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 언니는 노력하고 있지 않아요!
(네가 뭘 알아...)
주변의 솔로들이 다들 탈출해서 연애나 결혼을 준비할 때 나는 그러지 못했기에 움추러들어있었다. 친한 동생 현서가 새로운 사람을 만난 지 4개월 만에 결혼 준비를 하고 있다는 이야기를 들었을 때 나는 어떤 사람인지, 어떻게 만났는지 전혀 궁금하지 않았다. 그저 내가 실패한걸 쉽게 해내는 현서가 부러울 뿐.
"현서야.... 너무 부럽다.. 나는 언제 만날 수 있어? 이제 더 이상 남자 만날 데도 없어"
"언니... 남편은 내가 선택할 수 있는 유일한 가족이잖아요. 언니가 여태까지 학교에서 밤새워 공부하고 회사에서 야근 특근 하는 것보다 더 열심히 만나야 해야 해요"
"야.. 나도 알아 나 진짜 많이 노력해 주변에 얘기도 많이 하고 회사에서 사외 교육 있으면 무조건 나가서 말 걸고 회사 동호회도 여러 군데 가입했어"
"언니 그건 노력이 아니에요"
도대체 뭐가 노력이란 걸까? 나는 정말 최선을 다한 것 같은데 얘는 나보고 노오력이 부족하단다... 뭐.. 길거리 헌팅이라도 해야 하는 걸까?... 내가 노력하고 있지 않다고? 하루 12시간씩 공부했는데 공부 안 한다고 혼나는 고3수험생이 된 것 같았다. 아니, 재수생인가?
"현서야 그럼 나 뭘 해야 해?"
"언니 결정사 가입해요! 내 친구 가입했는데 거기서 만나서 결혼한대요"
"그거 몇백 들어! 그리고 우리 집 가난해서 나 등급 정말 낮을걸.."
우리 집은 조그만 분식집을 하고 있는데 장사가 안 돼서 아빠는 건설현장에 일용직으로 나가고 있을 때였다. 부모님을 사랑하고 존경하지만, 나는 부모님의 경제적, 사회적 위치를 잘 알고 있었다. 그에 반해 현서는 부모님과 반포의 아파트에 살고 있었다. 현서 친구들도 다 반포 사니까 결정사 가입해서 비슷한 사람 만나는 거겠지. 양쪽 부모님이 도와주시니까 바로 결혼준비 시작하는 거 아닌가? 라며 나는 알지도 못하는 사람의 상황을 내 상상 속에서 단정 짓고 있다. 나는 그 당시 그렇게 열등감에 똘똘 뭉쳐있었다.
"언니 아니에요! 좀 싼데도 있어요 제가 친구한테 물어봐서 알려줄게요!"
"현서야 알았어 나 한번 노오력 해볼게"
하루뒤에 결정사 링크가 왔고, 나는 현서말대로 노오력을 해보기로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