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나님은 변방에서 일하신다

성경 속 소외된 이들이 바꾼 기독교 역사

by 후추
사도행전 9장, 새번역

36 그런데 욥바에 다비다라는 여제자가 있었다. 그 이름은 그리스 말로 번역하면 도르가인데, 이 여자는 착한 일과 구제사업을 많이 하는 사람이었다.
37 그 무렵에 이 여자가 병이 들어서 죽었다. 그래서 사람들이 그의 [시신을] 씻겨서 다락방에 두었다.
38 룻다는 욥바에서 가까운 곳이다. 제자들이 베드로가 룻다에 있다는 말을 듣고, 두 사람을 그에게로 보내서, 지체하지 말고 와 달라고 간청하였다.
39 그래서 베드로는 일어나서, 심부름꾼과 함께 갔다. 베드로가 그 곳에 이르니, 사람들이 그를 다락방으로 데리고 올라갔다. 과부들이 모두 베드로 곁에 서서 울며, 도르가가 그들과 함께 지낼 때에 만들어 둔 속옷과 겉옷을 다 내보여 주었다.
40 베드로는 모든 사람을 바깥으로 내보내고 나서, 무릎을 꿇고 기도를 하였다. 그리고 시신 쪽으로 몸을 돌려서, "다비다여, 일어나시오!" 하고 말하였다. 그 여자는 눈을 떠서, 베드로를 보고, 일어나서 앉았다.
41 베드로가 손을 내밀어서, 그 여자를 일으켜 세웠다. 그리고 성도들과 과부들을 불러서, 그 여자가 살아 있음을 보여 주었다.
42 그 일이 온 욥바에 알려지니, 많은 사람이 주님을 믿게 되었다.
43 그리고 베드로는 여러 날 동안 욥바에서 시몬이라는 무두장이의 집에서 묵었다.


욥바는 지중해를 끼고 있는 이스라엘의 항구 도시로, 하나님 나라 복음이 예루살렘에서 이방 지역으로 확장되는 과정에서 전환점이 된 곳입니다. 사도행전에서 하나님 나라는 예루살렘 중심지에서 시작하여 점차 외곽으로, 유대인에게서 이방인에게로 확산됩니다. 바로 이 욥바에서 사회의 중심부가 아닌 주변부에 있던 사람들인 도르가, 과부들, 시몬과 같은 이들을 통해 하나님 나라가 확산되는 모습을 볼 수 있습니다. 욥바는 복음이 사회적 경계를 넘어 소외된 이들에게까지 확장되는 하나님 나라의 포용성을 상징하는 장소입니다.

Tabitha.jpeg St. tabitha by Theresa Zoe Williams

욥바에는 아람식 이름으로는 다비다, 그리스식 이름으로 도르가로 불리는 여제자가 있었습니다. 생전에 그녀는 선행과 구제 사업을 많이 했고, 과부들을 위해 속옷과 겉옷을 만들어 준 따뜻한 마음씨를 가진 사람이었습니다. 도르가는 앞서 다른 책에서 언급된 적이 있던 유명한 제자는 아니었지만, 하나님의 영광을 위해 자신의 일을 묵묵히 수행하는 제자였습니다. 어떤 이는 베드로처럼, 또 다른 이는 바울처럼 엄청난 일들을 수행하지만, 복음은 이런 주변부에 있는 이들을 통해서도 강력하게 확산되었습니다.


그러나 교회를 구성하고, 형제자매의 필요를 채우는 교회의 본질적인 사역은 도르가와 같은 이들의 헌신이 없다면 수행 불가할 것입니다. 누가는 도르가와 같이 자신의 일을 성실하게 수행하면서 성도들을 충실하게 섬기는 이들을 주목합니다. 초기 교회가 확산될 수 있었던 까닭은 권력과 명성을 가진 자들이 아니라, 도르가와 같이 소외된 사람들을 섬기며 교회를 위해 헌신했던 이들의 공로였습니다. 또한 당시 사회에서 과부들은 가장 취약한 그룹이었지만, 초기 교회에서 중요한 기여를 하는 구성원으로 인정받는 모습을 볼 수 있습니다. 예루살렘 교회에서 일곱 집사가 세워지는 과정과 욥바에서 있었던 목회 사역에 있어서 과부 그룹의 역할은 중요합니다. 이는 복음이 확산되는 과정에서 사회적 소외 계층이 오히려 하나님 나라의 핵심 구성원으로 등장하는 역설을 보여줍니다.


이 사건 뒤에 동물의 가죽, 피혁을 다루는, 유대 사회에서 의례적으로 부정하다고 여겨지던 직업을 가진 시몬의 집에서 복음이 이방인 고넬료에게 확산되는 이야기가 이어집니다. 이는 복음이 사회적, 종교적 경계를 넘어 모든 이에게 열려 있음을 보여줍니다. 거대한 구원 역사 속에서 사회에서 소외받고 보잘것없이 여겨지는 이들을 중요한 사람들로 인식되고 인정받습니다. 유대인에서 이방인으로, 중심에서 변방으로, 사회적 주류에서 소외된 이들에게로 복음이 확장되는 과정에서, 우리는 하나님 나라의 포용성과 평범한 신자들의 중요성을 깨닫게 됩니다.

일요일 연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