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의 통보
엄마는 항상 사진이나 영상과 함께 뜬금없이
특수문자 없는 톡을 보낸다
“쑥떡 가져갈게”
(떡집에서 쑥떡 만드는 영상과 함께…)
“무슨 쑥떡? 우리가 무슨 쑥떡을 먹는다고
절대로 가져오지 마 아깝게 썩히다 버린다니까”
매번 이런 식이였다
엄마는 나의 의견은 물어보지 않는다
‘쑥떡 가져갈까? 먹어볼래?’ 도 아닌
가져갈게!
항상 일방적인 통보
쑥떡은 죄가 없다.
예전엔 이런 일방적인 통보 방식이 너무너무 싫었다
그래서 싸운 적이 한두 번도 아닌데 엄마는 늘 일방적이다
이제는 거의 반포기 상태다
오늘도 어김없이 통보를 해오는 엄마를 보며
아… 이젠 진짜로 포기해야 하는 거구나 싶다
언젠가부터 엄마의 뜬금없는 톡이 반갑지 않았다
알고는 있다 엄마는 늘 내 생각이지
자식 생각뿐이지
손녀들 생각이지
알고는 있지만 소통의 문제인 거 같았다
엄마는 다 널 위해서 그런 거지! 라며 반문하지만
그런 식의 일방적인 소통은 날 더 답답하게 하고 힘들게만 할 뿐이었다
아마도 엄마는 다른 부모들처럼 40이 넘은 나를 아직도
책가방을 매고 다니는 아이로만 보는 게 아닐까
이런 생각을 하면 한편으로는 안타깝기도 하면서도
나는 내 아이 들을 내 자식이라고 보지 않고
한 인간으로서 바라봐야겠다는 생각을 한다
부모로서 아이들을 소유물로 생각하지 않고
아이가 스스로 주체적이고 독립적으로 살아갈 수 있도록
도와주는 것
그러면서 나 자신을 돌아보게 된다
나는 오늘 아이에게 주체적인 삶을 살 수 있게
도와주었는가?
혹시 나도 아이들을 소유물로 바라보고 있진 않았는가
동시에 나는 내 삶을 잘 살아가고 있는 걸까
엄마도 엄마의 삶을 주체적으로 살아갔으면 좋겠다는 생각
이제는 자식걱정 손녀걱정 그만하고 엄마의 삶을 즐기며
살아갔으면 하는 생각
엄마의 낙이 자식이 아니라 엄마 자신이었으면 좋겠는 마음
엄마의 톡 하나로 엄마를 바라보고 나를 돌아보고 내 아이들을 마주쳐본다
엄마는 그래서 오늘 쑥을 뜯으며 즐거웠을까?
딸내미 생각에 가져갈게!라고 통보했지만 쌀쌀맞은 딸의 답변에 또 심난해지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에 마음이 쓰여
“힘들게 뭐 하러 뜯으러 갔어”
라며 툭 하니 건네는 마음
그러면 엄마는 또 신이 나서는
“아휴 힘들어 죽겠어 쑥 뜯는 게 왜 이렇게 힘드니”
그러면 난
“그러게 마트 가서 사면되지 뭘 힘들게 뜯고 앉았어~!!
적당히 뜯어야지 엄마는 도대체가 적당히가 없어
그러다 또 아프면 어떡하려고 “
라며 한 소리를 한다
그러면 엄마는 또
“그러게 한번 시작하면 멈출 수가 없어 “
라며 힘들다 힘들다 앓는 소리를 한다
에휴… 매번 똑같은 엄마를 이제는 있는 그대로
바라볼 수밖에 없겠지만
싫은 건 어쩔 수가 없다
“엄마 쑥떡은 가져오지 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