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커피콩이 죽었다

사람들이 잘 모르는 커피콩 이야기

by 마님의 남편


“커피에 대해서 제대로 알고 마시는 사람은 몇이나 될까?”


내 생각엔 관련 직업 종사자나 커피 찐 팬들을 제외하곤 그리 많지 않을 것 같다.


커피가 일상 식품이 된 지 매우 오래된 것 같이 느껴지지만, 보통 사람들에게 커피는 그저 마셔 보고 맛있으니까 계속 마시고 있는 기호 식품일 뿐이다.


커피를 좋아하는 사람들은 커피에 대해 원산지나 품종, 풍미, 맛있게 드립 하는 방법 등 커피에 대한 전반적인 정보를 알고 자신의 취향대로 구매하여 마신다.


물론 평소 커피를 즐기지만 시중 커피전문점이나 카페를 이용하는 사람들이라면 그곳에서 파는 커피를 주는 데로 마시게 된다. 이때 소비자는 커피에 대한 선택지가 거의 없는 커피를 마시게 된다.


나도 평소에 커피를 즐기는 사람에 속한다. 그러나 커피 사업을 준비하다 보니 이전의 삶보다 더 커피에 대해 보다 많은 공부와 생각하는 시간이 늘어 갔다.


사실, 사람들이 맛있게 마시는 커피는 누군가의 엄청난 고통의 감수와 희생으로 만들어진다. 이 말은 커피 농사를 짓는 농부들의 수고에 대한 것을 의미하는 것이 아니다. 내가 언급하는 그 누군가는 바로 '커피콩'이다.


맛있는 빈식스커피도 커피콩들의 값진 희생으로 만들어진다.



그들이 맛있는 커피가 되려면 약 180도에서 220도 정도의 뜨거운 불 위에 있는 로스팅 통에서 20여 분간 빙글빙글 돌아야 한다. 그렇게 자신의 몸을 과감히 희생시켜야 한다. 반드시 이런 희생이 있어야만 사람들이 맛있게 즐길 수 있는 커피로 재탄생하는 거다.


“커피콩 같은 희생을 감당할 수 있을까?”


나른한 오후 커피를 마시며, 이런 생각이 들었다. 그러나 ‘아니요’라는 대답이 동시에 나왔다.


뜨거운 사우나에서 고작 5분도 잘 버티지 못하는 내가 200도가 넘는 뜨거운 로스팅 통에서 견딜 수 없는 확률은 100%다.


세상에는 분명 커피콩처럼 자신의 희생에 의해 그 가치가 더 빛나는 경우가 많이 있다. 그러나 많은 사람은 오히려 결과에만 집착하는 경우가 나처럼 비일비재할 것이다. 결과가 좋다고 해서 과거의 희생이 사라지는 것도 아닌데 말이다.


오늘날 사람들이 맛있는 커피를 즐길 수 있도록 셀 수 없이 많은 커피콩들은 자신을 희생시켰다. 오늘만큼은 그들에게 진정한 감사를 표해 본다.






평소 커피를 좋아하는 분들이라면, 댓글로 우리를 위해 희생해 준 커피콩들에게 감사 인사를 해 주시면 좋을 듯합니다. 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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