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50
나는 구도심의 작은 골목, 40년 된 구옥을 개조한 카페사장이다. 허나 말이 사장이지 내가 나를 고용한 알바생이며, 커피도 내리고, 디저트도 만들고, 청소, 주문상담, 인스타관리 등 온갖 잡무 처리가 끊이지 않는, 장사가 잘되도 바쁘고, 안돼도 바쁜 1인 사업장으로, 내 출산휴가를 내가 주어야 하는 처지이다 보니, 제왕절개 수술 날짜를 잡아놓고 이러다가 그전에 진통이 걸려 자연분만을 하게 될까, 매일 노심초사하다 수술 전주까지 카페영업을 이어갈 수밖에 없었다.
그럼에도 오랜 시간막상 가게문을 닫을라 하니 심란하기만 했다. 숨만 쉬어도 돈이 나가는 세상, 가게를 닫아도 각종 공과금과 대출이자는 꼬박꼬박 빠져나간다. 초고령 출산이라고 봐주지 않는다. 그래도 꿋꿋하게 휴업을 했다.
아이를 출산하고 다시 이전의 컨디션으로 빨리 카페로 복귀하는 것이 내 의지만으로 가능할까 의문이 들만큼, 나도 초고령산모는 처음이었다. 하지만 동시에 초고령산모라서, 초고령산모인 카페사장이라서, 내가 임신이 아니고서야 이 나이에 이렇게까지 타인에게 관심과 애정을 받을 수 있을까 싶을 정도로 나는 많은 관심을 받았다. 세 번째 출산이 되어서야, 처음으로 나는 오직 임신만으로 특별한 존재가 된 듯했다.
구도심의 작은 동네카페에 불과한 이 공간에서 잔뜩 부른 나의 배를 보고, 손님들은 놀라워하고, 축하를 하고, 축복을 전하고, 나의 건강을 걱정하고, 곧 있을 아기의 탄생을 기뻐했다. 그렇게 카페 안은 늘 따스한 기운으로 흘러넘쳤다. 그 덕에 긴긴 겨울 동안, 아프니까 사장이지만, 초고령산모는 너무나 건강했다. 그리고 실제로도 나는 건강하게 순산했고, 초고령산모임이 무색하게 빠르게 회복했다.
그리고 정확히 산후 50일 만에 카페에 복귀했다. 손님들이 다들 몸조리를 더 하셔야 하는 거 아니냐고 물었지만, 나는 괜찮았다.
고용보험에 가입되지 않은, 25년 이후 출산한 1인 여성 소성공인을 위한 각종 지원사업으로, 인천광역시 소상공인 연합회로부터 1인 소상공인 출산급여, 가족여행비, 전기요금, 태아보험 등 많은 혜택을 받았다. 생각지도 못한 출산급여에 호랑이 기운이 솟아났다.
아프니까 사장이라고만 생각했지, 지자체 차원에서 이런 다양한 혜택을 받게 될 줄은 꿈에도 몰랐다. 1인 사업장이지만 결코 혼자가 아니었다.
뭐니 뭐니 해도 금융치료가 최고의 몸조리였다. 그렇게 나는 그 누구보다 몸조리를 잘하고, 다시 소중한 일터로 돌아올 수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