죽을 고비를 넘기고 난 다시 사랑하는 가족 곁으로 왔다.
나를 잃어버리는 큰 충격이 엄마는 새로운 결심의 과정이었지 싶다.
'치즈'를 주인공으로 글을 쓰시는 모습은 예전의 모습은 아니었다. 어려움과 고난을 겪으며 자신이 크게 성장하고 있는 듯 뭐 그런 계기가 되었던 듯했다.
오히려 난 이 고난에 크게 마음이 다치거나, 몸이 불편해지거나 뭐 그런 것은 없었다. 별생각이 없었다는 게 맞을 수도 있다.
하지만,
엄마가 나를 포기하지 않고 끝까지 찾아주지 않았다면 난 어떻게 되었을까?
상처는 낫지 않고 점점 썩어 들어갔을 테고 뛰쳐나와 자동차에 치었을 수도 있었을 테고 동네 터줏대감 같은 고양이들에게 쫓겨 다니다 쓸쓸히 죽어 갔을 수도 있었을 터이다.
포기하지 않고 나를 찾아준 가족에게 너무 감사하다고 말을 전하고 싶지만 말이 안 나온다.
상처는 수술을 잘해 지금은 꾸덕꾸덕 말라가고 있다.
집에서 난 마지막 동물이고 몇 년 전 또랑이는 엄마품에서 고이 잠들었다.
우리 또랑이는 용감했고 집 주변을 늘 용감하게 잘 다녔는데 어느 날 집에 와서 밖에도 안 나가고 시름시름 앓았다.
힘도 없이 구석진 곳에 누워 있었고 밖으로 나오질 않았다.
어디가 아픈지 알 수 없는 사이 점점 더 일어나질 못했다. 병원에선 뭔 약을 먹었나? 했지만 알 수가 없었고, 며칠 앓다가 엄마 무릎으로 기어와 안기더니 사르르 눈을 감았다.
그렇게 또랑이도 하늘나라로 가버렸다. 그게 5년 전이었다. 크림이 오빠 옆에 묻어줬다.
이번에 엄마는 나를 또 그렇게 잃을까 봐 걱정을 많이 하지 않았나 싶다.
애써 몇 날을 찾으러 왔으니, 얼마나 고마운지...
그래도 아빠가 늘 맛난 걸 줘서 아빠에게 정이 더 간다. ㅜㅜ
배은망덕이다. ㅎㅎ
엄마는 나를 찾고 난 뒤 치즈 이외는 그 어떤 동물도 이제 안 키우겠다고 다짐을 하셨다. 키울 땐 좋은데 보낼 때 가슴이 너무 아프다고...
나는 건축 자재 더미 속에서 태어나 운 좋게 한 가족을 만나 일생을 편히 살고 있지만 세상 많은 길고양이들과 길을 잃고 헤매는 각종 유기견들을 볼 때 책임감 없이 키우는 사람들을 경멸하게 됐다.
데려올 때 마음처럼 끝까지 돌봐줘야 하는데 힘들다고 놓아버리면 우리들은 어떻게 하겠는가?
한 생명으로써 사람과 어우러져 잘 살기를 희망할 뿐이다.
나는 '치즈'라는 고양이이다.
ㅡ 끝
그동안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