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S1 라디오 김보민의 라디오 전국 일주 전화 인터뷰를 하는 날이다. 오후 2시 45분부터 10분 동안 인터뷰할 예정이다. 아침부터 인터뷰 연습을 했다. 전날에는 인터뷰 대답을 읽고, 수정하고, 녹음하고, 다시 들었다. 그리고 계속 수정했다. 한 3시간을 수정한 것 같다. 수정한 걸 계속 읽었다. 될 수 있으면 자연스럽고, 구어체로 하기 위해서 계속 읽었다. 삭제했다고, 붙였다가 종이가 너덜너덜해졌다.
라디오 전화 인터뷰지만 생방송이기에 버벅거리면 끝난다. 연습만이 살길이다. 자연스럽게. 인터뷰하기 전까지도 계속 읽고, 고쳤다. 최대한 자연스럽게.
담당 작가로부터 오후 2시 20분쯤 확인 전화가 왔다. 이제 스탠바이다. 오후 2시 40분에 전화가 올 예정이다. 계속 기다리는 데 전화가 오지 않는다. 초조해진다. 온유가 방에서 라디오를 듣고 있는데, 김보민 아나운서가 계속 문자 사연만 소개한다.
“뭐지? 시간이 지났는데 전화가 왜 안 오지?”
담당 작가에게 문자가 왔다. 전화 통화가 안 되는 것 같으니 서브 핸드폰이 있냐며 말이다. 다행히 온유 폴더폰이 있어 부랴부랴 번호를 알려주고, 전화 인터뷰를 진행했다. 시간이 10분에서 5분으로 줄어들었다.
김보민 아나운서의 말이 빠르다. 덩달아 나의 말도 빨라진다. 원래 질문이 10개였는데 6개로 줄어들었다. 다행히 김보민 아나운서의 질문에 대답을 잘했다. 아마도 3시간 동안 리딩 연습한 게 통했던 것 같다. 만약 연습하지 않았다면 당황스러워서 버벅거렸을 테니 말이다.
마지막 아이들에게 인사하는 것으로 인터뷰를 마쳤다. 긴장이 팍 풀린다. 바로 담당 작가에게 전화가 왔다.
“왜 전화가 안 됐을까요?”
“그러게요. 제가 계속 기다리고 있었거든요.”
“그런데 어떻게 제가 괜찮게 했나요?”
“네. 잘하셨어요. 그런데 준비한 것을 다 못 해서 좀 그러네요. 다음 텀에 저희가 한 번 더 모실게요.”
“저야 감사하죠. 꼭 불러주세요.”
또 한 번 좋은 경험이었다. 그것도 긴박한 상황에서 나름대로 잘한 것 같다. 연습한 효과가 나오니 더 기분이 좋다. 지인들에게 문자가 왔다. 대답을 정말 잘했다면서. 짧아서 아쉬웠다고.
저녁에 아이들에게 다시 인터뷰를 들려줬다. 나도 같이 듣는데 약간 오글거리긴 했으나 생각보다 만족스럽다.
“훌륭하다. 김종하.”
이렇게 나는 한 뼘 더 성장했다. 남들은 모르겠지만 마음의 키가 자란 게 느껴진다. 이런 기회가 많았으면 좋겠다. 소방의 이미지도 좋아지고, 내 이미지도 좋아지고.
그러다 보면 모든 게 좋아지겠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