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실패한 결혼, 이혼

 나는 '실패'라는 단어에 대한 거부감이 다른 이들에 비해 크다. 성공한 삶이 아닌 보통의 삶을 꿈꾸는 나에게 '실패'는 일반적이지 않은 상황을 의미하기 때문이다. 나는 환경과 가치관, 성향으로 인해 성공을 향한 노력이 아닌, 실패를 피하려는 경향이 강했다. 음식 선택부터 대학 입학, 취업까지 항상 안정적인 선택을 했다. 그 결과로 매번 익숙한 맛의 음식을 먹거나, 안정적인 합격권에 의지하여 대학에 진학했고, 안정적인 직장에 취업했다.

 하지만 이제는 상상조차 할 수 없었던 이혼이라는 거대한 실패를 준비하고 있다. 요즘에는 이혼이 일상적인 일이라고 생각하는 사람들도 있지만, 실제로 이를 경험하는 사람들은 괴로움과 어려움을 겪는다. 나 역시도 평생을 함께할 다짐을 하고 앞으로의 행복한 미래를 같이 꿈꿨지만 결국 이혼을 선택하고 힘든 시간을 보내고 있다. 다만 순간적인 감정에 의해 이혼을 선택한 것은 아니다. 신혼초 잦은 다툼으로 서로의 다른점을 힘들어하고 부부상담을 진행하면서 서로가 조금씩 이혼에 대해 생각할 순간들이 있었기 때문에 조금은 마음의 준비를 하고 있었다. 그래도 아직까지 이혼을 완전히 받아들이기에는 시간이 필요하며 무엇보다 행복한 미래를 같이 꿈꿀 수 없다는 사실이 힘들고 무섭다.

 이렇듯 이혼에 대한 내 감정과 상황, 그리고 미래에 대한 두려움까지 브런치 글을 통해 일기 형식으로 기록할 예정이다. 이 글을 통해 누군가 위로를 받길 바라는 큰 소망은 없다. 다만 내 생각을 정리하고, 처음으로 겪는 '실패'를 극복하는 과정에서 힘을 얻기를 바랄 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