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주의 충돌.
때는 지금으로부터 1년 7개월 전.
내 나이 29살.
나는 반드시 31살이 되기 전에 결혼을 하고 싶었다.
이유는 없었다. 단지 결혼을 하지 않은 채로 30살을 넘기기가 싫었다.
근데 상상만으로도 행복했다.
누구인지는 모르겠으나 만나서 사랑을 하고 결혼을 하고 가정을 꾸려나간다는 것이.
어디선가 그런 말을 들었다.
결국 결혼할 사람은 주변에 있다는 말.
운명처럼 누군가를 만난다는 것이 아니라 주변에 있는 사람 중에 한 사람과 결혼한다는 의미였다.
더 심하게 말하면 연애할 필요없다.
어차피 결혼할 때가 되면 주변에 있는 사람 중 결혼 적기인 사람과 만나서 결혼한다고 말하는 사람도 있었다.
나는 그 말을 듣고 주변을 둘러보았다.
애석하게도 없었다.
1. 결혼할 여자가 없었다.
2. 결혼하고 싶은 여자도 없었다.
변화가 필요했다.
나는 먼저 내가 원하는 이성의 모습을 적었다. (이게 정말 중요했다.)
뭐랄까? 광고를 하기 위해서는 타겟을 정확하게 정해야 한다는 그런 원칙?
연애과 결혼이라는 것도 결국에는 나를 알려야 하고 매력을 발산해야 한다.
내가 얼마나 괜찮은 숫놈인지 말이다.
내가 원하는 이성의 상은 정확하게 교회에 있어야 했다.
나는 그날부터 내가 다니는 교회에서 눈을 크게 뜨고 찾아보았다.
보이지 않았다.
그리고 직장과 크로스핏 체육관에서도 눈을 크게 뜨고 찾아보았다.
보이지 않았다.
내가 이 짓을 얼마나 했냐면 3개월 정도 했다.
3개월 동안 보이지 않았다.
그렇게 조금 지쳐갈 초겨울.
집에서 씻고 유튜브나 보려고 침대에 엎드렸다.
영상 전 광고가 나왔는데 '크리스천 소개팅 어플'이었다.
지나가면 다시는 못 볼 것 같아서 얼른 다운로드를 눌렀다.
별 뜻은 없었다.
다운로드를 누르고 한참동안 어플을 깔았다는 사실조차 몰랐으니까.
영상이 지루해질 때 소개팅 어플을 깔았다는 사실이 생각났다.
얼른 접속했다.
근데 생각보다 적을 게 뭐가 그리 많던지...
그래도 시키는대로 하지 않으면 소개팅을 할 수 없으니 나의 필력을 한껏 뽐냈다ㅏ.
그렇게 어플에서 시킨대로 나의 소개를 다 적자마자 쪽지가 하나 도착했다.
보통 소개팅 어플을 깔아서 프로필을 완성하면 운영자가 보내는 '하트'선물 그런거?
나도 처음에는 그런 건줄 알았다.
근데 그런 건 아니고 대화가 왔다길래 수락을 했다.
웬만한 소개팅 어플은 처음 가입하는 사람에게 일부로 대화를 건다.
운영측에서 ai를 시키든지 아니면 따로 직원이 있든지, 여튼 진심이 아닌 경우가 많다.
남자들의 마음을 조금 달아오르게 하고 희망을 가지게 한 후에 과금을 하게 만드는 수작이 많다.
그런 것이겠거니 하고 대화를 수락했다.
그때는 몰랐다.
그때 열린 그 대화의 문이 결혼식장의 문이 될 줄은.
2023년 12월 7일 목요일 밤의 일이었다.
2편에 계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