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삶에서 가장 멋진 여행
나에게 잊을 수 없는 여행은 처음이자 마지막이었던 나 홀로 떠난 순천여행이었어요. 사람들과 어울리며 다니는 여행을 좋아하기도 했고 혼자 여행은 한 번도 생각해보지 않았어요.
약 10년 전인 것 같네요. 그때 혼자 무작정 열차를 타고 순천으로 향했어요. 항상 사람들과 함께 의논하고 결정했는데 그때는 내가 누구의 조언이나 의논을 하고 싶지 않았을 때였거든요. 나 혼자 생각하고 선택하기 위해 결심한 나 혼자만의 시간을 갖기 위한 여행이었어요.
좋은 기억보다는 두려움, 어색함, 쑥스러움, 긴장감 같은 부정적이고 불편했던 감정들이 생각나네요. 식사할 때도 산책을 할 때도 걷고 돌아다닐 때도 누가 나를 쳐다보는 것도 아니고 아는 사람도 없는 곳인데 엄청 불편하고 눈치도 많이 봤었어요.
그렇게 떠난 나 홀로 여행 이후에 정말 혼자 결정을 했어요. 그 이후에는 나 혼자 고민해서 결정하고 선택하는 일이 많아졌어요. 여행은 설레고 즐겁고 행복하고 기쁜 일인데 나 홀로 여행이 제일 먼저 생각나니 잊을 수 없었던 여행이었나 봐요.
두 번째로 떠오르는 것은 5박 6일의 블라디보스토크 여행이네요. 조금은 생소한 조합으로 다녀온 여행이었는데 친구가 거의 모든 일정과 준비를 도맡아 주었어요. 갑작스러운 제안과 충동적으로 결정한 여행이었고 처음으로 시도했던 해외 자유여행이자 내가 준비하지 않아 부담이 없었던 유일한 여행이었어요.
블라디보스토크는 한국 관광객이 너무 많아 조금 실망했지만, 블라디보스토크의 박물관에는 발해의 역사와 유물들이 우리나라보다 더 많은 것 같았어요. 신기하기도 하고 안타깝기도 했어요. 꿈에 그리던 시베리아 열차를 타 보았어요.
블라디보스토크에서 하바롭스크까지 12시간도 넘는 기차여행에 무척이나 신기하고 생소한 여행이었지요. 밤새 달리는 시베리아 열차가 생각보다는 그렇게 낭만적이지는 않았지만 열차 밖으로 보이는 일출, 너를 들판과 안개, 침대열차의 생소함, 낯선 풍경, 호수와 들판, 한국과 다른 나무와 풀들, 낮과 밤과 아침의 신기한 경험이었죠.
하바롭스크의 바다의 모습을 닮은 아무르강변은 아름다웠고 길거리의 모습도 다른 나라에서는 보기 힘든 광경이었어요. 잊을 수 없는 여행이었어요.
그리고 2023년 미국에 갔을 때 여행한 그랜드캐니언이에요. 땅이 넓은 미국은 산도, 들도, 바다도, 호수도, 도시도, 폭포도, 하늘도 바위도 계곡도 엄청나게 크죠. 자연에 압도당하는 느낌이에요. 그랜드캐니언의 아주 조그만 계곡 한 곳을 보았을 뿐인데도 장대한 풍경에 어쩔 줄 몰라 했었어요.
그렇게 큰 땅은 내가 하늘을 보며 가졌던 황홀하고, 끝없고, 무한한 느낌과도 같았어요. 하늘과 땅은 역시 둘 다 위대한 것 같아요. 그리스 신화의 하늘과 땅의 신, 명리학에서 말하는 천 간, 지지는 우주의 모든 것을 말하기도 하지만 항상 그 속에서 인간의 방향과 삶이 있어요. 그래서 하늘과 땅과 인간은 하나이기도 하고 하늘과 땅을 품고 있는 것이 사람인 것 같기도 해요.
하늘과 땅을 믿듯이 나도 믿어줘야 할 것 같은 뜬금없는 생각이 나기도 하네요. 그렇게 내 안에 있는 우주, 하늘과 땅을 찾아가야 할 것만 같은 생각도 드네요. 지금도 광대한 땅과 하늘을 생각하면 가슴이 벅차 오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