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잘하는 것과 못하는 것
나의 장점은 성실함과 꾸준함이에요. 어렸을 때부터 몸에 밴 습관이기도 한데 부모님의 장점이기도 해요. 내가 과거에 대해서 후회가 없는 것도 성실하고 꾸준하게 맡은 일을 책임감 있게 했기 때문이에요.
다른 하나는 상대방의 입장을 잘 헤아리는 것이에요. 불평과 불만이 많았던 나에게 엄마가 항상 처지를 바꿔놓고 생각하라고 말씀 하셨어요. 상대방의 입장도 있으니 내 생각만 하지 말고 상대방도 배려헤아 한다고 말이죠. 하도 자주 들어서인지 일을 할 때나 사람들 관계에서 처지를 바꿔놓고 생각하는 게 습관처럼 되어있어서 남들보다 사람에 대한 이해도가 높은 편이에요. 무슨 이야기를 하고 싶은지 자세히 듣게 돼요.
말을 거창하고 화려하게 하지 않아도 자세히 듣다 보면 하고 싶은 이야기를 알 수 있거든요. 그래서 사람들의 이야기를 대변하듯 말하기도 하죠. 두 가지 잘하는 것이 모두 부모님에게서 물려받은 것이거나 부모님의 영향으로 인해 생긴 장점이네요.
단점은 내가 세워 놓은 기준에 나와 타인을 맞춰놓고 보는 경향이 있어요. 기준에 미치지 못하면 나를 닦달하게 되고 타인에게도 불만이 많아져요. 불만이 많으면 성과나 결과를 수용하지 못해서 만족과 행복감을 잘 느끼지 못해요.
다른 하나는 나의 욕구나 감정을 잘 표현하지 하지 못해요. 부모님이 자라면서 아들, 딸의 차별은 하지 않아서 여성에 대한 문제의식은 별로 없었던 것 같아요. 여고를 졸업하고 대학에 입학하고 노동운동을 하면서 남성들과의 경쟁이나 활동에서 사회적인 기준, 문화나 제도가 여성이 불리하고 차별받는다고 느끼기 시작했어요.
그래서 더 잘하려고 남자들하고 똑같이 하고 책임의식도 더 높게 더 잘해야 한다는 생각도 있었고, 자신의 개인적인 욕구나 감정, 정서적인 표현은 억제해야한다고 생각하며 살아왔어요.
자신의 요구를 내세우는 것은 이기적인 모습이고, 감정적이고 정서적인 것을 드러내거나 표현하는, 여성적인 것들은 하지 않아야 한다고 생각하며 살았던 것 같아요. 남성과 여성을 1차원적으로 봤던 거겠죠.
몇 년 전에 친구들이랑 원석 상담 예약을 하고 간 적이 있어요. 사람이 너무 많아져서 예약시간보다 미뤄지고 예약 안 하고 나보다 더 늦게 온 사람이 먼저 하고 순서가 뒤죽박죽되어 있었어요. 눈치 보다가 예약을 했다고 말하지 못하고 한참 뒤에 상담을 받게 되었는데 상담사가 예약했다고 왜 말을 못 하느냐고 말씀하시더라고요.
예약했으면 했다고 하고, 자신의 요구를 당당하게 말하라고요. 그때부터 나를 다시 보게 되었어요. 나는 I인데 E처럼 행동하고, 스스럼없이 솔직하고 당당하게 살아오고 행동했어요. 그런데 정작 나의 요구를 하는 것은 잘 하지 못하고 쭈뼛거리고 눈치 보는 나를 보게 되었어요.
내가 개인적인 것은 정서적인 요구나 내 감정에 대해서는 잘 표현하지 않기도 하고, 못 하기도 하며 살아온 것을 알게 되었어요. 서로 떨어져 다른 것 같지만 결국 내가 사회적 시선이든 나의 개인적인 욕구이든 모두 나이기 때문에 어느 쪽이든 억압하거나 누르지 말고 있는 그대로의 나를 수용해주면서 계속 당당하고 솔직하게 살아가고 싶어요.
자신의 장단점을 생각하면 나도 마찬가지이지만, 많은 사람이 단점부터 생각하게 돼요. 단점은 작은 것도 잘 찾아내면서 장점은 엄청나게 큰 것만 생각하게 되죠. 이제부터 자신의 장단점 중에 작은 장점부터 먼저 찾아보세요. 장점이 커지고 단점은 작아 보일 거예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