몰래 봐서 그래요.”

“원래는 게임을 할 때만 방에서 하기로 한 것 아닌가?”

“네.”


나는 설거지를 멈추고, 약 5분 동안 대화를 이어갔다. 결국 월~금요일은 1시간씩 자기 방에서 스마트폰을 할 수 있고, 주말은 2시간씩 게임을 하는 것과 아침에 일어나자마자 스마트폰은 만지지 말고, 학교 갈 때 가져가는 것으로 결론이 났다.


‘나는 왜 침대에 누워서 스마트폰을 할 때만 온유를 보는 것일까?”


마치 회사에서 50분 일하고, 잠시 스마트폰 보는데 뒤에서 상사가 한마디 하는 상황과 비슷하다.


‘일은 안 하고, 스마트폰만 하나?’


그러면서 온유는 스크린 타임이 종료될 때까지만 스마트폰을 하는 건데, 괜히 아빠가 빈둥거리면서 스마트폰 하는 아들의 모습이 싫어서 갑질하는 모양새가 되어버렸다.


저녁쯤, 온유는 아침과 비슷하게 마루와 함께 스마트폰으로 하고 있다. 나는 온유의 방문을 닫으면서 말했다.


“응, 편하게 스마트폰 하라고 문 닫는 거야.”


아이에게도 사생활이 필요한데, 너무 감시모드로만 보는 것 같다. 역지사지로 생각해보면, 나 또한 침대에 누워서 야구나 축구를 보는 거랑 비슷한 경우인데 말이다.

쿨한척하지만 쿨하지 못한 내 모습에 또 한 번 반성한다. 그리고 1993년의 6학년의 감성이 아닌 2022년의 6학년은 감성으로 이해토록 노력해야할텐데.


생각해보면 아빠가 되고 나서, 아이들을 위해서 노력과 양보할 것들이 무지 많다. 어쩌겠나 아빠니까 그리고 사랑하니까 해야지. 아이들이 알던 모르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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