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주간의 수업 마무리!
8주차 수업은 이상할 정도로 시간이 빨리 흐른다.
계획을 세우고, 글을 쓰고, 장면을 만들고,
촬영하고, 편집하던 긴 과정이 오늘 하나의 결과로 모이기 때문이다.
지난주에 편집을 끝내지 못한 팀이 많아 1교시는 편집 마무리로 시작됐다.
태블릿을 켜고 이어서 작업하는 조도 있고, 새 장면을 다시 붙여 보며
마지막까지 영화를 다듬는 조도 있었다.
편집을 하지 않는 조원들은 영화 포스터 제작을 맡았다.
포스터는 매년 아이들의 개성이 가장 뚜렷하게 드러나는 작업이기도 하다.
어떤 친구는 주인공 얼굴을 크게 그려 넣고,
어떤 친구는 영화 분위기를 색감으로 표현하고, 또 어떤 조는 팀원 모두를 캐릭터로 그려 넣기도 한다.
하지만 포스터에는 꼭 들어가야 하는 기본 요소가 있다.
영화 제목
조원 이름
영화 한 줄 소개 (로그라인 기반)
아이들에게 이 세 가지를 안내하고, 포스터를 완성하는 동안 교실 곳곳을 돌아다녔다.
테블릿 위에 그려지는 색과 글씨가 그동안 아이들이 만든 이야기와 촬영 과정의 흔적처럼 느껴졌다.
다.
영화 제목
조원 이름
영화 한 줄 소개 (로그라인 기반)
아이들에게 이 세 가지를 안내하고, 포스터를 완성하는 동안 교실 곳곳을 돌아다녔다.
테블릿 위에 그려지는 색과 글씨가 그동안 아이들이 만든 이야기와 촬영 과정의 흔적처럼 느껴졌다.
2교시에는 드디어 완성된 영화 상영회를 열었다.
교실 불을 끄고 스크린을 켜자 아이들의 표정이 긴장과 기대 사이에 있었다.
첫 번째 작품이 재생되자 아이들은 자기 팀도 아닌데 배꼽을 잡고 웃었다.
잘 만든 장면은 모두가 박수를 쳤고, 엉성한 장면은 스스로 얼굴을 가리며 민망해했다.
가끔 앞 순서에 나온 작품이 너무 완성도가 높으면
뒤에 발표할 팀이 “아… 우리 거 보여주기 싫어요”라고 말하기도 한다.
그럴 때마다 나는 말했다.
영화는 완성도보다 과정이 더 중요해요.
우리도 여기까지 오기 위해 8주 동안 정말 열심히 했어요.
상영이 끝나자 고요한 여운이 잠시 흘렀다.
그리고 곧 이어 감상 활동지를 작성했다.
아이들은 각 조의 영화를 보고 좋았던 점, 아쉬웠던 점, 느낀 점을 적었다.
가장 많이 나온 의견은 “개연성이 부족했다”, “너무 짧았다”였다.
처음 만든 영화에서는 자주 나오는 실수다.
이야기 분량을 조절해본 경험이 없기 때문이다.
자기 조의 영상을 보며 아쉬움을 적는 칸에는 이런 문장들이 많았다.
“기획을 더 꼼꼼하게 할 걸 그랬어요.”
“대사를 미리 연습했으면 좋았을 것 같아요.”
“친구들과 의견이 안 맞아서 힘들었어요.”
“그래도 같이 하면서 더 친해졌어요.”
특히 조장 역할을 맡았던 친구들은 “팀원들을 집중시키는 게 가장 어려웠다”고 적었다.
그 말에는 작은 한숨과 함께, 교사를 향한 공감이 묻어 있었다.
아이들이 만든 영화는 분명 미숙하다.
카메라는 흔들리고, 컷은 뚝뚝 끊기고, 배우는 대사를 틀리고, 개연성은 많이 부족하다.
하지만 그 모든 단점 위에 아이들이 8주 동안 함께 견딘 시간과 과정이 있다.
여러 명이 함께 만든다는 것, 누군가는 양보해야 하고 누군가는 들어야 하고 누군가는 의견을 내야 한다는 것.
촬영 때 서로 의견이 달라서 속상했던 순간.
편집에서 파일이 날아가 울먹이던 순간,
포스터를 그리며 서로를 칭찬했던 순간이
모두 이 상영회 속에 녹아 있었다.
영화는 결국 협업의 예술이고,
아이들은 이 8주 동안 협업의 어려움과 즐거움을
몸으로 배우고 있었다.
그래서 마지막으로 나는 아이들에게 말했다.
“영화를 완성한 것도 대단하지만,
여럿이 함께 만든 걸 끝까지 완주했다는 점이 선생님은 가장 자랑스러워요.”
아이들은 환하게 웃었다.
화면 속 투박한 영화보다,그 웃음이 오늘의 진짜 엔딩크레딧처럼 느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