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나일 때가 가장 아름답다.

by 김나현

사방이 거울로 가득하다. 투명한 유리들이 나를 비추고 있다. 거울 속의 나는 때로 흐릿하게, 때로 선명하게 모습을 드러낸다. 하지만 손을 뻗어 닿으려 하면 금세 흩어지고 만다. 거울마다 다른 얼굴과 표정들이 비친다. 마치 흩어 진 조각처럼, 여러 개의 내가 동시에 존재하는 것만 같다.


세상이 바라보는 나는 빈틈없이 완벽한 액자 속 그림 같았다. 그러나 내 안 의 나는 그 틀 안에서 서서히 색이 바래고 금이 가는 오래된 그림 같았다. 나 는 그 단단한 프레임 속에서 조금씩 닳아가면서도, 마치 아무 일도 없는 듯 선 명한 척, 흔들리지 않는 척하고 있었는지도 모른다.


그렇게 나는 종종 나를 잃었다. 세상이 원하는 모습에 나를 맞추며, 정작 나 의 진짜 모습을 놓쳐버린 날들이 많았다. 내가 누구인지보다, 내가 어떻게 보 이는지가 더 중요했던 순간들. 하지만 시간이 지나고서야 알게 되었다. 방황 하는 순간들은 어쩌면 세상이 나에게 던지는 작은 신호였는지도 모른다는 것 을. 그 신호를 무시한 채 바쁘게 걸음을 옮기던 나는, 결국 모든 것이 무너지 고 난 후에야 깨달았다. 내가 잃어버린 것은 길이 아니라, 나 자신이었다는 것을.


혼란 속에서 방향을 잃었을 때, 나는 처음으로 나 자신에게 질문을 던지기 시작했다. 나는 무엇을 원하는지, 나답게 살아간다는 것은 어떤 의미인지. 세 상의 기대와 시선에서 벗어나 온전히 나로 존재하는 일은 어떤 모습일까. 그 렇게 조심스레 나 자신을 들여다보며 알게 되었다. 한 번도 스스로를 깊이 들 여다본 적이 없었다는 사실을.


오늘의 나는 거울 속에서 어떤 모습과 마주하고 있을까? 내가 보고 있는 것 이 진짜 나일까, 아니면 세상이 만들어낸 또 다른 모습일까? 나를 찾는다는 것 은 단순히 잃어버린 나를 되찾는 일이 아니라, 변화 속에서도 나 자신을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고, 새롭게 만들어가는 과정일지도 모른다.


변화는 때때로 낯설고 두려운 것이지만, 피한다고 사라지는 것은 아니다. 오 히려 외면할수록 더욱 가까이 다가온다. 하지만 그 혼란 속에서도 변하지 않는 것이 있다. 바로, 내가 온전한 나로 존재할 수 있는 힘. 길을 잃을 수도 있고, 방황하는 시간이 길어질지도 모르지만, 그 과정 또한 나를 찾기 위한 여정 의 일부일 것이다.


삶은 결국 나를 찾아가는 긴 여정이다. 그 길 위에서 나는 흩어지고, 다시 모이며, 매 순간 조금씩 더 나다워진다. 거울 속 너는 무엇을 비추고 있는가? 그리고 그 속에서 진짜 너는 어떤 모 습으로 서 있는가? 조각난 거울 속에서도 변하지 않는 단 하나의 진실이 있다. 그것은, 우리가 우리 자신일 때 비로소 온전해진다는 사실이다. 흔들려도 괜 찮다. 방황해도 괜찮다. 네가 네 자신일 때, 그 자체로 충분하다. 그러니 조용 히 네 모습을 들여다봐도 좋다. 너는 지금도, 그리고 언제나 충분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