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복이 끝날 걸 알고 있다

행복한 순간일수록 내일이 떠오른다

by HS

행복의 시간 속에서 묘한 초조함이 다가온다.

분명 그 순간을 나는 행복하다고 느낀다.

이대로 시간이 멈추었으면 좋겠다고,

어쩌면 이게 내가 삶을 살아가는 이유가 아닐까 하고


모두가 느껴봤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예를 들면,

일요일 밤에 드는 생각과도 같다.


"내일 출근해야 하는데..."

"아 내일 학교 가야 하네..."

이런 생각들.


분명 그들은 일요일이라는 오아시스 같은 쉼터에 있다.

하지만 이 편안함도 한순간의 달콤함이라고 인지한다면 불안으로 변한다.


정확히 무슨 감정인지도 설명하기 어렵다.

공포? 불안? 초조함?

내 생각엔 이 모든 것이 겹쳐있다고 생각하지만, 정확히는 모른다.


나는 이것이 앞날을 알 수 없음에서 비롯된 불안이라고 자주 생각한다.

내 일기장엔 이 불안함을 느끼는 대로 적을 때가 많다.

화가 나기도 하고, 무서워하기도 하며, 초조해한다.


어떻게 다가올지 모르는 미래에 대한 불안감은 사람을 미치게 만들기엔 충분하다.

매번 자신에게만 쓴소리를 해대는 직장상사를 내일부터 또 상대해야 한다는 불쾌감.

아직 공부할 것들이 한참 남았지만 다가오는 시험날.

비정규직으로 일하고 있다가 하나둘 씩 사직당하는 걸 보며 자신의 차례를 기다리는 노동자.


이러한 불안은 작은 것부터 시작해 끝없이 커진다.


그럼에도 이 속에서 낙관적인 생각으로 삶을 살아가는 사람의 자세는 대단하다.

나에겐 꿈속 잠꼬대로 밖에 보이지 않지만, 그들은 진정으로 그것을 믿고 기대한다.

처음엔 그들을 바보 같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삶을 대하는 태도가, 정신이 다르다는 걸 느꼈다.


"되면 좋은 거고, 안되면 아쉬운 거야." 아직 찾아오지도 않은 일에 불안감을 키워가며 정신을 갉아먹는 것은 좋지 않다.

알고 있음에도 떨린다. 잠을 설치고, 안 좋은 생각만이 머릿속에 그려진다.


내면의 갈등은 나를 지치게 만든다.

아무리 혼자서 끙끙대며 앓아도 알아주는 사람은 없고, 답도 나오질 않는다.


정말 하루를 즐겁게 보낸 날 밤에 나는 생각한다.

"오늘은 재수가 좋았으니, 내일은 뭔가 안 좋을 거 같네."

항상 이런 생각을 가졌다.


그야 불행 후엔 행복이 찾아오고

그 뒤엔 또다시 불행이 시작되니까.


행복의 시간이 길면 길 수록

불행 또한 길게 갈 것이라 예상해 버린다.


열심히 노력했다면 그 후에 찾아오는 무력함을

사랑을 느꼈다면 그 후엔 증오를

즐거움 뒤엔 지루함과 답답함을 느꼈다.


그러던 어느 날

차라리 감정이 없다면 좋겠다고 생각해 버렸다.

행복도, 불행도 그 어떤 것조차 느끼지 못한다면

그게 더 나을 것 같았다.


하지만 그건 불가능하다는 걸 잘 알고 있다.

그래서 나는 일기를 쓸 때마다 질문을 던진다.

"오늘은 어떤 하루였지? 좋은 하루였나?"

"좋으면 좋은 거고, 아니면 아쉬운 거지.."


내일은 또 어떤 하루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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