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런치 작가가 되다.

유희의 사소하고 느린 하루 기록.

by 조유희

브런치 작가가 되다.


브런치 작가로 첫 발을 내딛기 전, 나는 오래도록 타인의 글을 탐색하기만 하며 글 쓰는 것을 망설였다.

세계관이 정립되기 전에는 스스로의 글을 선보이기 어렵다는 생각이 들었고, 단지 서랍 속에 조금씩 써 내려간 글들을 보관해두기만 하며 그렇게 시간이 흘렀다. 그저 '마음에 드는 글이 나올 때까지 계속 써보자'는 생각이었다.


처음에는 일상적인 일기를 시작으로, 사회 구조에 대한 비판, 시시각각 올라오는 감정들, 그리고 내 세계관에 대한 글들을 조금씩 적기 시작했다. 모호함 속에서 감이 잡히기 시작했을 때, 나는 아직 완벽하지 않아도 브런치 작가에 도전하기로 굳게 마음먹었다.


물론 완벽하게 마음에 쏙 드는 글은 아니었지만, '이 정도면 괜찮다'는 생각이 들었다. 신청 후 하루 만에 연락이 오진 않았고, 기다림이 삼일째 되던 날, 나는 브런치 작가가 되었다는 축하 메시지를 받았다. 한 번의 신청으로 작가가 된 사실이 믿기지 않으면서도, 내 글을 알아봐 준 브런치에 감사함을 느꼈다.



유희의 세계관


내 글이 특별히 논리 정연하거나 탁월한 것은 아닐지도 모른다. 그러나 내 세계관만큼은 분명히 독특하다. 단순한 일상 기록도, 일반적인 시도 아니다. 시간을 초월한 영원한 소녀와 영혼, 그리고 아름다움(美)을 중심에 둔 하나의 세계다. 독자가 잠시 머물 수 있는 여백을 남기고, 감정을 천천히 느낄 수 있는 공간을 섬세하게 담아두었다. 감성적이고 시적인 분위기가 바탕을 이루지만, 그 안에는 설명되지 않는 어떤 이끌림이 흐른다. 말로 다 정의되지 않는 결이 독자를 조용히 끌어당긴다.


여기에 영성, 심리, 철학, 사회 구조 비판, 일상, 언어, 예술, 시, 그리고 내면의 '남성성 자아'와의 고차원적 유토피아적 로맨스라는 독특한 소재—차츰 조금씩 공개될 예정이다—까지 더해, 내 세계관을 서서히 구축해 나갔다.


내 프로필 사진 속 인물은, 바로 1980년대를 휩쓸었던 일본의 인기 아이돌 키쿠치 모모코(菊池 桃子)다. '이상적인 나이자 동경하는 나'를 투영한 모습이기도 하다. 사실 나도 체구가 작고 여린 면이 있어 소녀 같은 구석이 있고, 감성 또한 여리고 섬세하다. 나는 귀여움과 부드러움, 파스텔톤 색상, 자연스러운 매력을 사랑한다.


21세기로 들어서면서 사람들은 화려하게 치장하고, 빠르고 많은 것을 소비하며 살아간다. 하지만 즉각적 자극과 보여주기식 화려함은 분명 오래가지 못하기 마련이다. 경쟁과 소비 속에서 우리의 마음은 깊은 공허와 피로함이 쌓인다. 반면 20세기 아이돌 모모코는 화장을 진하게 하지 않았다. 입술, 피부, 눈 모두 자연스럽다.

꾸밈없이 순수한 소녀의 모습을 보여준다. 나는 바로 그 자연스러움에서 사랑스러움을 느낀다.


왠지 모르게, 우리가 과거 사랑했던 첫사랑의 아련한 감정이 떠오른다. 판단과 계산 없이 웃고 떠들며 즐기던 어린 시절, 실수해도 괜찮았던 시도와 도전의 순간들. 처음 느꼈던 설렘, 두근거림, 새로움...

그 떨림이 좋다. 어쩌면 우리가 첫사랑을 잊지 못하는 이유는,

꾸밈없고 자연스러우며 완벽하지 않아도 되는 그 상태를 그리워하기 때문일지도 모른다.


그리고 나는 깨닫는다. 소녀라는 존재는 단순히 나이와 체형의 문제가 아니다. 그것은 마음의 상태, 존재의 파동, 세상을 향한 호기심과 설렘의 유무라는 것을. 작고 여린 몸짓 속에서 세상을 바라보는 순수한 시선, 숨결 속에서 느껴지는 경이로움, 순간순간 변하는 감정의 흐름—그 모든 것이 소녀다.

나는 그 소녀의 마음을 사랑하고, 그 마음이 사랑하는 소년을 사랑한다.



사소한 존재론


이 글과 시들을 비롯한 브런치 기록들은 결국 나, 유희라는 존재가 흘러가는 흐름을 붙잡아둔 작은 흔적이다.

완전하지 않아도, 결함이 있어도, 실수와 부끄러움 속에서조차 나는 나 자신을 관찰하고 즐긴다.


그것이 바로 '유희'이며, '사소한 존재론.'이 담고 싶은 모든 순간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