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냥 더 해보려고 해

중국어 배우기

by 김작가

“언젠가는!” 하고 싶었던 외국어를 배우고 있다. 일주일에 한 번씩 3개월 동안 중국어 입문 교실에 참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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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운모 “a o e i u ü”와 제1성부터 제4성까지의 성조와 경성을 배웠다. 성조를 단운모 위에 표기하고 운모가 두 개 이상일 경우 a > o e > i u ü 순서로 표기한다. ‘i’에 성조가 있으면 ‘i’ 위의 점은 생략된다. ‘i’와 ‘ü’가 나란히 있을 때는 뒤에 오는 운모에 성조를 표기한다.

성모에 운모를 붙여 읽기 연습을 하고 복합운모와 결합운모를 배우며 발음 규칙과 표기법을 배웠다. 3성 뒤에 3성이 나오면 앞의 3성을 2성으로 읽지만 표기는 변하지 않는다. 3성 뒤에 1,2,4,경성이 오면 앞의 3성은 내려가는 부분만 발음하고 올라가는 부분은 발음하지 않는 반 3성도 배웠다. 4성과 4성이 만났을 때 앞의 4성이 성조도 바뀌고 표기도 바뀌는 것을 배웠다. 4성인 ‘不 bù'가 나올 때마다 뒤에 어떤 성조가 왔는지에 따라 4성으로 발음하기도 하고 2성으로 발음하기도 해서 헷갈리지만 눈여겨보며 알아가는 재미가 있다.


낯선 병음과 그림 그려 놓은 듯한 간체자와 익숙해지기 위해 ‘그냥’ 외웠다. 외우고 나서 뒤돌아서면 잊어버려서 중국어 입문과정을 마치고 나니 가족 호칭과 숫자 그리고 몇몇 동사와 형용사, 시간별로 인사하는 말과 미안해, 고마워 등의 일상어 몇 가지만 기억에 남는다. 어순이 한국어와 다르다는 특징은 확실하게 인지했다.

‘그냥’ 외우며 중국어를 익혀가던 도중에 코로나 확진자가 많아서 잠시 온라인 수업했다. 온라인 수업으로 전환되자 단어 외우기를 멈췄고 외운 단어는 금세 어디론가 사라졌다. 그렇게 시간을 보내면 중국어 입문과정에 끝까지 참여할 수 없다는 생각이 들었다. 함께 수업하는 다른 사람도 마찬가지라고 해서 우리는 학원에 대면 수업을 요청했다.

희한하게도 대면 수업을 할 때는 한 번이라도 복습하는데 온라인 수업할 때는 숙제만 건성으로 할 뿐 다시 들춰보지 않는다. 처음부터 온라인 수업이었으면 숙제는 고사하고 중국어를 시작하지도 못했을 것 같다. 수업이 다시 대면으로 바뀌어서 얼굴 맞대고 하니까 숙제할 때 좀 성실해지고 학원 가기 전에 한 번 읽어보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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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어 왕초보교실인 입문과정에 참여하며 좋은 점이 두 가지 있다. 하나는 하얼빈에서 온 선생님으로부터 중국의 문화나 한국어와 다른 점에 대한 이야기를 듣는 것이다. 명절에 생선 먹을 때 뒤집으면 복이 없어진다고 금기하거나 우리나라에서는 ‘옷을 입는다’, ‘양말을 신는다’라고 표현하지만 중국에서는 옷이든 양말이든 '穿(chuān, 입다)‘라고 표현한단다. 선생님이 한국어를 배우며 ‘양말을 입는다’, ‘옷을 신는다’고 표현해서 한국인 남편이 바로잡아준 이야기를 듣는데 재미있었다. 또 한 가지의 즐거움은 함께 수업에 참여하는 사람과 칼국수를 먹는 것이다. 수업을 마치고 좀 이른 점심시간에 칼국수 가게에 가면 면을 담당하는 분이든 주방에 계신 분이든 홀에서 일하는 분이든 우리를 반갑게 맞아준다. 국물을 좋아하는 사람에게는 국물을 더 담아서 내주고 부득이하게 수업을 쉬어서 한주 들르지 않으면 무슨 일 있었는지 묻기도 한다. 사람과 접촉하는 느낌이 따뜻하다.

수업 후 칼국수 먹으러 가는 우리에게 선생님이 ‘국수를 먹는다’는 표현을 알려주기도 했다.

‘我吃面条。(나는 국수를 먹는다)’

‘我也吃面条。(나도 국수를 먹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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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 수업을 위해 만나면 ‘大家好!(여러분 안녕하세요)’라고 인사한다. 헤어질 때는 '再见!(안녕)'이라고 말할 수 있다. 중국어를 입력하기 위해 ‘입력기 환경 설정’ 변경하는 방법도 익혔다. 더듬더듬 배워나가는 중이다.

수업이 대면에서 온라인으로 바뀌었다가, 다시 대면으로 바뀌는 과정에서 함께 공부하던 세 사람 중 한 명이 그만뒀다. 아쉽지만 둘이서라도 중국어를 좀 더 배우기로 했다. 앞으로 6개월 과정의 기초 회화에 참여할 예정이다. 선생님이 이제부터는 예습하라고 한다. 진짜 중국어가 시작되니까 문장을 듣고 오란다. 나눠준 교재가 두툼하다. 학교 다닐 때 교과서를 받으면 휘휘 넘겨보듯이 ‘중국어 기초 회화’ 교재를 받고 여기저기 살핀다. 문장 연습, 그림 보고 말하기 등을 보면서 입문과정과 확실히 다르다는 생각이 든다. 단어 하나를 인지하기도 낯설었는데 꽤 긴 문장을 읽고 말하고 이해할 수 있을지 잘 모르겠다. 다만, 3개월 동안 입문과정에 참여하며 더듬더듬 몇 가지는 알게 되었듯이 6개월 동안 공부하다 보면 조금 더 외국어(중국어)가 익숙해지리라 믿는다.


나이는 먹어도 외국어는 해보고 싶다. 그러니 시작한 중국어를 그냥 더 하려고 한다. 오늘 이 글을 쓰면서 키보드로 중국어 입력하는 방법도 알게 돼서 좋다. 해보지 않으면 뭔지 모른다. 이렇게도 해보고 저렇게도 해보는 과정 자체만으로 충분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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