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매거진 소개글

by 본비 은혜

"여보, 무서워하지 마. 혼자가 아니야. 우리가 뒤에 가고 있어."


2월의 차가운 겨울 속에서 봄날 같은 이별을 맞이했습니다. 사랑받기 위해 태어난 한 남자가 마지막으로 남긴 부탁, 주황색 장미와 신맛 나는 커피 한 잔, 그리고 김동률의 '산책'. 그 소박하고도 찬란했던 마지막 여정을 기록합니다. 슬픔을 넘어 평온으로 향했던 우리 가족의 가장 아름다운 배웅기입니다.


누군가의 마지막을 지킨다는 건, 세상에서 가장 고독하면서도 가장 숭고한 약속을 이행하는 일이었습니다.

그는 떠나기 전, 우리에게 몇 가지 당부를 남겼습니다. 환하게 웃는 사진을 걸어달라고, 화려한 꽃들에 둘러싸여 가고 싶다고, 그리고 자기가 좋아하던 그 노래를 들으며 마지막 산책을 떠나고 싶노라고.

장례식 내내 겨울답지 않게 따스했던 햇살은 그가 천국에 잘 도착했다는 안부 인사였을까요. 8시 45분, 딸에게 허락한 마지막 한 시간의 기적을 뒤로하고 그는 정말로 소풍을 떠나듯 가볍게 눈을 감았습니다.

이 매거진은 그를 보내주었던 며칠간의 기록입니다.
누군가에게는 이별이 끝이 아니라, 남겨진 이들에게 주는 마지막 가르침이자 선물임을 말하고 싶었습니다.

당신의 마지막 산책길, 우리가 함께여서 참 다행이었습니다.