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년 육아휴직 일기

20251118(화)-육아휴직 116일차(자개 이름표 만들기 체험)

by 치치

2025.11.18.화 행복한 노루들 자개 이름표 만들기 체험


10월부터 하남시가족센터 주관인 육아 품앗이에 '행복한 노루들' 이름으로 활동중다. 내가 나서서 품앗이를 조직했으니, 내가 리더다. 매달 보고서도 작성해야 한다. 은근 귀찮지만 그래도 해야지. 품앗이 활동을 하면 매달 3만 원의 지원금이 나온다. 우리 행복한 노루들에 정식으로 가입된 회원은 4가정에, 아이들은 4명, 부모 8명이다. 그러나 단지 내 노루 놀이터에 모이는 아이가 12가정이 된다. 모든 가정이 품앗이 가입되면 좋으련만 품앗이당 5가정만 가입할 수 있다. 우선 10월에 가입할 수 있는 4가정만 먼저 품앗이에 참여중이다. 대신 모든 활동은 12가정이 거의 다 참여한다고 생각하면 된다.


품앗이 지원금은 안 쓰면 사라지기에, 꼭 써야 한다. 지원금을 쓸 수 있는 곳이 한정적이다. 두 달 치를 합쳐서 6만 원을 사용해야 하는데, 만만치가 않다. 키즈카페는 안 되고, 체험을 가자니 너무 비싸고, 인원이 너무 많다.


'아. 자개 공예를 하는 엄마가 있지.'


'자개랑'이라고, 자개로 키 링, 보석함 등 여러 공예품을 만드는 친구 엄마가 있다. 물론 품앗이 회원은 아니지만 노루 놀이터 회원이다. 놀이터에서 자개 공예 강사님이자 막내의 친구 엄마를 만났다.


"혹시 아이들 대상으로 자개 공예를 할 수 있나요?"

"물론이죠."

"저희가 예산이 한정적이라, 애들도 많고요."

"괜찮아요. 저희 아이 친구들이랑 같이 하는 건데, 가격은 제가 맞춰볼게요."

"좋습니다. 그럼 추진하겠습니다."


그리하여 행복한 노루들 자개 이름표 만들기 체험 활동이 계획되었다. 나는 바로 관리 사무실에 연락해서 회의실을 예약했다. 단톡방에 공지하고, 참여자를 모집했다. 반응이 뜨겁다. 공식적인 참여 어린이가 11명이다.


드디어 체험 활동하는 날이다. 나는 미리 회의실에 도착해서, 테이블 위에 신문을 깔았다. 혹여나 본드가 묻으면 안 되고, 깨끗이 사용해야 하니까. 어린이집에서 하원하는 아이들이 할머니 또는 엄마의 손을 잡고 회의실로 들어온다.


'아, 너무 시끄럽다. 정신이 없다. 과연 할 수 있을까?'


막내의 친구 엄마이자 자개랑 대표, 자개 공예 박소현 강사님이 도착했다. 자개 공예 재료와 아이들 간식을 큰 수레에 손수 끌고, 오셨다. 여전히 정신없다. 소리 지르고, 울고, 불고 난리가 아니다. 강사님은 이런 환경이 익숙한지 아랑곳하지 않고, 한복처럼 생긴 앞치마를 탁하고 걸쳤다.


'저 빛은 뭐지?'


유치원 선생님 출신이라 3~6세 아이들을 잘 다루신다. 간혹 말을 안 듣는 친구들도 있지만. 나의 마음은 조마조마 해진다.


'내가 괜히 체험활동을 추진했나? 난장판 되는 것 아니야?'


기우에 불과했다. 뭐 100%는 아니지만 강사님은 아이들의 눈높이로 차분하게(어떻게 차분할 수가 있지) 잘 대응하신다. 대단하다. 자개 숫자와 한글이 너무 작아서 아이들이 직접 붙이기는 어려운 상황이다. 이럴 때 엄마들이, 착착착 신속하게 자개에 아이들의 이름과 모형을 붙인다. 10분도 의자에 제대로 앉아 있지 못하는 아이들이기에, 강사님이 준비한 과자와 음료수를 먹였다. 간식을 챙기는 엄마가 또 따로 있다. 분업이 아주 훌륭하다.


'역시 눈빛만 봐도!'


6세 친구 중에 한 명은 울음을 터뜨렸다. 생각처럼 잘 안 꾸며지는 것 같다. 고사리 손으로 아기자기한 자개를 만진다는 게 어렵다. 옆에서 할머니가 도와줬지만 끝까지 스스로 마무리하는 6살 누나다. 1시간이 어떻게 지나간지 모르겠다. 다 만든 친구들은 또 다른 엄마가 신속하게 놀이터로 데려갔다.


"휴. 힘들다. 힘들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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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든 아이들의 자개 이름표가 완성됐다. 난 도대체 뭘 했는지 모르겠다. 강사님이 아이들의 이름표를 예쁘게 손 봐주시고, 마무리해 줬다.


'영롱하다. 아름답다. 이것이 진정한 자개란 말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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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전 처음 접하는 자개의 아름다움에 나도 모르게 빠지고야 말았다. 길거리에 버려진 오래된 자개 서랍장을 보면서 아무 생각이 없었다. 이런 짧은 체험을 통해서 길거리에 버려진 자개로 만든 서랍장이 장인의 한 땀 한 땀 손수 만든 작품이라고 생각하니, 나의 무지함이 부끄러웠다.


친구 엄마가 자개 강사인 덕분에, 아이들은 좋은 체험을 했다. 비록 그들은 자개가 뭔지도 모르겠지만 옆에서 함께 만든 부모들이 알았으니, 그것만으로 좋은 체험인 듯싶다. 다음에 또 해달라는 말은 차마 못 하겠다. 대신 홍보를 열심히 해야지.


자개란

유래: 조선시대 왕실과 귀족 사회에서 자개 공예가 크게 발전했으며, 대표적으로 나전칠기 기법이 널리 알려짐.

자개: 조개껍질 안쪽의 진주층을 얇게 갈아 만든 천연 재료, 빛의 각도에 따라 다양한 색으로 반짝이는 것이 특징


자개랑 인스타그램 - 체험해 보세요, 정말 영롱한 자개의 아름다움을 느끼실 거예요.

https://www.instagram.com/zagaerang?igsh=ZGdhYTRlNGdkMzZq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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