머릿속에 통제되지 않는 생각들이 흘러넘칠 때면 종종 시원한 바람을 맞으며 달리곤 한다.
그럴 때면 꼭 증기기관차가 된 기분이다.
잡념을 연료 삼아 달리다 보면 연료를 모두 소모해 관성으로만 나아가는,
텅 빈 머릿속이 공명하는 듯하다.
나는 이 상태를 좋아한다.
어떠한 명령도, 추론도, 회상도, 걱정도 없는 채로 그저 뜀박질만을 위해 몸을 움직일 뿐인,
발 딛는 소리와 거친 숨소리만이 인식되는 나를 비워내는 그 시간들이 좋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