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에게 쓰는 편지
오랫동안 생각했어.
나는 왜 글을 쓰는가?
누군가에게 보여주기 위해서인가.
인정받기 위해서인가.
많은 사람이 읽어주길 바라서인가.
그런데 어느 순간 알았어.
그 이유로 쓰면 반응이 없을 때 글이 흔들린다는 것을.
조회수가 적으면 내가 작아지는 것 같고,
댓글이 없으면 글이 틀린 것 같아진다는 것을.
그건 글이 아니라 불안을 쓰는 거였어.
글은 나를 위한 것이어야 했어.
내가 한 번 더 느끼기 위한 것.
내 안에 있는 것을 언어로 꺼내는 순간, 그것이 더 선명해져.
흐릿하게 감각으로만 있던 것이 문장이 되는 순간 실체를 갖게 돼.
그러니 쓰는 행위 자체가 이미 성공이야.
올리는 순간 해낸 거야.
누가 보든 안 보든, 그건 그 다음의 일이야.
이 사회는 결과를 요구해.
조회수, 팔로워, 반응.
숫자로 증명되지 않으면 의미 없다고 말하지.
나는 외부에 신경 쓰며 글을 쓰지 않기로 했어.
내가 쓴 글을 읽고 내가 먼저 좋으면 그것으로 만족해.
내 의식이 조금 더 선명해지면,
글을 쓰다가 미처 몰랐던 것을 알게 되면
그것만으로도 이미 목적은 달성된 거야.
누군가 봐줄 수도 있고, 안 봐줄 수도 있어.
닿을 수도 있고, 닿지 않을 수도 있어.
그런데 아이러니하게도
가장 진하게 자기 자신을 위해 쓴 글이,
가장 많은 사람에게 닿더라.
꾸밈없이 자기 안에서 꺼낸 것들이,
읽는 사람의 안에 있던 것도 같이 꺼내거든.
그러니 결과에 집착하지 않고, 묵묵히 쓰도록 할게.
나를 위해. 한 번 더 느끼기 위해.
내 의식이 한 층 더 깊어지기 위해.
그것으로 충분하니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