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콩의 피크트램 에피소드

내 새끼는 내가 지킨다

by 투정쟁이


일 년 만의 가족여행.

오늘은 여행 4일 차, 어젯밤부터 비가 줄기차게 내렸고 아침이 되도록 비는 멈추지 않았다. 며칠 동안 많이 돌아다닌 터라 비를 핑계로 아침 내 밍기적 거리다 홍콩 사이언스 뮤지엄에 들렸다. 비가 좀 잦아드나 싶어서 피크 트램을 타러 움직였다. 남편말로는 피크트램을 타고 정상에 오르면 홍콩 시내가 한눈에 보인다고 했다.


#피크트램

피크트램을 타러 가는 내내 비가 너무 내렸다. 하지만 5학년 3학년 나의 아이들은 군말 없이 우산을 들고 한참을 걸었다.


드디어 피크트램 입구 도착!

옥토퍼스카드를 들고 있는 우리는 티켓팅이 필요 없이 카드를 찍고 바로 입장했다. 중국의 힘은 거대하다. 어제는 아시아에서 가장 긴 케이블카를 탔는데 무려 웨이팅이 2시간이었다. 중간에 도망치고 싶은 마음을 붙드느라 고생했다. 그런데 지금은 웬걸... 옥토퍼스 티켓팅으로 프리패스 트램 줄 맨 앞에 섰다.

그리고 잠시 나의 아이들 앞에 있는 한 덩치 큰 남자아이가 우리아이를 쳐다보더니 매고있던 가방을 조준해서 우리 아들을 향해 아이를 뒤로 밀어버린다. 처음엔 내가 잘못본것같 싶어 아들을 뒤로 한 발짝 뒤로 후퇴시켰다. 그리고 그 덩치와 눈이 마주쳐서 열심히 눈싸움를 했다. ‘다시한번 너의 고의성이 느껴지는 악한 행동은 용납하지 않을거라고! 눈으로 신호를 보냈다. 내새끼 건들지 마라!!!!! ‘ 내 눈빛이 의식은 되었는지 괜히 덩치는 그의 엄마를 향해 애교를 피운다.

잠시뒤, 트램이 도착했다. 우르르 사람들의 발길이 트램으로 향하는데 유독 그 아이만 앞으로 진행하지 않고 매고 있는 가방으로 뒤를 위식하며 자기보다 작은 우리 아이들의 위치를 확인하며 본격적으로 치기 시작했다. 165cm에 90kg 정도 되어 보인다. 가방으로 마구 쳐 대는 덩치의 모습이 마치 우리아이가 그 덩치의 먹잇감이 된것같아 순간 화를 참지 못하고 눈이 뒤집혀 소리쳤다.


“왜 가만히 있는 사람을 치는 거야!!!!!!!”


여기는 홍콩이다. 주위는 조용했다. 옆에 있던 딸도 남편도 놀랐다. 그리고 나지막이 “쏘리”라며 타인을,,, 아니 주위 다른 승객들을 향해 인사하는 우리 남편... 나의 돌발행동에 사람들에게 미안했는지 반사적으로 나 대신 여러번 쏘리를 읊조렸다.

그리고 내 귀에 들려오는 앞 뚱땡이의 선명한 목소리


“내 가방이 쳐서 미안합니다”


아.... 한국사람이었다. 그렇게 우리 아이를 일부러 밀던 사람이 한국사람이다... 순간 같은 동족이라는 것이 부끄러워졌다. 사과를 하는거보면 자신의 잘못을 인정하긴 하는건가 싶었고 또한 사과 따위가 본인이 아닌 내 가방이 그래서 미안하단다....


나중에 트램을 타고 올라가며 남편과 아이들에게 상황을 설명했고 그제야 남편은 그때의 상황을 이해를 했다. 하지만 신랑은 그 덩치가 말이 어눌한 것 같다고 정상 같아 보이진 않는다고 한다. 그게 사실이던 아니던 그렇게 믿고 싶었다. 어디 하나 부족한 사람이길 믿고 싶었다. 왜냐하면 그런 인성의, 인격인 생명체가 우리아이들이 컸을때 어떻게 변했을지, 어떻게 사회의 약자를 괴롭히게될지 순간 너무 무서웠기때문이다.


그렇게 한바탕 소동이 끝난 후 피크트램은 정상에 올랐고 날씨도 내 맘과 같은지 홍콩 시내가 비와 안개로 전혀 보이지 않았다. 휴....


그렇게 다시 비를 맞으며 우리 가족은 이스트 침사추이역의 호텔로 향했다.


내일은 홍콩에서의 마지막 날이다.

내일은 날씨기 부디 아름답길 기도해 본다.

오늘도 알찬 하루를 보냈어! 칭찬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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